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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홍) 2024년 11월 22일 (금)성녀 체칠리아 동정 순교자 기념일너희는 하느님의 집을 ‘강도들의 소굴’로 만들어 버렸다.
명동성당(明洞聖堂) 농성 관련 게시판
10월 8일(금) - 14일(목)

182 정성환 [franco2] 1999-10-15

  그동안의 명동성당 언덕에는 13일(수) "방송법의 올바른 제정을 위한" 방송법위원회의 철야농성이 시작된 것 외에는 큰 변화없이 일상적인 시위만 계속되고 있다.

 

  8일(금)과 9일(토) 양 이틀에 걸친 교육대책위의 "등록금 삭감, 국가교육재정 확충, 국공립대 민영화 저지, BK21 전면 백지화, 임시교원양성소 철폐"를 위한 전국 대학생의 동맹휴업과 총궐기대회 투쟁으로 300여명의 학생들이 시위를 벌였으며,

 

  10일(일)에는 한국전력 3,000여명이 "인원감축"에 대한 반대시위를 벌였다.

 

  12일(화)에는 삼청피해자 대책위 영감님이 찾아와 하소연을 하셨다. 한총련과 함께 쓰도록 되어 있으면서, 사실은 삼청피해자들을 위한 천막에서 학생들에게 밀려났다는 것이다. 아무리 이야기를 하려해도 범투본(범민련)과 함께 하는 그들을 설득시킬 수 없어 하는 수 없이 천막을 떠날 수 밖에 없었다며, 여전히 힘의 논리가 이곳 명동언덕에서는 통한다고 울분을 토해 내신다. 듣고 있던 나도 화가 치밀어 오른다. 사실 범투본은 사전영장 발부자 3명을 위해 천막을 쳤는데, 이를 전국연합이 함께 들어오면서 2동의 천막을 쳤다. 그런데 이제는 가장 오래된 천막이 되어 터주대감 행세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국연합이 떠나며 천막을 거두라고 했을 때, 다른 이들에게 이를 함께 쓰도록 하겠다는 애초의 약속은 어디로 가고 기득권을 앞세워 통제하려는 것인지 알수가 없다. 또한 여기는 다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이 자신들의 입장을 널리 알리려고 하는 곳인데 여기서 조차 약자들이 소외된다면 언덕은 그 의미를 잃는 것이기에 그런일이 일어나서도 않된다. 시정을 시키겠다고 말한 후, 다시 찾아오면 원래의 천막을 찾아주겠다고 하였다.

 

  13일(수)에는 방송법 재정에 관한 문제로 협의체 대표들이 찾아와 18일까지 철야농성을 하겠으니 장소를 제공해 달라고 부탁을 한다. 이미 언덕은 다 차있고 하니 다른 천막들과 협조를 해서 함께 쓰도록 양해를 구해주겠다고 하자 이미 범투본과 이야기를 한 결과는 거부당했다는 것이다. 이제는 더 참을 수가 없다. 범투본은 무엇이기에 또 이들에게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일까? 하는 수 없이 가톨릭대학생 연합회 지도신부인 나신부를 찾아가 사정을 하고 언덕을 다시 정리할 때까지만 이들을 받아 달라고 하자, 흔쾌히 승락을 한다. 지난번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단식농성장으로 쓰던 사무실을 내어 주었다. 모두들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기뻤다.

 

  이일을 처리하고 언덕으로 내려가 교육대책위 대표를 만나니 1차 농성이 끝났고 계속 2차 농성을 하려하니 양해를 해 달라고 부탁을 한다. 그럼 2차 농성이 끝나는데로 철수하라고 말한 후, 범투본 천막을 찾아가 항의를 한 후, 이틀의 시간을 줄터이니 한동의 천막을 철거해 달라고 요구하고, 만일 천막을 철거하지 않을 경우 나 혼자서라도 천막을 철거하겠다고 말했다. 이것은 도덕과 정의를 외치는 사람들이 그렇지 못하다면 결국 당위성을 상실했기 때문에 여기서 더 머무를 자격이 없다고 설명을 했다. 그러나 사전영장이 발부되 도움을 요청한 애초의 3사람을 위해서는 재판이 열리는 11월 5일까지는 한동의 천막을 쓰도록 하겠다는 약속은 지키겠다고 했다.

 

  늘상 생기는 일중에 이럴 때가 가장 힘들다. 천막을 오래치고 있으면 이제는 자신들의 문제 보다도 오히려 내부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이 문제는 결국 성당측과의 문제로 발전을 해, 어쩔 수 없이 성당측과 마찰을 빚을 수 밖에 없게 된다. 이 문제는 결국 한정된 땅에서 잘못된 정치로 인해 당하게 되는 여러갖지 어려움들을 호소하기 위해 끊임없이 이곳으로 몰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문제의 해결을 바라는 마음도 간절하겠지만 서로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속에서 이를 슬기롭게 해결을 하지 못하는 이기심에서 나오는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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