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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백) 2024년 11월 21일 (목)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자헌 기념일예수님께서 제자들을 가리키시며 이르셨다. “이들이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다.”
대림 제 1 주일(나해)

120 류달현 [dalbong6] 2002-12-02

이문동 교우 여러분, 한 주일 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이제 헤어져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2년동안 정말 많이 도와주시고 사제로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가를 알려주셨던 모든 교우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참으로 저에겐 행복한 2년이었습니다. 난곡동으로 가더라도 처음 보여주신 여러분들의 사랑을 잊지않고 기도중에 기억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혹시 저의 잘 못이나 언행으로 인하여 상처를 받으신 분들이 있으시다면 너그럽게 용서해 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그저 열심히 하려고 했던 초보신부의 실수라고 생각하시고 용서해 주시기를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그리고 저 때문에 냉담하고 계시는 이웃 신자가 계시다면 이제 떠난다고 다시 나오셔도 된다고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저의 마음을 담아 시 한편을 들려드리겠습니다.  

공존의 이유(누가 지었는 지는 모릅니다. 저의 팬클럽 게시판에 올라온 글입니다. 참고로 팬클럽 카페이름은 달봉뜨다입니다.)

깊이 사랑하지 않도록 합시다. 우리의 인생이 그러하듯이 헤어짐이 잦은 우리들의 세대, 가벼운 눈웃음을 나눌 정도로 지내도록 합시다. 우리의 웃음마저 짐이 된다면, 그때 헤어집시다. 어려운 말로 이야기 하지 않도록 합시다. 당신을 생각하는 나를 얘기 할 수 없음으로 인해 내개 어디메쯤 간다는 것을 보일 수 없으며 언젠가 우리가 헤어져야 할 날이 오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만큼 사랑합시다. 우리 앞에 서글픈 날이 오면 가벼운 눈웃음과 잊어도 좋을 악수를 합시다. 그런데 저는 헤어지기가 어려울 정도로 여러분들 너무 많이 깊이 사랑해버린 것 같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에 대해서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는 오늘 대림 1주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대림절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교회는 성탄 전 네째 주일부터 대림절을 지냅니다. 대림절은 옛날 주께서 친히 이 세상에 오신 것을 기념할 뿐 아니라 또 우리에게 지금 이 자리에 오시는 주님의 현존하심을 뜻합니다. 더 나아가서는 장차 이 세상 마칠 때에 영광 중에 오실 주님의 재림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교회는 상징적으로 4주간을 주님을 맞이할 준비 기간으로 정하고, 주님께서 가까이 오심을 기념합니다. 그러나 기념이라고 해서 단순히 과거의 사건을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다시 실현하는 것입니다. 과거의 사건들은 하느님께서 인간들과 만나셨던 사건입니다. 우리는 그 사건을 기념하는 전례를 거행하는 신앙 안에서 과거 그 사건 안에 나타났던, 그 사건의 본질적인 은총을 지금 받는 것입니다.

신앙인들은 전례를 통해서 과거에 인간들에게 당신의 마음을 열어 주셨던 주님을 오늘날에도 만나는 것입니다. 오늘날 신앙인들이 전례를 통하여 하느님을 만나는 것입니다. 외적인 상징을 통해서 내적으로 그 상징이 표시해 주는 은총을 주는 것을 성사라고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교회를 구원의 성사라고 합니다. 우리는 대림절의 상징적인 4주간 동안의 전례를 통해서 실제로 내적으로 주님을 만나 뵙는 것입니다. 대림절 전례의 골자는 하느님의 임하심을 갈망하는 고대(苦待)요, 희망이며, 기쁨이며 주님의 오심을 준비하는 '회개하라'는 경고입니다. 대림절의 주제와 관련하여 대림절 전례에 등장하는 3대 인물은 이사야 예언자와 세례자 요한과 구세주의 어머니 마리아입니다. 대림절 전례의 독서는 구세주를 고대하는 구절이 풍부히 들어 있는 이사야 예언서를 읽게 되는데, 메시아를 보내시리라는 믿음과 기대에 가득찬 이사야의 말씀은 오늘날에도 하느님을 갈망하는 신앙인들의 외침이어야 할 것입니다. 또 한 분의 인물 요한 세자는 요르단 강변을 무대로 곧 오시는 주님을 맞이하기 위해 회개를 경고한 분입니다. 요한의 말씀은 '참빛'이신 예수님이 오신 지금에는 잊어 버려도 좋을 말씀이 아닙니다. 오늘날에도 우리 각자가 필요한 준비를 하도록 가르치는 말씀입니다. 그것은 오랜 옛날 어느 한 때에 일어나고 지나가 버린 사실이 아닙니다. 항상 적용되는 진실로 우리 귓전에 울려오고 있습니다. 요한이 설교한 회개가 예나 지금이나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길이며 하느님과 만나는 길임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입니다. 모든 신앙인들은 정신을 가다듬고 정신적으로 요르단강에 이르러 요한 세자의 경고 말씀에 귀를 기울일 때가 바로 대림절을 지내는 지금입니다. 이사야, 세자 요한, 마리아 이 세 분은 한결같이 아직 나타나지 않은 구세주에게 우리의 주목을 끌어 줍니다. 그 분위기는 예언자의 괴로운 동경(憧憬)에서부터 젊은 어머니의 행복한 기다림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서로 다른 색조가 얽혀 있습니다.

고대와 경고, 희망의 색조가 조화된 대림절을 살아가는 우리의 자세는 어떠한가? 우리는 과연 구세주 오심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가? 어쩌면 우리는 구세주가 필요 없는 존재인양 의기양양하게 살아가는 자신에 넘친 현대인은 아닌지, 어쩌면 우리는 구세주 오심의 문제는 생각해 보지도 않는, 그러나 멋모르고 흥청대는 속세의 위인들의 명절인 크리스마스를 고대하는 무심한 신자들은 아닌지, 우리는 대림절에 구세주를 맞이하기 위해 모두 지난날을 뉘우치고 회개해야겠습니다. 우리 마음의 길이 굽었다면 곧게 해야겠고, 우리 마음이 울퉁불퉁 하다면 평탄하게 하여 오시는 예수님을 맞이해야겠습니다. 이기심이나 그릇된 욕망으로 가로막힌 길에, 죄로써 태어나간 길에 터널을 뚫고 다리를 놓아 주님이 오실 수 있게 준비해야겠습니다. 주님은 과거에 나신 것이 아니고 지금 이 자리에서 내게 오시고 계십니다. 또 주님은 분명 세상 마칠 때에 영광 중에 다시 오실 것입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 내게 오시는 주님을 영접할 준비를, 또 마지막 날에 오실 주님을 맞이하기 위해 우리는 주님만을 고대하고 주님만을 위해 우리의 마음을 활짝 열어 놓고 준비해야겠습니다. 그 첫 주에 듣게 되는 주님의 말씀은 늘 깨어있으라는 말씀입니다. "집주인인 돌아올 시간이 저녁일지, 한밤중일지, 닭이 울 때일지, 혹은 이른 아침일지 알 수 없다. 그러니 깨어 있어라. 주인이 갑자기 돌아와서 너희가 잠자고 있는 것을 보게되면 큰일이다. 늘 깨어있어라" 늘 깨워있어야 합니다. 늘 깨어있을 때 우리는 언제 오실지 모르는 주님을 만나뵈올 수가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늘 깨어있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늘 깨어있음은 하느님의 말씀에 귀를 열어놓고 있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며 가장 보잘 것 없는 이들에게 사랑을 베푸는 것이 바로 깨어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합니다. 깨어있으라는 주님의 말씀은 그저 단순한 경고가 아니라 사랑의 초대임을 기억합시다. 오늘부터 시작되는 대림 시기를 아무쪼록 잘 지낼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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