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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부부의 이야기

14308 정명철 [mchung] 2015-05-21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소개하고자 하는 부부는....

방배동 신구빌라트 1동 801호에 사시는 윤현만, 최데레사 부부입니다.

늘 성당에 열심이시고... 부인은 평일미사도 열심히 다니시는 분입니다.

불우했던 어린 시절을 극복하고... 자녀득과 손주까지 보시고 유복한 노후생활을 하고 계십니다.

 

이야기는 30여년전으로 돌아갑니다.

이 분들이 청평에서 사슴농장을 한다며 낙향한 시절입니다.  돈이 없어 등기도 없는 가옥 한채만구입하고...대지와 인근 텃밭은 임차하여 살던중... 고약한 주인의 심술로... 이 집에 들어가는 식수원을 차단당합니다.  억울한 나머지... 서울로 올라와 친척들에게 그 땅의 매입을 호소하지만... 누구도 이를 귀여겨 듣지 않습니다.  투자의 대상으론 전혀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때 윤현현만씨의 사촌여동생인 제처가 이를 불쌍히 여겨... 그 땅을 매입합니다.  사촌 오빠가 불쌍하다는 이유만으로... 그런데 윤현만씨는 농지라 현지 거주인만이 구입할 수 있다하며... 등기를 자기 앞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여... 사촌지간인지라.... 윤현만의 명의로 등기를 합니다.

 

두딸들이 서울에서 학교를 다녀... 거의 매주 제가 제 가족과 함께 두딸을 데리고 청평으로 갔다가 서울로 돌아오는 일을 반복하였습니다.  딸들과 헤어져 살던 이 부부는 저에게 이렇게 딸들을 볼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에 깊이 감사해했습니다.  이후 산재한 여러 필지의 땅들을 조금씩 처분하는 과정에서 저는 대금의 10%를 아무런 조건없이 윤현만씨에게 주었습니다.  나보다 조금은 어렵고 살았고... 명의가 그분이름으로 되었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그간 토지에 나오는 모든 세금도 내가 내고... 등기권리증도 내가 보관하여 왔습니다.

 

금년 4월 중순입니다.  저희도 형편이 어려워줘... 그 땅을 팔고 싶어했지만... 팔리지도 않고...

가격도 평당 50만원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30년을 보유하고도 평당 100만원도 안되니...투자로는 형편없는 성적이지요.  그러던중 윤현만의 둘째딸인 윤혜경이 연락이 와서 땅을 팔아 주겠다는겁니다.  반가웠습니다.  그러나 그런 조급한 마음이 화근이었습니다.

매수자가 윤혜경 남편인 최준의 지인이라며... 저의 집을 두 부부가 찿아와 계약을 하게 됐으니 등기권리증을 달라는 겁니다.  같이 계약 장소에 동행하자 하니... 곤란하니...자기들만 가야한다는겁니다.  그래도 사촌지간인데 무슨 일이야 있으랴 싶어 권리증을 주었습니다.   잔금을 받은 후 명의를 빌려준 댓가라며.... 잔금을 주지 않는겁니다.  식수가 끊겨...울며 땅좀 매입하라고 호소하던 사람들이... 그 호소에 투자도 아닌 토지 매입을 해주었던 고마운 사람들에게... 이렇게 합니다.  억울해서 집으로 찿아가도 문도 열어주지 않고... 전화도 안받고... 철저히 외면합니다.

법적으론 뽀족한 방법이 없습니다.  그런 방법이 있다면 여기에 글을 쓰지도 않았겠지요.

저희도 형편이 많이어려워져.... 아들 회사는 부도나고... 제처는 몸져 누웠습니다.

 

둘째딸이 남편 몰래 사업하다 큰 빚을 졌다는 윤현만의 말을 어느 친척이 전해 주었습니다.

아마도 그 빚을 갚으려 무모한 욕심을 부렸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남을 희생하여 자기 욕심을 채우는건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윤혜경, 최준 부부와 아들은 윤현만, 최데레사 부부와 함께 신구빌라트 1동 801호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오늘 평일미사에도 갈지도 모릅니다.  이분들의 회개와 회심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원래는 착한 사람들이었는데... 돈이라는 욕심때문에 신자의 양심마저 저버린 불쌍한 사람들입니다.  호소 할 길 없어... 여기에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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