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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자) 2025년 4월 2일 (수)사순 제4주간 수요일아버지께서 죽은 이들을 일으켜 다시 살리시는 것처럼 아들도 자기가 원하는 이들을 다시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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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 성지에서 만나는 성경 말씀: 모세의 미디안 장인

7960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5-03-25

[성지에서 만나는 성경 말씀] 모세의 미디안 장인

 

 

오늘 제1독서에 등장하는 미디안은 광야에서 유목하던 옛 부족입니다. 생필품을 교역으로 구해야 했기에 상업에 능했던 그들은 창세 37,25-28에도 이집트와 길앗 산지를 오가며 장사한 것으로 나옵니다: “이스마엘인들의 대상 ··· 들은 ··· 향고무와 유향과 반일향을 싣고, 이집트로 내려가는 길이었다”(25절); “미디안 상인들이 지나가다 요셉을 구덩이에서 끌어내었다. 그들은 요셉을 ··· 스무 닢에 팔아넘겼다”(28절). 다만 여기에는 미디안인이 이스마엘인과 혼용되지만, 이스마엘인은 아브라함과 하가르의 후손이고(창세 16장), 미디안은 아브라함과 크투라의 후손이므로(25장) 친척 관계입니다. 더구나 둘 다 유목민이라 함께 뭉뚱그려 칭하는 경우가 있었던 듯합니다. 미디안인을 이스마엘인과 혼용한 예는 판관 8,22-24에도 나옵니다.

 

그런데 미디안은 이집트 왕실에서 자란 모세가 히브리인 노예를 괴롭히는 이집트인을 죽이고 몸을 숨긴 피신처이기도 합니다(탈출 2,1-22). 이후 모세는 미디안의 사제 르우엘의 딸 치포라와 혼인합니다(2,15-22). 하지만 의문인 점은, 모세의 장인 이름이 탈출 3,1에는 ‘이트로’로, 판관 4,11에는 ‘호밥’으로 나온다는 것입니다. 이 가운데 어느 이름이 맞는 것일까요?

 

사실 이런 엇갈림은 성경이 형성된 과정을 고려하면 크게 이상하지 않습니다. 특히 오경은 한 사람의 저작이 아니라 여러 저자가 여러 세기에 걸쳐 완성한, 역사가 긴 책입니다. 따로따로 존재하던 전승들이 바빌론 유배기(기원전 6세기)에 한데 묶이며 편찬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구전되던 여러 전승이 기록으로 옮겨질 때 엇갈리게 전달된 내용도 모두 보존되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모세의 장인 이름은 성경에 ‘르우엘’ ‘이트로’ ‘호밥’으로 나옵니다. 이 가운데 호밥일 가능성은 좀 낮습니다. 왜냐하면, 민수 10,29의 “모세가 미디안 사람 르우엘의 아들 호밥에게 청하였다. 그는 모세의 장인이었다.”라는 구절이 와전된 결과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구절에 따르면 르우엘은 호밥의 부친입니다. 다음 문장의 “그”도 르우엘을 가리키는 대명사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판관기의 저자는 이 대명사를 다르게 이해하여 판관 4,11에서 “모세의 장인 호밥”이라고 기록한 듯합니다. 민수 10,31-32에서는 모세가 호밥에게 “장인”이라고 말하지만, 이는 의역입니다. 히브리어 본문에는 2인칭 단수 대명사가 동사 안에 포함되어 나옵니다.

 

그렇다면 모세의 장인은 르우엘이고, 호밥은 르우엘의 아들 곧 모세의 처남입니다. 성경에 나타난 호밥의 이미지도 이러한 해석의 설득력을 높여주는데요, 르우엘은 큰딸을 일곱이나 둔 나이 지긋한 이로 보이지만(탈출 2,16-22), 호밥은 광야 길잡이를 할 만큼 활력 있는 인물로 나오기 때문입니다(민수 10,29-32). 그렇다면 모세의 장인 이름은 르우엘과 이트로, 둘 중 하나일 것입니다. 인간이 구전으로 전하고 필사하여 전달한 탓에 다소의 엇갈림이 발생했지만, 그래도 말씀을 원본대로 보존하려던 옛 노력은 헛되지 않아 지금의 성경이 우리에게 주어져 있다고 하겠습니다.

 

* 김명숙 소피아 - 예루살렘 히브리대학교 박사, 광주가톨릭대학교 구약학 교수, 전 한님성서연구소 수석연구원. 저서 「에제키엘서」 「예레미야서 1-25장」 「예레미야서 26-52장」 「구세사 산책: 에덴에서 약속의 땅까지」

 

[2025년 3월 23일(다해) 사순 제3주일 의정부주보 2면, 김명숙 소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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