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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극ㅣ영화ㅣ예술
신앙과 문화: 1980 - The Unforgettable Day, 2024

117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4-04-25

[신앙과 문화] 1980


The Unforgettable Day, 2024

 

 

“선을 행한 이들은 부활하여 생명을 얻고 악을 저지른 자들은 부활하여 심판을 받을 것이다”(요한 5,29).

 

지난 3월 27일 개봉한 강승용 감독의 「1980」은 1980년 광주를 다룬 또 하나의 영화로 전남 도청 뒷골목 중국집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평생 수타면을 뽑던 영화의 주인공 철수 할아버지는 평생 꿈꾸던 자기 음식점 ‘화평반점’을 개업한다. 가족인 철수 엄마, 삼촌, 철수, 이모뿐만 아니라 셋방살이로 미장원을 하는 영희 엄마와 영희, 동네 사람들이 함께 개업을 축하한다.

 

축하의 기쁨도 잠시 낯선 군인들이 주위를 서성이기 시작하고, 거리에서 시위가 격해지다 총소리를 듣게 되자 가게 문을 닫는다. 도망 다니던 시위대 한 사람이 화평반점 안으로 들어오고, 쫓아온 군인에 의해 삼촌이 끌려가 소식이 끊긴다. 철수 할아버지는 아무리 수소문해도 찾을 수 없는 둘째 아들(삼촌) 때문에 애가 탄다. 삼촌은 만신창이가 되어 풀려나는데 이후 알게 된 것은 영희의 아빠가 직업군인으로 광주에 내려와 있고, 철수의 아빠를 시위 주동자로 의심해 숨어 있는 곳을 알아내기 위해 일부러 삼촌을 잡아가 고문을 했다는 것이 밝혀진다. 화가 난 동네 사람들은 영희 엄마의 미장원에 화풀이를 하고, 영희 가족은 집 밖으로 나오지도 못하다 몰래 도망을 간다. 여기에 삼촌의 예비 신부인 ‘수진’이 결혼 준비를 위해 차를 타고 가다가 총을 맞아 죽는 일이 벌어지고, 삼촌은 총을 들고 시위대에 합류하게 된다. 철수 할아버지는 아들과 시민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는 것임을 깨닫고 도청으로 짜장면을 배달하는데, 그날 밤 군인들의 진압이 시작된다.

 

이 영화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주위에 있던 소시민의 모습을 통해 시대의 아픔을 잘 표현했다. 직접적인 가해자와 피해자는 아니지만,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약자의 편에 섰다가 삶의 터전이 망가지고, 억울한 죽음과 고통을 당한 많은 이들의 모습을 대변한다. 한편 화평반점에 들어온 계엄군이 “여기가 빨갱이 중국집이나”고 묻는 장면은 아직도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북한의 사주를 받은 간첩에 의해 벌어졌다며 선동을 멈추지 않는 어떤 이들의 시각을 반영한다. 하지만 영화 주인공들의 삶을 통해서 드러나는 것은 빨갱이도 간첩도 폭도도 아닌 이웃과 더불어 평화롭게 살아간 평범한 시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것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을 기억하면서 혐오와 종북, 지역주의를 이용해 기득권과 정치권력을 사유화하는 이들이 함부로 역사를 왜곡하지 못하도록 그들의 말과 행동을 경계하고 비판해야 한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평화가 너희와 함께!”라는 인사를 건네신다. 이제는 미래를 향해 통합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갈등을 대화로 풀어가는 진정한 화목과 평화를 지향하는 공동체를 함께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2024년 4월 21일(나해) 부활 제4주일(성소 주일) 광주주보 빛고을 5면, 조용준 니콜라오 신부(성바오로 수도회, 가톨릭영화제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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