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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교회ㅣ기타
교황주일 특집: 가톨릭교회 이끌어온 역대 교황 출신 국가는?

711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4-07-02

[교황주일 특집] 가톨릭교회 이끌어온 역대 교황 출신 국가는?


이탈리아 출신 210명으로 대부분… 비유럽권 출신 1282년 만에  탄생(현 266대 프란치스코 교황)

 

 

교황 주일(6월 30일)은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인 교황이 전 세계 교회를 잘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하느님의 도움을 청하는 날이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1936년 출생한 현 제266대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3월 13일 선출되면서 시리아 출신 제90대 성 그레고리오 3세 교황(재위 731~741년) 이후 1282년 만에 탄생한 비유럽권 출신 교황, 가톨릭교회 역사상 최초의 아메리카 대륙 출신 교황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가톨릭교회를 이끌어 온 역대 교황 266명의 출신 국가별 분포를 알아본다. 

 

 

이탈리아 출신 교황

 

제1대 성 베드로 교황부터 현 제266대 프란치스코 교황까지 266명의 교황 중 교황청이 위치해 있는 이탈리아 출신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러나 ‘출신 국가별’ 분류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다수 존재한다. 오늘날 국가 개념과는 다른 도시 국가 시대가 있었고, 초세기와 중세기, 근현대를 거치며 국가 명칭과 국경이 달라진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주교황청 대한민국 대사관이 제공하는 ‘교황 연대표’, 교회사 전공자인 김영식 신부(루카·서울 행운동본당 주임) 저서 「간추린 가톨릭 교회사」(개정판), ‘List of popes by country’를 포함한 영문자료들을 종합하면 이탈리아 출신 교황은 모두 210명이다. 전체 교황들의 78.95%에 해당하며 교황 10명 중 8명이 이탈리아 출신인 셈이다

 

이탈리아 출신으로 가장 먼저 교황이 된 인물은 성 베드로에 이어 제2대 교황이 된 성 리노다. 성 리노 교황의 재위 기간은 주교황청 대한민국 대사관 ‘교황 연대표’에 따르면 67~76년이다. 현재까지 이탈리아 출신 마지막 교황은 제263대 요한 바오로 1세 교황으로 1978년 8월 26일부터 9월 28일까지 34일 동안만 재위했다. 짧은 재위 기간에도 따뜻한 성품과 겸손한 모습으로 신자들 사이에서 '미소의 교황'이라 기억되고 있다.

 

한국 가톨릭교회 역사와 밀접한 관련을 맺은 제261대 성 요한 23세 교황(재위 1958~1963년), 제262대 성 바오로 6세 교황(재위 1963~1978년)도 이탈리아 출신이다.

 

 

프랑스, 그리스, 독일, 시리아 출신 교황

 

이탈리아에 이어 가장 많은 교황을 배출한 국가는 프랑스로 모두 16명의 교황이 프랑스에서 탄생했다. 프랑스 다음으로는 그리스 출신이 12명이며, 시리아와 독일 출신 교황이 각각 6명이다. 그리스 출신 교황 중 제5대 성 에바리스토 교황(재위 97~105년)은 그리스계 유다인으로 베들레헴에서 출생했다는 기록이 있고, 제73대 테오도로 1세 교황(재위 642~649년)도 그리스인이지만 예루살렘에서 태어났다는 기록이 존재한다.

 

프랑스에서 다수의 교황이 나온 것은 제195대 클레멘스 5세 교황(재위 1305~1314년)이 교황청을 로마에서 프랑스 아비뇽으로 옮기면서 교황직이 사실상 프랑스의 지배 아래 놓였기 때문이다. 이른바 ‘아비뇽 유수’(1309~1377년)로 알려진 시기다. 클레멘스 5세 교황부터 제201대 그레고리오 11세 교황(재위 1370~1378년)까지 7명의 교황은 모두 프랑스 출신이었다. 아비뇽 유수 이전 중세기에 프랑스 출신으로 처음 교황이 된 인물은 제139대 실베스테르 2세 교황(재위 999~1003년)이다.

 

독일 출신 교황으로는 현 프란치스코 교황에 바로 앞서 교황직을 수행했던 제265대 베네딕토 16세 교황(재위 2005~2013년)의 이름이 친숙하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재임 중 스스로 사임하며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자리를 넘겼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을 제외하고 독일 출신 교황들은 모두 현재의 독일, 오스트리라, 이탈리아 북부 등을 아우르며 존재했던 신성 로마 제국 시기에 탄생했다. 제151대 다마소 2세 교황(재위 1048년 7월 17일~8월 9일, 24일간 재위)부터 제153대 빅토리오 2세 교황(재위 1055~1057년)까지는 독일 출신들이 연이어 재임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독일 출신으로는 950년 만에 탄생한 교황이라는 기록도 남겼다.

 

 

스페인, 아프리카, 크로아티아, 포투투갈, 영국, 네덜란드, 아르헨티나

 

제37대 성 마다소 1세 교황(재위 366~384년)을 포함해 스페인에서 3명의 교황이 나왔다. 성 다마소 1세 교황은 오늘날의 포르투갈에서 태어났다는 기록도 있다. 로마 제국이 아프리카를 지배하던 시절 제14대 성 빅토리오 1세 교황(재위 189~199년) 등 3명의 교황이 아프리카에서 탄생했다. 과거 ‘달마타’(Dalmatia)라고 불리던 오늘날 크로아티아도 제28대 성 카이오 교황(재위 283~296년) 등 2명의 교황을 배출했다.

 

주교황청 대한민국 대사관 ‘교황 연대표’상으로는 제25대 성 디오니시오 교황(재위 259~268년)과 제83대 코논 교황(재위 686~687년)의 출신 지역이 ‘불명’으로 기록돼 있지만, 성 디오니시오 교황은 그리스 출생, 코논 교황은 이탈리아 시칠리섬 출생이라는 영문 기록도 존재한다.

 

교황을 1명 배출한 국가들도 있다. 제169대 하드리아노 4세 교황(재위 1154~1159년)은 영국, 제187대 요한 21세 교황(재위 1276~1277년)은 포르투갈, 제218대 하드리아노 6세 교황(재위 1522~1523년)은 네덜란드, 제264대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재위 1978~2005)은 폴란드 출신이다.

 

현 제266대 프란치스코 교황도 아르헨티나에서 탄생한 유일한 교황이다. 초대 교황 성 베드로도 주교황청 대한민국 대사관 ‘교황 연대표’에 의하면 이스라엘 출신 유일한 교황이다. 

 

지난 2014년 대전교구 솔뫼성지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한국 방문한 성 요한 바오로 2세·프란치스코 교황

 

“벗이 있어 멀리서 찾아오니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1984년 5월, 한국에 방문한 첫 번째 교황이었던 성 요한 바오로 2세는 한국말로 한국교회를 ‘벗’이라고 표현하며 만남의 각별함을 강조했다.  

 

가톨릭국가가 아닌, 아시아의 작은 교회이지만 교황은 한국교회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드러냈다. 교황주일을 맞아 한국교회와 교황의 특별한 인연들을 소개한다. 

 

교황이 한국을 방문한 것은 총 세 차례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1984·1989년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4년에 한국을 찾았다. 한국 순교자 103위 시성식을 위해 방한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절두산이다. 순교자의 피로 자라난 한국교회의 역사를 잘 알고 있었던 교황은 순교자의 땅에 뜨거운 경의와 존경을 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미사와 제6회 아시아 청년대회 참석을 위해 2014년 방한했다. 8월 17일, 충남 해미읍성에서 열린 아시아청년대회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한 “아시아인들이여, 일어나십시오!”(Asian, you wake up!)라는 메시지는 아시아 청년들에게 신앙 안에서 깨어있는 삶을 상기했다.  

 

두 교황은 30여 년의 간극을 두고 한국에 방문했지만 공통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분단국가인 한국의 평화 염원이다. 

 

1984년 방한 당시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전두환 전 대통령을 예방한 뒤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을 위해 남북한 양측이 조속히 대화를 재개함으로써 한반도에서 긴장을 완화시켜야 한다’ 는 내용의 문서를 발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즉위 후 줄곧 북한 방문을 희망하며 한반도 평화에 관심을 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한국전쟁 정전 70주년(7월 27일)을 맞아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강복 메시지를 통해 “정전 70년이 ‘성령 안에서 누리는 의로움과 평화의 기쁨’(로마 14,17)이 넘치는 전능하신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기 위한 헌신을 새롭게 하는 기회가 되기를 희망한다”며 “정전 70주년을 기념하는 일이 적대행위 중단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는 물론 참으로 더 넓은 세상을 향해 화해, 형제애, 항구한 화합의 밝은 미래까지도 제시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가톨릭신문, 2024년 6월 30일, 박지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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