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인] 이웃집 성인들: 하느님의 밝은 빛, 복자 키아라 루체 바다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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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1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4-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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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성인들] ‘하느님의 밝은 빛’, 복자 키아라 루체 바다노
복자 키아라 루체 바다노는 1971년 10월 29일 이탈리아 사셀로에서 태어나 16살에 골수암을 판정받고 2년간 고통스러운 투병 생활을 겪다 1990년 10월 7일, 19살 생일을 3주 남겨놓고 꽃다운 나이에 하느님의 품에 안기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삶은 ‘키아라’(밝다), ‘루체’(빛)라는 이름처럼 투병이라는 어둠 속에서도 찬란한 빛의 삶을 살았습니다. 그녀는 세상을 떠난지 20년 뒤인 2010년 9월 25일 베네딕도 16세 교황님에 의해 복자로 시복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원하시면 저도 원해요.”
키아라는 9세 때 ‘젠’(Gen)이라는 포콜라레 운동에 속하게 됩니다. 거기에서 그녀는 “예수님께서 원하시면 나도 원한다.”라는 포콜라레 정신을 배우게 되었고, 이는 투병 중에서도 예수님께 자신을 온전히 의탁하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키아라가 골수암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던 날, 그녀는 손으로 두 눈을 가린 채 잠시 방에서 25분 정도 침묵의 시간을 보낸 뒤, 어머니에게 다가와 환한 웃음을 보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엄마, 저는 괜찮아요. 예수님께서 원하시면 저도 원해요.”
죽음을 받아들이는 사랑
키아라는 자신의 고통을 하느님께 드리는 희생으로 여겼습니다. 항암치료가 실패했음에도 그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가 만일 다시 걸을 수 있는 것과 하늘나라에 가는 것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면, 저는 주저하지 않고 하늘나라를 택할 거예요.” 그녀는 고통 중에서도 모르핀 마저 거부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모르핀은 정신을 흐려지게 만들어요.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예수님께 저의 고통을 드리는 것뿐입니다.” 그녀의 일기 내용도 고통 중에서도 예수님을 향한 사랑을 담고 있습니다. “순간을 잘 산다면 모든 것은 의미가 있다. 모든 것은 상대적이므로 고통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예수님을 위한 의미 있는 선물로 바친다면 고통은 그냥 고통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녀가 친구에게 했던 말도 같았습니다. “밤은 끔찍하지만 나는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나의 모든 고통을 예수님께 선물했어.”
“안녕 엄마. 나는 행복하니까 엄마도 행복해야 해”
키아라는 투병 중에도 빛나고 환한 미소를 절대 잃지 않았고 그녀를 위로하고자 찾아갔던 이들은 오히려 세상을 살아갈 용기와 힘을 얻고 되돌아갔습니다. 마지막 순간이 되자 키아라는 어머니에게 말합니다. “엄마, 나는 천국으로 갈 거야. 그곳에서 나는 더 이상 아프지 않고 정말 행복하게 살 거야. 안녕 엄마. 나는 행복하니까 엄마도 행복해야 해.”
복자 키아라 루체 바다노(1971-1999, 축일 10월 29일)
“저를 위해 눈물을 흘리지 말아 주세요. 저는 예수님께로 갑니다. 그러니 제 장례식에서 저는 사람들이 울기를 원치 않아요. 마음을 다해 노래하기를 원합니다.” 마지막까지도 예수님을 바라봤던 복자 키아라 루체 바다노, 그녀의 삶은 어둠을 밝히는 찬란한 빛이었습니다. 하느님께로 되돌아가는 여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주님을 향한 방향임을 빛으로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2024년 12월 1일(다해) 대림 제1주일 전주주보 숲정이 3면, 장우용 다니엘 신부(교구 청소년교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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