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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신학: 교회 안의 진보와 보수

5684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5-05-22

[가톨릭 신학] 교회 안의 진보와 보수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선종 이후, 언론들은 앞다투어 교황님의 삶을 조명했습니다. 검소하고 겸손한 면모, 가난한 이웃들에게 지체하지 않고 다가가셨던 교황님의 행보는 우리에게 다시금 여러 가지 울림과 감동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불편한 단어가 눈에 띄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진보적’이었다.”라는 표현이었습니다. 또한 언론은 차기 교황을 논하며 과연 진보적인 교황이 선출될 것인가 보수적인 교황이 선출될 것인가를 가늠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진보적’이었을까요? 적어도 윤리와 정의의 문제에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교황님께서는 “낙태는 살인입니다. 그리고 살인을 위해 의사를 고용한다면, 그것은 청부살인입니다.”(2018년 수요 일반 알현)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동성애자들에 대한 배려와 자비를 강조하셨지만 ‘동성 혼인’에 대해서는, “나는 교회의 아들입니다. 교회는 혼인이 남자와 여자 사이의 성사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넘어서지 않습니다.”(2014년 기자회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면 교황님을 과연 ‘보수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교황님은 바티칸은행을 재정비했고, 무분별한 경제개발에 반대했으며 전쟁과 폭력, 환경 문제에 관심을 기울였고 여성들의 교회 내 역할을 확대하고자 다양한 시도를 하셨습니다. 이러한 교황님의 행적을 통해 다시금 질문해 봅니다. 교황님은 과연 보수입니까, 진보입니까? 어떠한 대답도 내릴 수 없습니다. 실제로 교회는 하느님의 계명과 교회의 가르침에 충실하다는 점에서 언제나 보수적이었으며, 사랑과 자비를 실천하는 것에는 진보적이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뿐만 아니라 앞선 모든 교황님들도 다양한 방식과 분야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교회의 핵심 진리를 소중히 여기는 한편, 적극적인 사회 변화를 일구고자 노력하셨습니다. 하느님의 가르침과 사랑과 자비, 세상의 변화는 이렇게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함께 움직입니다. “가난한 이들을 향한 사랑에 지치지 맙시다.”라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말씀이 대표적입니다. 이는 진리이신 하느님의 말씀을 완고하게 따르라는 권고인 한편, 이를 위한 새롭고 적극적인 방식이 필요하다는 가르침입니다.

 

교회는 항상 진보하고 발전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진리, 계명, 교회 가르침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성실히 따르고 이를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를 고민할 때 하느님이 원하시는 변화가 올바로 이뤄질 것입니다. 자, 이제 분명해집니다. 교회를 보수와 진보로 나누는 것은 세속적인 기준의 표현입니다. 교회는 언제나 하느님의 말씀을 따르고 수호할 뿐입니다. 그러한 점에서 굳이 세속적 표현으로 이야기하자면, 교회는 하느님의 계명에 보수적이며 그렇기에 정의와 사랑으로 더욱 진보할 것입니다. 우리 신앙인들 역시 그렇습니다.

 

[2025년 5월 18일(다해) 부활 제5주일 서울주보 5면, 방종우 야고보 신부(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윤리신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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