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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과 되새김 - 윤경재

108 윤경재 [whatayun] 2010-12-11

 
 

질문과 되새김 - 윤경재

 

“율법 학자들은 어찌하여 엘리야가 먼저 와야 한다고 말합니까?” 하고 물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과연 엘리야가 와서 모든 것을 바로잡을 것이다. 엘리야는 이미 왔지만, 사람들은 그를 알아보지 못하고 제멋대로 다루었다. 그처럼 사람의 아들도 그들에게 고난을 받을 것이다.” 그제야 제자들은 그것이 세례자 요한을 두고 하신 말씀인 줄을 깨달았다. (마태 17,10-13)

  

공부 잘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 길이 있답니다. 하나는 배운 것을 복습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배울 것을 미리 예습해보는 것입니다. 그런데 예습이 훨씬 도움 된다고 합니다. 예습의 효과는 이해가 안 되거나 궁금한 것이 생겨 그 대목에 가서는 집중이 더 잘되기 때문이랍니다. 수업 중에 새로운 질문 거리가 많이 생긴다든가, 선생님께서 자신의 생각과 다르게 설명하신다는 것을 쉽게 알아챕니다. 또 예습은 학생에게 자신감을 줍니다.

인간의 두뇌는 입력된 기억이 소멸하게 되어 있습니다. 잊는다는 것이 꼭 나쁘지만도 않습니다. 그래야 나쁜 기억을 지울 수 있고, 그 사이에 전혀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며 추론과 창조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라지는 기억을 되살리려면 입력된 정보를 자신이 취사선택하여 복습하는 방법이 제일 좋습니다. 

세계 인구수와 비교하면 얼마 안 되는 유대인들이 노벨상을 휩쓸고 있는 이유가 그들의 교육 방법이 뛰어나서랍니다. 그들은 자녀들에게 먼저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고 질문과 되새김을 강조했습니다. 조상의 얼을 후세에 전달하기 가장 좋은 방법을 찾다 보니 깨달은 지혜이었습니다. 

주위 민족들이 온통 다른 신을 섬기고 있는데 독특하게 자신들만의 창조주 유일신을 믿는 정신을 유지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더군다나 유대인들은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하느님의 형상을 만드는 것마저 금지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녀들의 상상력을 발휘해야 했고, 질문을 유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 다른 이방 민족 신들에게 휩쓸리지 않도록 하려면 계속 자신들의 가르침과 계명을 반추해야 했습니다. 

시편 첫 편에서 이 가르침을 강조합니다. 질문과 되새김을 자연스럽게 유도합니다. “행복하여라! 악인들의 뜻에 따라 걷지 않고 죄인들의 길에 들지 않으며 오만한 자들의 자리에 앉지 않는 사람, 오히려 주님의 가르침을 좋아하고 그분의 가르침을 밤낮으로 되새기는 사람.” 먼저 1,2절에서 행복하다고 선언하고 나서 마지막 6절에서 왜 행복한지에 대해 그 이유를 설명합니다. “의인들의 길은 주님께서 알고 계시고 악인들의 길은 멸망에 이르기 때문일세.” 

오늘 복음에서 율법학자들이 엘리야가 먼저 와야 한다는 말을 했다고 적었습니다. 이 말뜻을 음미해보면 그들이 조상에게서 전해 내려온 내용을 잘 기억하기는 하지만, 엘리야가 왜 먼저 와야 하는지 질문하지 않았다는 질책이 숨어 있습니다. 그런데 제자들은 그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율법학자들은 메시아가 오려면 아직 멀었다고 여기고 넋 놓고 살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자들은 자신들의 스승이 혹시나 메시아일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지녔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차이가 제자들과 율법학자들이 예수를 바라보는 큰 차이였습니다. 

제자들의 질문에 예수께서는 “과연 엘리야가 와서 모든 것을 바로잡을 것이다.”라고 대답하십니다. 지금 우리가 들으면 약간 생뚱맞다는 느낌이 드는 대답입니다. 질문과 대답이 정확하게 조응하지 않는 느낌을 받습니다. 예수께서는 제자들의 질문을 ‘왜 엘리야가 먼저 와야 하는지?’로 살짝 비트신 것입니다. 그것을 먼저 물어야 한다는 가르침입니다. 

우리가 성경을 읽을 때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한 가지는 왜? 냐는 질문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잘 모르거나 문맥이 껄끄러우면 반드시 의문을 가져야 합니다.

 

“학생이 준비해 왔을 때 선생님께서 마침 나타나듯이, 받아들이는 사람이 준비되어야 비로소 줄 사람이 나타나는 법이다.” -척 스페자노

깨달음이란 아무 준비 없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경구입니다. 하느님께서도 인간에게 구원의 선물을 주실 때 최소한의 준비 자세를 갖추게 하실 의도가 있으셨습니다. 그래야 더 절실하게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대림시기를 맞아 하느님 구원의 표징이신 아기 예수님을 영접할 준비를 맞갖게 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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