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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16일 9시 미사 강론 자료. - 최수권 율리아노

1648 최수권 [choisk] 2003-11-15

11월16일 9시 미사 강론 자료. - 최수권 율리아노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연중 마지막 주일을 한 주간 앞둔 오늘 제36회 평신도 주일을 맞이하여, 아직 축성식은 하지 않았지만, 새 성전에서 첫날미사에 강론을 하게 되어 벅찬 감회에 젖어 봅니다.

성전 건립을 위해 많은 분들의 희생과 노력, 기도와 건립성금에 힘을 모았던 모든 분들께 감사와 치하에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신부님과 수녀님들께 그 고마움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2년 전 신부님께서 소금 장수로 나선 적이 있었습니다. 몇 천포대의 천연 소금을 가져와 그 무거운 소금을 등짐으로 내리시고, 판매했던 일들이며, 대마로 개발된 의류판매를 위해, 서초성당, 방배성당 등 주일마다 판매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그 해 여름은 유난히도 더웠습니다. 각 구역 여러분들과 레지오 단원 여러분의 헌신적인 봉사 활동에 깊은 감사와 찬사에 박수를 드립니다.

성전 건립기금 모금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고 계시는 형제자매님들의 성원에 성전은 하느님께서도 보시기 좋은 성전으로 완성되리라 믿습니다.

성전건립 기금 모금 얘기를 한 가지 덧붙여 보겠습니다.

기금 모금은 가정별로 할당하자는 일반적인 방안이 사목회의에서 제기 되었으나, 신부님께서는 자진 참여 방식인 개별 통장을 갖자는 방안을 채택했습니다. 현재까지의 결과는 아주 성공적이었습니다. 이는 모금 액수만이 아니라, 타 본당에서 문제점으로 대두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저희 본당에서는 전혀 나타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는 가끔 성금 접수 대에서 기금을 접수하고 있습니다.

많은 교우 분들이 정기적인 시기에 성금을 내주시고 있으며, 이런 감동적인 자매님도 있었습니다.

연로한 나이인데도 골목골목 다니면서 폐품박스를 수집하고 모아 매주 일정액을 봉헌하고 있습니다.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교회는 이렇게 실천적인 행동과 각기의 위치, 처지와 형편에 따라 적극적으로 참여 할 때, 이웃에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에너지가 형성되리라 믿습니다.

교회의 조직을 공동체라고 통침하기도 합니다. 공동체는 각기의 다양한 봉사조직과 구역반의 행정적인 조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신자라면, 적어도 1개 이상의 봉사 단체에 가입하여 실천적인 신앙의 행위로 스스로의 신앙을 키워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개개인의 신앙은 타인을 통해 더욱 성장시켜 나가기도 합니다.

저는 본당 남성꾸리아 단장을 맡고 있습니다. 꾸리아는 9개의 쁘레시디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쁘레시디움에 대한 질문)

 

각 쁘레시디움은 매주 1시간반정도의 주회를 갖습니다. 주회 내용은 묵주기도와 활동보고, 활동배당, 상급평의회의 지침 수행하기 위한 계획 등 입니다.

레지오는 돈을 들여서 봉사하는 단체가 아니고 심신을 봉헌해 이웃에 사랑을 나누는 단체입니다. 이를테면 개인의 시간을 쪼개어 봉사하는 단체입니다.

저는 가끔 형제님들께 레지오 활동을 권장하고 입단을 권유해 봅니다.

한결 같이 “시간이 없다”는 이유를 듣게 됩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사람은 나이가 들어 갈수록 사회 활동 반경이 넓어지면서 개인적인 시간의 여유를 낸다는 것은 더 어려워지게 됩니다.

레지오 단원 모두는 시간이 지천으로 많아서 활동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삶에서 어떤 것이 우선 순이냐에 따라 개인적인 시간의 활용은 달라지게 됩니다.

봉사와 희생 이웃을 위한 기도를 드릴 수 있는 삶이야말로 얼마나 아름다운 신앙적인 삶이겠습니까. “바로 이것이 하느님의 영광을 증거하는 삶입니다. “

근간의 세태를 “불륜 공화국”이라는 규정짓는 사람도 있습니다. 세상의 매스미디어는 상업주의가 판을 치고, 혼전 동거와 불륜, 이혼 등을 미화시켜 비정상적인 남녀관계가 시대의 보편적인 사고인양 호도하기도 합니다.

소돔과 고모라 시대를 연상케 할 만큼 그릇된 성 문화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젊은 부부들이 자녀를 낳지 않겠다고 함으로써 심각한 저 출산 행태가 빚어지고 있는 것은 낙태와 더불어 하는님의 창조사업을 가로막는 현상입니다.

우리는 자신의 영혼 건강을 위해, 이러한 때일수록 신앙인들의 봉사가 더 필요로 한시대인 듯 합니다. 우리는 본당의 봉사단체에 참여 하여 미력이나마 힘을 보태야 할 시기가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공동체는 봉사자들의 헌신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번 성전 이사하면서도 많은 봉사자들이 수고해 주셨고, 매주 성전 청소, 각 구역 반장님들의 헌신 등 크고 작은 일들을 봉사자들이 거들고 있습니다.

신앙은 나와 하느님과의 관계라고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물론 맞는 말입니다. 출발은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종교적인 개인주의를 경계해야 될 것입니다.

나와 가장 가까운 이웃은 내 가정의 구성원 나아가 공동체의 구성원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교황바오로 2세는 가정 공동체 65항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미래의 복음화는 가정교회에 있다”말입니다.

나와 가장 가까운 이웃, 가족들과 이루는 가정성소는 교회의 공동체로 이어지고 교회는 그 빛을 발하게 될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사도 바오로가 에페소인들에게 한 당부를 새겨들었으면 합니다.

“교회가 그리스도에게 순종하는 것처럼 아내도 모든 일에 자기 남편에게 순종해야 합니다. 남편 된 사람들은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셔서 당신 몸을 바치신 것처럼 자기 아내를 사랑하십시요(에페 5.24-25)”

가정이란 부부가 합작으로 일구어야 할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아름다운 예술 작품이기도 합니다. 예술가가 작품을 위해 인고의 아픔과 노력 정성을 쏟듯이 가정의 행복은 사랑이외의 더한 것이 내재되어 있어야 성취할 수 있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어머니가 생활 중에 기도하는 모습을 보일 때, 자녀 교육 등은 완성되었다고 말씀드립니다.

 

오늘의 복음에서 예수님은 “재난이 다 지나면 해는 어두워지고 달은 빛을 잃고 별들은 하늘에서 떨어지며 모든 천체가 흔들릴 것”(마르코13,24)이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늘나라를 준비해야 할 때가 온 것입니다. 새로운 하늘과 새로운 땅을 가리켜 복음은 “하느님의 나라”라고 말합니다. 그 나라에 들어가기 위한 조건은 “회개”입니다. 우리가 마을을 고쳐 가정생활의 잘못을 회개할 때 하느님의 나라는 우리 마음에서 시작될 것입니다.

교회의 핵심인 가정에서부터 생명존중과 사랑을 배우고 나누면서 똑바로 살아간다면 신앙인으로서 참된 평화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참된 가정은 평화를 건설하는 사람의 학교입니다.

 

저는 어린 날, 공부가 잘 안될 때 방안의 책상 위치를 바꾼다든지, 창문을 새롭게 단장하면서 스스로에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이번 지하실 성전을 마감하면서 내 삶에 새로운 신앙의 변화를 시도해 볼 심상입니다.

 

신앙적인 삶이 가장 편하고 아름다운 삶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가끔 우리는 세속적인 잣대를 스스로에게 들이되보기도 합니다.

내가 받아들인 하느님은 어떤 분이신지, 나의 삶은 어떤 영향을 받고 있는지 과연 내 삶이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증거하는 삶인지, 저는 이번 새 성전에 미사를 드리면서 새롭게 출발해 볼 작정입니다.

 

우리는 끊없이 주님의 축복을 받으면서도 늘 목말라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물고기가 물속을 유영하면서 늘 목말라하듯 말입니다.” 늦가을의 정취가 삭막한 도시의 가로수에 물들어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신앙적인 삶이 이 시대의 희망으로 세상을 물들여 아름답고 살고픈 사회로 이어졌으면 하는 것은 나만의 바램은 아닌 듯싶습니다. 이 시대의 희망의 빛으로, 세속의 하느님의 증거자로 세상을 변화시켜 봅시다.

 

 여러분의 가정과, 하시는 일에 주님의 풍성한 축복을 기원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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