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령 강림 대축일
-
122 김인권 [93kik] 2003-07-08
-
성령강림 대축일
오늘은 성령강림 대축일입니다.
삼위 일체의 한 위격이신 성령은 예수님의 말씀 그대로 ’협조자’ 이신데, 바로 그 분이 우리 곁에 내려 오신날인 것입니다.
우리로 하여금 하느님의 말씀을 잘 알아듣고, 또 하느님의 말씀대로 살 힘을 주시는 분, 그리고 내세와 영적인 복만이 아니라, 현세적인 축복도 함께 주시는 분이 바로 성령이십니다.
주님께서 승천하신 이유가, 우리로 하여금 이제 당신께서 가르쳐 주신 그 모든 일을 스스로 하게끔 하신 것이라면, 강림하시는 성령께서는, 세상에 살면서 인간적인 나약함과 유혹으로 인해 그분을 따르지 못하는 우리에게 힘과 용기와 은총을 주시는 분입니다.
오늘 독서에서 제자들은, 주님의 부활과 함께 그분의 사명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두려움에 싸여서 한 곳에 모여 있었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기적의 자리에 있었고, 기적의 음식을 먹었던 그들인데, 소경이 눈을 뜨고, 중풍병자가 일어났던 그 현장을 목격한 그들인데 무서워서 숨어있었습니다.
그 때, 바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성령께서 내려 오셔서 그들의 마음을 불처럼 뜨겁게 만드셨습니다.
순간, 그들의 마음은 비로소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과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사업에 동참하려는 열정으로 가득 차게 되었음을 성서는 전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비로소, 자신들이 왜 그토록 두려움에 떨었는 지 의아해 할 정도로 용기와 힘과 위로를 얻어 세상으로 나갈 수 있었습니다. 주님께서 가르쳐주신 복음이 과연 나와 내 가족과, 그리고 모든 이를 행복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라는 믿음을 뜨겁게 가질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바로 이 시기, 성령께서 제자들에게 내리신 날인 오순절을, 교회의 시작으로 보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힘, 우리를 주님께로 우리를 사랑으로 이끄시는 주님의 손길, 우리 마음을 때때로 알 수 없는 충만함, 기쁨과 평화로 이끄시는 분이 바로 성령이심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또한, 오순절 성령의 강림으로 변화된 제자들처럼, 우리는 성령의 이끄심으로 용기있고, 확신을 갖고 살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서로 사랑하고, 그 사랑을 모두 안에 피워나가야 함을 그 사랑의 메시지를 전해야 하고, 증거해야 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흐르지 않는 물, 고여있는 물이 썩듯이, 성령의 움직임은 우리를 통해서 전해지고, 움직여서 모두에게로 전해져 가도록, 우리는 신앙생활을 성령의 움직임에 맡겨야 할 것입니다.
성령께서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든, 하느님의 뜻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무엇이든 다 들어주실 성령께서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것이 오늘 복음을 통해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또한 그리스도의 평화가 우리 모두에게 전해지듯이, 성령을 통한 기쁨과 용기를 우리 안의 평화로 드러날 수 있도록 이 미사 안에서 은총을 청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