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 수녀 게시판
- 새 소임을 받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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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최인숙 [sr-dibs] 2013-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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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소임을 받으며최남순수녀70고령의 아브라함이고향을 떠나미지의 땅으로 갔다.우리도 소임 바뀔 때마다짐을 챙기며임종 연습을 한다.뽑힐 때와 이식될 때잔뿌리 아프게 끊어지며옮겨진 새 땅에 뿌리 내린다순명하는 마음엔 축복 가득한데드맑은 날씨에 눈물은어디서 기다렸다소낙비 되어 내리는가.살아 있는 동안유독 정을 주고받은 이하나도 없었건만떠날 땐 항상짝사랑한 사람처럼아픔과 후회로 얼룩진다.험한 세상에철없는 아이들만잔뜩 남겨두고영원히 눈을 감는모정에 비길까.다가오는 죽음을저항할 수 없듯,소중히 받아들이는 마음속으로뜨거운 눈물 까닭 없이 내리는데마지막 목숨의 발령은 언제일까.오늘도 마음의 유서를 쓰며멀고도 가까운아버지 집을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