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노(忿怒)를 조절(調節)하는 방법(方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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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6 지성득 [jaugustino] 2016-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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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忿怒)를 조절(調節)하는 방법(方法)
개인(個人) 간의 갈등을 주로 해결(解決)하는 지금은 분노를 함부로 내보였다가는 이상한 사람이 돼 버린다. 그래서 분노감이 느껴질 때 두려움이 느껴지는 것이다.
“운전 중 화가 나면 주체(主體)할 수 없어요.” 그렇게까지 화 낼 이유(理由)가 없는 대상에게 과도(過度)한 분노 반응이 나와 당황했다며 분노 조절(調節)에 대한 고민(苦悶)을 이야기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 이와 관련(關聯)해 사연(事緣)을 하나 소개 하고자 한다.
“분노 조절이 안 돼서 힘들어요. 별것 아닌 일에도 순간적(瞬間的)으로 이성(異性)을 잃고 심하게 화를 내어 상대방에게 상처를 줍니다. 그리고 나면 금세 제 행동에 후회가 되고 상대방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들어요. ‘분노조절’이라고는 하지만, 저보다 윗사람이나 강한 사람 앞에서는 잘 조절되는 걸 보면 제가 참 못된 사람이구나 싶기도 하고요. 분노는 어떻게 다룰 수 있나요 그리고 분노 조절이 안 되는 원인은 무엇일까요”
화, 분노는 그 자체로 병적(病的)인 감정(感情) 반응은 절대 아니다. 분노는 내 마음의 공격(攻擊)성과 연결돼 있다. 무언가 내게 위협(威脅)이 있을 때 분노 반응이 일어나면서 싸울 태세를 갖추게 된다. 남이 나를 때리는데도 화가 안 나면 내 공격(攻擊)성을 사용하기가 어렵다.
분노는 나를 지키기 위해 공격(攻擊) 행동(行動)을 일으키는 감정(感情) 신호(信號)다. 분노해야 결투(決鬪)에서 승리(勝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직접적(直接的)인 결투보다는 법체계(法體系) 같은 사회(社會) 시스템으로 개인 간의 갈등(葛藤)을 주로 해결(解決)하는 지금은 분노를 함부로 내보였다가는 이상한 사람이 돼 버린다. 그래서 내 분노감이 느껴질 때 두려움이 느껴지는 것이다.
외부(外部)로 터져 나와 행동(行動)화하면 어쩌지 하는 불안(不安)이 발생(發生)하는 것이다. 윗사람이나 강(强)한 사람 앞에서 잘 조절(調節)되는 것은 분노를 표현(表現)했을 때의 결과(結果)에 대한 두려움이 크기 때문에 더 강(强)하게 찍어 누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렇게 누르다 보면, 뚜껑이 막힌 치약을 꾹 눌렀을 때 옆구리에서 치약이 세어 나오듯, 엉뚱한 곳에서 화가 터져 나올 수 있다.
내 차 앞에 끼어든 차의 운전자가 평생의 원수처럼 느껴져 보복 운전까지 나오는 것이 그 예(例)에 해당한다.
요약하면, 분노 자체는 병적인 반응이 아니다. 그러나 상대방(相對方)에게 표현(表現)을 하면 분노는 공격(攻擊)이기에 관계는 일단 손상(損傷)이 생기게 된다.
그렇다고 그냥 찍어 누르면 분노는 더 진하게 성숙(成熟)되고 엉뚱한 곳에서 화풀이를 하게 돼 나에게 손실(損失)을 입힐 수도 있다. 그리고 분노감을 참으며 억지로 겉으로만 아무 일 없는 척 유지 하는 관계(關係)도 내게 유익(有益)을 줄 것은 없다.
화를 낼 가치(價値)가 있을까.
분노(忿怒)라는 감정(感情)을 조절(調節)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분노를 그냥 참고 마음 안에 쌓아 두다 보면 묵은 김치처럼 더 시큼하게 발효(醱酵)가 돼 버리기에, 그때그때 해결(解決)해 주는 노력(努力)이 필요(必要)하다. 거창한 철학적(哲學的) 대안(代案)은 아니고 일상(日常)에서 써볼 만한 소박(素朴)한 분노 대처(對處)법을 소개(紹介)한다.
우선 분노(忿怒)감이 생기면 하루 정도는 표현(表現)하지 않고 내 감정(感情)을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흥분(興奮)한 상태라 과도한 공격(攻擊) 반응이 나와 상대방뿐 아니라 자신에게도 손해(損害)를 끼칠 수 있고, 내 마음 상태가 안 좋아 그냥 지나갈 일에도 화를 낸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몸에 혈당(血糖)이 떨어져 배가 고플 때 부부싸움이 늘어난다는 연구(硏究)도 있다.
이런 경우는 화낼 필요도 없이 밥을 먹으면 분노(忿怒)가 가라앉게 된다.
수일간(數日間) 감정을 지켜보았음에도 분노감이 지속(持續)된다면 ‘화를 낼 가치(價値)’가 상대방에게 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다. 누군가에게 분노(忿怒)를 표현(表現)하는 것은 내 마음도 다치게 하는 일이기에 그럴 가치(價値)가 없는 상대라면 그냥 관계(關係)를 멀리하거나, 상대방에 대한 긍정적(肯定的)인 마음을 거두는 것으로 분노(忿怒)를 표현(表現)하는 것이 좋다. 분노의 반응(反應)은 내가 아픈 만큼 상대방의 마음을 불편(不便)하게 하려는 공격(攻擊)적 성향인데 오히려 상대방 마음을 편하게 만들 수도 있겠다.
화를 낸다는 것은 어찌됐건 성숙(成熟)한 행동은 아니므로 도리어 상대방(相對方)이 ‘착한 척 하더니 너 그럴 줄 알았어’란 식(式)으로 자신(自身)의 잘못을 합리화(合理化)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화를 낼 때 구체적(具體的)으로
화를 낼 가치가 있다면 최대한 구체적(具體的)으로 상대방의 어떤 행동(行動)이 나를 속상하게 했는지를 말해주어야 한다. 구체적인 지적(指摘) 없이 격분한 나머지 그냥 통으로 (두루뭉실하게)“넌 성격(性格)이 이상해.” “넌 가망이 없어.” “너희 집안은 왜 그러니”하는 식으로 분노(忿怒)를 표현(表現)하면 이것은 관계 개선이 될 수가 없겠다. 마음의 상처만 더 커지게 된다.
한 여성이 남자친구가 여자 후배들과 격 없이 지내는 것이 매우 싫었다. 몇 번을 이야기해도 고쳐지지 않아 싸움도 잦고 이별(離別) 직전(直前)까지 간 상황(狀況) 이었다.
막연히 남자 친구에게 이야기하지 말고 종이에 구체적(具體的)으로 2~3개 항(項)을 적어 이것을 지켜 달라고 말하라고 조언(助言) 했었다. 예(例)를 들면 ‘일 관련(關聯)으로 만나는 것은 어쩔 수 없겠지만, 개인적(個人的)인 만남까지는 하지 않기’ 등으로 말이다.
어차피 헤어질 생각도 있는데 밑져야 본전(本錢)이지란 생각으로 해보라고 했었다. 그러나 이후(以後) 관계가 좋아져 연애(戀愛)를 잘하고 있다.
그렇게 여러 번 화를 냈는데도 여자 친구가 무었을 싫어하는지도 모르고 있었고 의외(意外)로
여자 친구의 제안(提案)을 쉽게 받아들여 놀랐다는 것이다.
상대방에게 섭섭한 것을 이야기할 때는 칭찬(稱讚)을 곁들이는 것도 좋겠다. “이런 점은 참 좋아. 그런데 이런 점이 나를 화나게 해”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래야 상대방(相對方)이 자신의 변화(變化)에 기분 좋게 동기부여(動機附輿)를 줄 수 있겠다.
좋은데 더 좋은 사람으로 나를 변화(變化)시키는 모양이기 때문이다.
윤 대현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Money 10 월호 중에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