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 묵상 나누기
- 돌아온 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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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최향숙 [joanchoi] 2001-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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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돌아온 탕자를 품에 안으신 아버지를 그린 성화를 보았다.
어깨를 감싸 안으신 그 손을.
한 손은 아버지의 두툼하고 믿음직한 손,
다른 한 쪽은 섬세하고 다감할 것 같은 여성의, 어머니의 손 말이다.
따뜻한 집이 싫증나고 내게 주어진 일들이 귀찮아
집을 나갔다.
모든 것 잊고 훌훌 좋을 것 같았는데
내가 두고 온 그 자리, 그 시간은
이미 나를 심판하고 있을 줄이야...
아무리 노력해도
아버지의 집을 떠나 온 내게
기쁨도, 희망도, 행복도 이미 죽은 의미일 뿐.
이제 돌아 와 아버지 앞에 서 보니
벌써
격려와 위로의 메일이, 꽃다발이,
오히려 나를 부끄럽게 하고 있다.
수줍은 모습으로 자신의 잘못을 반추하며
다시
아버지의 깊은 샘에서 희망과 기쁨의 말씀을 길어 올린다.
긴 방황의 시간을 기다리며 인내해 준
신부님, 수녀님, 동료들, 가족들,
그저 인사로 감사를 대신하며
작은 기도로 봉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