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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 마리애
목욕봉사를 하고나서

158 황성근 [josephhwang] 2002-08-19

어제 일요일, 양천 치매노인 단기 보호소에 단원들과 같이 목욕 봉사를 하러 갔었습니다.

 

일전에 아버지가 중풍으로 누워 계실 때 목욕 한번 시켜 드리기가 정말 힘들었습니다.

날을 잡고 마음 다잡고 목욕을 시작하면 아버지와 저는 거의 싸우다 시피했습니다.

오랜 와병으로 힘이 없으셔서 제대로 앉아 있을 수가 없어 한손으로 아버지를 붙들고 한손으로 비누칠을 하니 시간은 두배로 걸리고 아버지도 힘들어 하셨지요.

면도할 때는 안하려는 아버지와 강제로 시키려는 저 사이에 고성이 오가기도 했었지요.

그래서 보건소에 도움을 청하게 되었고 보건소에서 목욕 봉사 차량과 봉사자들을 보내주어 한달에 한번이라도 목욕을 해 드릴 수가 있었습니다.

그때 봉사해 주신 분들이 너무나 고마웠고 제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남에게 떠 맡긴 것 같아 두고두고 빚진 기분이었습니다.

 

연세가 80 이 넘으신 할아버지들은 그래도 자세가 꽂꽂하셔서 예전에 아버지에 비하면 훨씬 수월하였습니다.

머리를 감기고 몸에 비누칠을 하고 깨끗이 씻겨 드린 후 새옷으로 갈아 입혀 드리니 할아버지들은 시원해 하며 비록 말은 또렸하게 하지 못하셨지만 눈빛으로 고마움을 표현하셨습니다.

땀이 흐르고 힘은 좀 들었지만 예전에 제게 베풀어 주신 분들의 희생을 조금이라도 갚는다는 생각과 아버지 목욕 시키며 마음 아프게 해드린 것에 대한 속죄의 마음을 같이 느꼈습니다.

 

목욕 후 30분 가량 산책을 같이 하며 이해 할 수 없는 무슨 말을 계속 하시는 할아버지들을 보며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한꺼번에 밀려 오는 것 같아 코 끝이 찡하기도 했습니다.

 

같이 봉사하시는 9단지에 사시는 형제님은 얼마나 겸손하신지, 그리고 무릎까지 꿇어가며 구석 구석 할아버지들을 씻겨드리는 모습을 보며 진정한 봉사자로서의 자세를 다시금 느끼게 해주었고 참 열심히 하다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이번 일요일은 제게 짧은 시간에 많은 느낌을 주었습니다.

어느 일요일보다 값지고 보람되고 제 자신을 돌아보게 해준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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