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라마단과 파재절 경축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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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3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6-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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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종교간대화부
2026년(이슬람력 1447년) 라마단과 파재절 경축 메시지
사랑하는 무슬림 형제자매 여러분,
저는 금식을 마치는 축제인 파재절로 절정을 이루는 라마단 성월을 맞이하여, 여러분께 기쁜 마음으로 인사를 드립니다. 해마다 지내는 이 중요한 시기는 “살아 계시고 영원하시며 자비로우시고 전능하신 하느님, 하늘과 땅의 창조주, 사람들에게 말씀하시는 유일신”(제2차 바티칸 공의회, 비그리스도교와 교회의 관계에 대한 선언 「우리 시대」[Nostra Aetate], 1965.10.28., 3항)을 믿는 여러분에게 느끼는 저의 친밀함, 연대감, 그리고 존경을 표현하는 반가운 기회가 됩니다.
하느님의 섭리로 사순 시기와 라마단 성월이 겹치는 올해, 그리스도인들은 거룩한 사순 시기에 무슬림 여러분과 나란히 금식과 신심을 지킵니다. 또한, 이러한 사순 시기를 통하여 교회는 부활의 경축으로 나아갑니다. 영적으로 깊어지는 이 시기에 우리는 하느님의 뜻을 더욱 충실히 따르려 합니다. 이 공동의 여정은 우리의 타고난 연약함을 인정하고 우리 마음을 짓누르는 시련에 맞서게 합니다.
개인으로든, 가정으로든, 공동체로든 시련을 겪을 때, 우리는 그 원인을 이해하면 나아갈 길이 분명히 보일 것이라고 믿곤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이러한 상황의 복잡성이 우리가 지닌 힘보다 크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정보와 이야기, 상반된 관점으로 과부화를 겪는 시대에 우리의 분별력은 흐려지고 고통은 더욱 심해질 수 있습니다. 이럴 때마다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질문이 있습니다.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길을 어떻게 찾을 수 있는가? 순전히 인간적인 관점에서 보면 그 답은 찾기 힘들어 보일 수 있으며 이는 우리에게 무력감을 안겨 줍니다.
바로 그때 절망에 무릎 꿇거나 폭력에 굴복하려는 유혹이 생겨날 수 있습니다. 절망은 허물어진 세상에 대한 진솔한 반응처럼 여겨질 수 있고, 폭력은 신앙이 요구하는 인내심을 건너뛰고 정의에 이르는 지름길로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절망도 폭력도 모두 믿는 이들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길입니다. 참으로 믿는 이라면 보이지 않는 빛이신 하느님, 곧 “민족들을 올바르게 심판[하시는]”(시편 96[95],10) 전능하시고 지극히 자비하시며 홀로 의로우신 분께만 눈길을 고정합니다. 그러한 믿는 이는 온 힘을 다하여 하느님 계명에 맞갖게 살아가려고 노력합니다. 다가올 세상에 대한 희망도, 모든 인간 마음이 간절히 바라는 평화도, 오직 그분 안에서만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우리 그리스도인과 무슬림은 선의를 지닌 모든 사람과 더불어, 삶을 새롭게 해 줄 새 길을 상상하고 열어 가라는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쇄신은 기도로 자라나는 창의성, 우리 내면의 눈을 밝혀 주는 단식의 수련, 구체적인 애덕 행위를 통하여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권고합니다. “악에 굴복당하지 말고 선으로 악을 굴복시키십시오”(로마 12,21).
사랑하는 무슬림 형제자매 여러분, 여러분 가운데 특히 정의와 평등, 존엄과 자유에 대한 목마름으로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겨워하거나 고통받는 분들께 말씀드립니다. 저는 여러분과 영적으로 분명히 함께하고 있고, 가톨릭 교회는 여러분과 연대하고 있음을 알아주십시오. 우리는 함께 겪은 시련의 경험 안에서 하나일 뿐만 아니라, 허물어진 세상에 평화를 되찾아 주어야 하는 거룩한 임무 안에서도 하나입니다. 우리는 참으로 “모두 같은 배를 타고”(프란치스코, 회칙 「모든 형제들」[Fratelli Tutti], 2020.10.3., 30항) 있습니다.
평화. 이것이 바로 여러분 각자와 여러분의 가정들 그리고 여러분이 살고 있는 나라들을 위한 저의 간절한 바람입니다. 이 평화는 환상이나 이상향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레오 14세 교황께서 강조하신 대로 “마음과 정신과 삶의 무장 해제”(제59차 세계 평화의 날 교황 담화, 2026.1.1.)에서 생겨나는 평화입니다. 이러한 평화는 하느님께 받은 선물이고, 우리가 대화를 통하여 적개심을 누그러뜨리고 정의를 실천하며 용서를 소중히 여김으로써 길러 나가야 하는 선물입니다. 같은 시기에 지내는 이번 라마단 성월과 사순 시기를 통하여, 우리 내면의 변화가 새로운 세상을 위한 마중물이 되어, 전쟁의 무기가 평화의 용기에 굴복하는 세상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러한 마음을 담아, 전능하신 하느님께서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자비로운 사랑과 위로를 가득 채워 주시기를 기도드립니다.
바티칸에서
2026년 2월 17일
교황청 종교간대화부
장관 조지 제이콥 쿠바카드 추기경
차관 인두닐 자나카라타나 코디투와꾸 칸카남라게 몬시뇰
<원문 Dicastery for Interreligious Dialogue, Message for the Month of Ramadan and ‘Id al-Fitr’ (1447 H./2026 A.D.), 2026.2.17., 이탈리아어도 참조>
이탈리아어: https://www.vatican.va/content/romancuria/it/dicasteri/dicastero-dialogo-interreligioso/documenti/ramadan/ddi-20260217-messaggio-ramadan.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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