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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 전례-기도하는 교회14: 사랑의 성사인 성찬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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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기도하는 교회 (14) 사랑의 성사인 성찬례
지난달까지 우리는 전례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들과 전례 거행 안에 사용되는 표징들을 간략히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달부터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전례 헌장이 밝히는 것처럼 가톨릭 신자들의 신앙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활동인 성찬례와 성찬례가 거행되는 미사에 대해서 살펴보려 합니다. 이를 위해 먼저 성찬례에 관한 신학적, 영성적 의미와 역사를 간략히 살펴보겠습니다.
전례는 교회 활동의 전부는 아니지만 “교회의 활동이 지향하는 정점”이며. 동시에 “교회의 모든 힘이 흘러나오는 원천”입니다. 즉 전례 거행을 통해, 특히 성체성사가 거행되는 성찬례에서 하느님의 은총이 흘러나오고, 교회의 모든 활동이 목적으로 하는 구원 곧 인간의 성화와 하느님께 찬미와 찬양을 드리는 일이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집니다(전례 헌장 10항 참조).
이처럼 가톨릭 신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성찬례는 하느님의 놀라운 선물입니다. 사랑의 성사인 성찬례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모든 인간의 구원을 위하여 당신 자신을 내어주시고, 이를 통해서 한없는 하느님의 사랑을 우리에게 드러내시는 선물입니다(사랑의 성사 1항 참조).
성찬례는 “지혜의 오묘함과 사랑의 어리석음”을 동시에 드러냅니다. 또한 성찬례는 구원의 신비를 드러내는 정점을 이루며, 하느님의 구원 계획이 가장 단순한 방식으로 성취되었음을 보여 줍니다. 신앙의 질서 안에서, 성찬례는 세상 끝 날까지 교회의 여정과 함께할 궁극적인 선물입니다. 그리고 이 선물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단 한 번에 모든 사람을 위하여 이루어진 구원을 모든 사람에게 전해줍니다(성체 성사, “하느님 생명의 선물인 성찬례”, p.183 참조).
성체 성사 안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몸과 피를 생명의 양식으로 내어주시며, 우리를 “끝까지” 사랑하고 계십니다. “제대의 성사”에서 주님께서는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된 인간을 만나시고, 우리의 길벗이 되어 주십니다(사랑의 성사 2항 참조). 성체 성사 안에서 우리는 구원의 은총을 얻을 뿐 아니라 은총을 주시는 분까지 만나게 됩니다. 그리스도께서 가장 직접적이고 실질적으로 당신을 드러내시기에 성사 중에 가장 탁월한 성사는 성체 성사입니다. 따라서 성체 성사의 거행인 성찬례는 단순히 과거 사건의 기억이 아닙니다. 성찬례 안에서 그리스도의 살과 피가 빵과 포도주의 형상 안에 현존합니다. 그리고 주님께서는 당신의 몸을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의 양식으로 내어주십니다. 또한 성찬례 안에 현존하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 죄의 용서와 구원을 위해 십자가 위에서 바치신 희생 제사를 계속 새롭게 바치십니다.
이처럼 놀라운 구원의 신비가 드러나는 성찬례는 우리에게 “하느님의 본성 자체인 사랑의 진리”가 드러나는 장소입니다. 당신의 모든 것, 사랑하는 아들까지도 인간의 구원을 위하여 내어주시는 성부 하느님의 사랑이, 그 사랑을 성체 성사 안에서 끊임없이 새롭게 우리에게 주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 성찬례를 통해 보여집니다. 이 사랑이 신앙생활의 원천이며, 이 사랑을 충만히 누리며 살아가는 것이 그 정점입니다.
물론 성찬례를 통해 드러나는 하느님의 사랑과 구원을 온전히 이해하고 충만히 살아감으로써 복음을 선포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성찬례 안에서 하느님께 받은 사랑을 먼저 기억할 수 있다면, 그리고 그 사랑에 감사할 수 있다면 우리는 미사 참례를 통하여 새롭게 살아갈 힘을 얻을 것입니다. 오늘 참례한 성찬례를 통해서 우리 삶의 여정을 함께 걸어가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고 그 사랑 안에서 기쁨을 되찾으시면 참 좋겠습니다.
[2025년 5월 18일(다해) 부활 제5주일 청주주보 3면, 김형민 안토니오 신부(교구 복음화연구소장)] 0 22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