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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자) 2024년 12월 12일 (목)대림 제2주간 목요일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나오지 않았다.
묵상
이웃 사랑은 두 팔로!

74 성일용 [iyseong] 2007-07-14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책이 있습니다. 드라마 전원일기로 전 국민의 어머니가 된 배우 김혜자씨가 쓴 책으로, 그녀는 이 책에서 지난 10여 년 동안 전쟁과 가난 속에서 고통 받는 세계의 수많은 나라의 아이들과의 만남을 기록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종은 누가 그걸 울리기 전에는 종이 아니다. 노래는 누가 그걸 부르기 전에는 노래가 아니다. 사랑은 주기 전에는 사랑이 아니다.”라는 말이 꽤 인상 깊이 남습니다. 특히 강도를 만난 사람의 이웃이 되어준 사마리아인의 이야기를 들려주시는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더더욱 “사랑은 주기 전에는 사랑이 아니다.”라는 말과 굶주림에 지친 아이를 두 팔로 안고 있는 김혜자씨의 사진들이 떠오르며 ‘사랑은 저렇게 두 팔로 하는 거야’라는 생각과 함께 아직까지 머리에만 머물고, 입술에만 맴돌고 있는 사랑뿐인 제 자신을 반성하게 됩니다.
  
강도를 만난 사람을 보고도 하느님의 일을 한다는 사제와 레위인은 모른 채 지나가 버리고, 당시 유대인들로부터 멸시받던 사마리아인은 정성을 다해 사랑을 베풀었다는 이야기. 이 이야기는 결국 사랑은 ‘아는 것,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행동함’에 있음을 말해줍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아무리 ‘사랑’에 대해서 잘 알고 있고 잘 이야기 한다하더라도 베풀기 전에는, 두 팔로 옮기기 전에는 그것을 진정 사랑이라고 할 수 없지 않겠습니까?
  
성당에 열심히 다니던 사람이 죽어서 천국에 갔습니다. 베드로 사도가 천국문 앞에서 그를 맞이하며, ‘당신이 살 집으로 안내하겠다’고 했습니다. 베드로 사도가 가는 길 양옆으로는 너무나 아름다운 집들이 늘어서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기대에 차서 베드로 사도를 따라갔습니다. 그런데 한참을 가도 베드로 사도가 멈출 기색이 보이질 않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베드로 사도는 다 쓰러져가는 판자집 앞에 멈춰 서서 그 사람에게 말합니다. “이곳이 당신이 살 집입니다.” 그 사람이 놀라서 물었습니다. “아니, 지나온 길에 아름다운 집들이 그렇게 많았는데 왜 나를 이런 곳에 살게 하는 거죠?” 그러자 베드로 사도가 그 사람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뭔가를 오해하셨군요. 이곳 천국에서는 당신이 지상에 살 때 올려 보낸 재료만을 갖고 집을 짓는답니다.”
  
세례 받고 성당에 열심히 다녔다고 해서 무조건 하늘나라의 행복을 보장받을 수 있을까요? 오늘 예수님께서 영원한 생명을 받아 하늘나라에서 행복할 수 있는 비법을 알려주셨습니다.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힘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루카 10, 27)
  
사랑이시며, 그 사랑을 몸소 실천하심으로 우리에게 알려주셨던 주님을 닮지 못한다면 우리 역시 복음에 나오는 사제, 레위인과 다를 게 뭐 있겠습니까?
  
어느 시인이 말했습니다. “서로를 안아주라고, 신은 우리에게 두 팔을 주었다.” 그렇게 우리에게 이웃을 사랑할 수 있도록 안아줄 수 있는 두 팔이 있음을 잊지 맙시다. 그리고 오늘 예수님께서 말씀을 잊지 말고 실천하도록 합시다.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 (루카 10, 37)
  
형제자매 여러분, 연중 제 15주일 오늘은 또한 농민주일입니다. 외국의 값싼 농산물들에 맞서 건강한 우리네 먹거리들을 지켜나가는 참 농민들을 위한 사랑 역시 잊지 말고 실천하도록 합니다. 아멘.
군종교구 김용한(세례자 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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