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톨릭 교리 상식: 성모 마리아를 왜 공경하나요?
-
5683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5-05-22
-
[가톨릭 교리 상식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성모 마리아를 왜 공경하나요?
- 톨가의 성모, 13세기, 작자미상, 목판에 템페라, 트레타야코프 미술관, 러시아 모스크바
주님 부활의 기쁨을 기억하는 가운데 맞이한 5월을 교회는 ‘성모 성월’로 지냅니다. 그리고 이 아름다운 시기에 교회의 모든 구성원이 성모님을 공경하고 성모님의 모범을 따라 기도와 은총의 생활을 하도록 권고합니다.
가톨릭교회에 대해 올바르게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가톨릭이 성모님을 믿는 종교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표현입니다. 가톨릭교회는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믿고 고백하며, 오로지 하느님께만 흠숭을 드립니다. 그 가운데 성모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예수님의 어머니이자 구원의 협조자로 온 삶을 통해 신앙의 모범을 보여주셨기에 공경하는 것이지 믿음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이러한 구별은 기도문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삼위일체 하느님께는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라고 기도를 드립니다. 하지만 성모 마리아를 비롯한 성인들에게 드리는 기도는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라고 끝을 맺으며 우리의 기도를 하느님께 전해달라고 부탁드립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어머니가 있습니다. 어머니라는 존재는 우리의 삶을 영위하는 출발점이며, 그 단어 안에는 생명을 양육하는 존재로서 자녀를 온전히 품어준다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십자가 위의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사랑하시던 제자에게 어머니를 가리키며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요한 19,27)라고 말씀하셨고, 당신을 따르는 모든 이들에게 어머니를 선물하실 뿐만 아니라 어머니에게도 당신의 사랑하는 이들을 맡기십니다.
사실 성모님의 삶은 평범한 삶이 아니었습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라는 응답을 통해 구세주를 잉태하셨던 성모님에게는 언제나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겨야 하는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루카 2,19 참조) 평생 하느님의 뜻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굳게 믿으셨던 성모님을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어머니라고 말씀해 주시며, 우리 역시 주님을 따르는 가운데 신앙의 여정을 더욱 편하게 걸어갈 수 있도록 어머니를 내어 주십니다. 그렇게 성모님은 모든 신앙인의 어머니가 되셨고, 주님을 따르는 이들이 하느님의 자녀로 살아가도록 도와주십니다.
<교회헌장> 53항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마리아께서는 교회의 가장 뛰어나고 유일무이한 지체로서 또 믿음과 사랑 안에서 교회의 가장 훌륭한 전형과 모범으로서 존경을 받으시며, 가톨릭교회는 성령의 가르침을 받아 자녀다운 효성으로 마리아를 가장 사랑하는 어머니로 받든다.”
한평생 주님과 함께하는 여정 가운데 모든 것을 마음속에 품고 기도하셨던 성모님처럼 우리도 그러한 겸손과 응답을 지니며 살아갈 수 있어야겠습니다. 신앙의 길에 때로 외로움과 어려움이 다가오더라도 그 여정에 도움 주고자 하시는 어머니와 함께 기도하며, ‘희망의 순례자들’로서 부활의 삶을 힘차게 걸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2025년 5월 18일(다해) 부활 제5주일 서울주보 4면, 최연준 사도요한 신부(사목국 기획연구팀)]
-
추천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