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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외경에 나타난 성모 마리아: 그의 어머니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였다

7341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6-07-05

[신약 외경에 나타난 성모 마리아] 그의 어머니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였다

 

 

교회는 ‘예수 성심 대축일 다음 토요일’을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 기념일로 지냅니다. 예수 성심 공경에 자연스럽게 따라온 성모 성심 공경은 11세기경 ‘개인 신심’ 형태로 시작되어, 17세기 성 요한 외드에 의해 교회의 공식적인 전례(기념일)로 자리 잡았습니다. 프랑스의 사제였던 외드는 ‘예수 성심’ 공경과 ‘성모 성심’ 공경을 긴밀히 연결하여 전례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파티마의 성모 발현(1917년) 이후 이 신심은 전 세계적 관심을 받게 되었으며, 1942년 교황 비오 12세는 온 세상을 성모 성심께 봉헌하고 2년 뒤 이 기념일을 전 세계 교회의 공식 기념일로 제정했습니다. 

 

이름 그대로 마리아의 티 없는 마음(Immaculate Heart of Mary)을 기념하는 이 기념일이 전례로 체계화된 것은 17세기였지만 그 뿌리는 초대 교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무엇보다 신약 성경과 외경이 어머니의 ‘마음’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성경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 전례 때 우리는 12세 소년 예수를 성전에서 찾은 일화(루카 2,41-51)를 읽습니다. 여기서 어머니 마리아가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였다’(루카 2,51)라는 구절이 눈길을 끕니다. 중요한 일을 마주했을 때, 그리고 아직은 그 깊은 의미를 깨닫지 못했을 때 그 일을 마음에 간직하는 태도는 구약성경에서 종종 언급됩니다. 창세 37,11에서 요셉의 꿈 이야기를 듣고 “형들은 그를 시기하였지만, 그의 아버지는 이 일을 마음에 간직하였다”라고 합니다. 에스 1,1(1,11)에서 모르도카이는 자신이 꾼 꿈과 하느님의 결정을 “마음에 간직한 채, 밤늦도록 모든 것을 낱낱이 이해하려고 애썼다”라고 합니다. 

 

구약성경에는 또 하느님의 ‘말씀’을 마음에 간직한다는 표현도 자주 나옵니다. 신명 32,46에서 “너희는, 내가 오늘 너희를 거슬러 증언한 모든 말씀을 마음에 간직해야 한다. 그리고 너희 자손들에게 명령하여 이 율법의 모든 말씀을 명심하여 실천하게 하여라”라고 합니다. 시편 119,11에서 저자는 “당신께 죄짓지 않으려고 마음속에 당신 말씀을 간직합니다”하고 기도합니다. 잠언과 예언서에서는 종종 하느님 말씀이나 계명 혹은 하느님의 가르침을 마음에 간직하라고 가르칩니다. 

 

루카 복음에도 이와 비슷한 표현들이 나오는데 모두 ‘마리아’와 관련됩니다. 루카 1,29은 천사 가브리엘의 인사를 들은 마리아가 그 “인사말이 무슨 뜻인가 하고 곰곰이 생각하였다”라고 기록합니다. 루카 2,19에서는 목자들이 찾아와 아기 예수에 관해 들은 말을 부모에게 알려주었을 때 “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다”라고 합니다. “모든 일”이라고 옮긴 그리스어 레마타는 “모든 말씀”이라는 뜻도 됩니다. 성전에서 아들 예수님을 찾은 뒤에도 마리아는 레마타 곧 그 모든 일 또는 그 모든 말씀을 “마음속에 간직했다”라고 합니다(루카 2,51). 자기에게 일어난 일이나 자기가 들은 말(씀)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생각하는 것’이 마리아에게는 이미 지속적인 ‘태도’가 되어 있는 듯합니다. 

 

루카 8,15에서는 이런 마리아의 태도를 설명해주는 말씀이 나옵니다. 좋은 씨앗의 비유에 대한 설명에서 예수님께서는 “좋은 땅에 떨어진 것은, 바르고 착한 마음으로 말씀을 듣고 간직하여 인내로써 열매를 맺는 사람들이다”라고 풀이해 주십니다. 이 설명에 비추어 보면 중요한 일이나 말씀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생각하는’ 마리아는, ‘바르고 착한 마음으로 말씀을 듣고 간직하여 열매를 맺는 사람’의 전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티 없으신 마리아의 성심을 기릴 때, 우리는 무엇보다 하느님 말씀을,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하느님의 신비를,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기는 어머니의 모습을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 <그림 설명>, <성모자와 두 천사> 필리포 리피(15세기 중반, 우피치 미술관)

마리아가 두 손을 가슴팍에 모은 채, 두 천사가 떠받친 아기 예수와 마주하고 있다. 마리아의 시선은 아기가 아닌 다른 곳을 향하는데, 이는 ‘마음으로 기도하며 숙고하는’ 태도를 상징한다. 기품있고 평온한 마리아의 표정 속에 깊은 묵상의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wiki commons)

 

 

중요한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는 마리아의 모습은 신약 외경도 기억합니다. 예수님의 어린 시절을 다룬 토마 유년기 복음이 대표적입니다. “아이가 여섯 살 때였다. 그 어머니가 아이를 보내어 집으로 물을 길어 오게 하였다. 그런데 아이가 사람들 사이에서 항아리를 놓쳐버렸고 양동이는 부딪혀 깨지고 말았다. 예수는 두르고 있던 옷을 펼쳐서 거기에 물을 담아 어머니에게 가져갔다. 어머니는 일어난 기적을 보고 그에게 입을 맞추었다. 그리고 자기가 지켜본, 아이가 행하는 신비한 일들을 마음속에 간직하였다”(토마 유년기 11,1-4). 뒤에 이어지는, 열두 살 예수의 성전 일화에서도 같은 표현이 나옵니다. “예수는 자리에서 일어나 어머니를 따라갔다. 그리고 부모에게 순종하며 지냈다. 그의 어머니는 일어난 모든 일을 간직하였다”(19,11). 

 

신약 외경은 중요한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는 마리아의 태도와 함께 그녀의 ‘깨끗한 마음’도 기억합니다. 야고보 원복음에서 마리아는 “하느님 앞에서 흠 없는 사람”(10,4)이라고 불립니다. 마리아의 영면에는 마리아의 “거룩하고 흠 없는 영혼”(45)이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마리아의 마음이, 그녀의 영혼이 하느님 앞에 흠 없는 마음, 티 없이 깨끗한 영혼이었다는 것입니다(토마 유년기와 야고보 원복음 본문은 송혜경, 「신약 외경 1」에서, 마리아의 영면 본문은 「신약 외경 3」에서 찾아 읽을 수 있습니다).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 기념일은 어머니 마리아의 깨끗한 마음, 흠 없는 영혼을 떠올리는 날입니다. 그리고 하느님 말씀과 자기에게 일어난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되새기는 어머니의 태도를 기억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주님은 사람들처럼 보지 않는다. 사람들은 눈에 들어오는 대로 보지만 주님은 마음을 본다”라고 하십니다(1사무 16,7). 하느님이 들여다보신 마리아의 마음 안에는 ‘무엇이 그리고 누가’ 들어 있었을까요?

 

[성모님의 군단, 2026년 6월호, 송혜경 비아(한님성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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