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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신도 영성, 나는 평신도다48: 제언 (8) 평천하(平天下) - 한반도 복음화

124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19-11-26

[평신도 영성, 나는 평신도다] (48) 제언 (8) 평천하(平天下) : 한반도 복음화


당신의 행복과 믿음, 이웃에게 전하고 있나요?

 

 

교회 모든 구성원이 복음화에 관심을 갖고 체계적으로 실천해야 한다. 또한 복음화의 영역은 새터민과 이민자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서울 반포4동본당의 새터민 세례식. 가톨릭평화신문 DB.

 

 

한국 가톨릭교회는 1970년 이래 10년마다 100만 명의 신자가 증가하는 놀라운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총인구 대비 10%가 넘을 정도로 신자 수가 증가한 것은 하느님의 축복이며, 특히 한국 교회의 수호성인이신 성모 마리아의 전구 덕택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신자 수만 늘어나는 것이 선교의 본질은 아닙니다. 그리스도인이 늘어나는 만큼 교회와 사회가 지금보다 더 나은 모습으로 변해야 진정한 선교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몇 가지 방법을 제시해 보고자 합니다.

 

 

새로운 복음화 위한 큰 틀 필요

 

첫째, 복음화에 관심을 갖고 나름대로 실천하고 있는 전국의 평신도, 성직자, 수도자를 모아 추진위원회를 구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각자의 경험이나 지식 등이 모여졌을 때 더 좋은 방법들이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러한 연대를 통해 한국 교회의 새로운 복음화에 불을 지필 수 있는 큰 틀이 세워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둘째, 현장 경험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신학자들도 함께해야 합니다. 현대 사회는 다양한 전문성과 함께 이론적 뒷받침이 함께해야 하므로 전문가들로 구성된 연구ㆍ자문기구를 둘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2005년 새천년복음화연구소를 설립했습니다. 그리고 그리스도사상연구소와 연대를 맺었습니다. 우리 연구소에서는 매년 복음화에 관한 심포지엄과 함께 논문집을 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9권의 논문집을 출간하였습니다.

 

셋째, 10년을 나눠 몇 년 주기로 목표를 추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현재 선교가 안 되는 가장 큰 이유가 의식 부족, 교육 부족이라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몇 년의 계획을 세워 교구·본당별로 추진위원회에서 추천하는 교육을 지속적으로 교육해야 합니다. 교육의 성과, 목표 달성 등을 분석하고 다음 단계의 교육을 통해 그 몇 년 동안 평신도들이 선교사가 될 수 있도록 훈련을 시키는 방법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몇 년 동안 신자들의 복음화 활동을 독려하고 구체적 결과와 변화를 분석한 후 부족한 부분이나 보완해야 할 것들을 추가로 연구, 교육해야 합니다.

 

넷째, 복음화의 영역을 탈북자와 이민자로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들이 신앙인이건 그렇지 않건 그들이 복음의 맛을 느끼고, 그 맛을 이웃에 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현재 관련 활동을 하고 있는 평신도들의 노력을 지원, 격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복음화’라는 분명한 명제를 우리에게 제시했습니다. 공의회는 “복음화만이 우리에게 주어진 근본적인 소명이고 해야 할 절체절명의 과제”라는 사실을 천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이들이 이러한 복음화에 대한 소명의식 없이 적당히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말은 하고 있는데 그 길을 가고 있지 않습니다.

 

 

그리스도교적 삶과 사랑 실현해야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복음화란 어떤 것을 말하는 것일까요? 이 시대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평신도는 평신도다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인다워야 합니다. 모든 평신도는 그리스도교적 삶의 완성과 사랑의 완덕을 실현하도록 불림 받았습니다.(「교회 헌장」 40) 세상을 복음화하려면 무엇보다 끊임없는 회개와 쇄신으로 평신도 스스로 먼저 복음화되어야 합니다.(「현대의 복음선교」 18~19) 그래서 신앙과 사랑의 생활을 통해 그리스도께 대한 산 증거를 널리 전해야 합니다.(「교회 헌장」 12)

 

이 시대는 우리가 가는 길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제시하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길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평신도의 고유한 활동 분야는 세상입니다. 우리는 과연 삶의 현장에서 그리스도인이라는 정체성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나요? 아니면 적당히 타협해서 살아가고 있나요? 화려한 성당 건물이 그리스도를 드러내지 않습니다. 우리 각자의 삶이 그리스도를 드러냅니다.

 

복음화는 이 세상을 내부로부터 변화시켜서 새롭게 하는 것입니다. 세상을 내부로부터 변화시킬 힘은 복음에서 나옵니다. 그렇게 인류는 복음의 말씀으로 끊임없이 새롭게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말씀을 통해서 살아온 공동체, 즉 그리스도교 공동체는 끊임없이 복음을 증거하고 선포해 세상의 환경을 바꾸어 나가야 합니다. 그렇게 될 때, 이 세상은 하느님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사는 이유는 행복입니다. 그 행복을 위해서 예수님이 오셨습니다. 하지만 행복하게 살아서 어쩌자는 겁니까? 지금 행복한 삶을 산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래서 어쩌자는 것입니까? 하느님께서 나에게 행복을 주신 이유는 행복이 무엇인지 깨달으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깨달은 행복을 이웃에게 전해주라는 것입니다.

 

먼저 복음화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행복 바이러스를 전파해야 할 사명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도 행복해질 수 있도록 끊임없이 전해야 합니다. 행복한 삶의 방법이 무엇인지, 그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해 주신 분이 누구인지 세상에 알려야 합니다.

 

[가톨릭평화신문, 2019년 11월 24일, 정치우(안드레아, 새천년복음화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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