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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 보리밥에 얽힌 친구를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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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태선 [thereseryu] 쪽지 캡슐

2015-02-09 ㅣ No.83872

 

요즘은 초등학교지만 당시 국민학교 시절 친구를 53년만에 만났습니다.

그것도 명동성당 성모동산에서 촛불을 키고 잠시 기도후 계단을 내려오는데 아까부터  덩치가 있는 중년에 아주머니가 계속 흘끔흘끔 쳐다보기에  이상한 사람이다 라고 생각하고 샬트르 수녀원에 아는 수녀님 뵈러 가려고 뒤돌아 가려는데 그 아주머니가 혹시 대구에 살지 않았냐고 제이름과 국민학교이름을 또렸이 말하기에 맞는데 누구시냐고? 하니 쌀밥을 먹게 해준 김아무개라고 말하는데 무슨 뜬금 없는  쌀밥?? 생각이 나지 않아 머뭇 거리니 그때 상황을 쭈욱 설명하기에 그때서야 서로 손을 맞 잡으며  세월이 얼마냐고 어떻게 나를 알아 봤냐고? 하니 처음에는 긴가민가 했다며 일단 물어나보자 생각하고 제게 다가 왔답니다.

수녀원 가는건 다음날로 미루고 성당앞 커피집으로 들어가 이야기는 시작되었습니다.

거슬러 올라가 저희들 국민학교 시절 점심 도시락 싸온 친구가 30%도 안되었고 그것도 20%는 생된장 반찬에 완전 꽁 보리밥 이었습니다.

나머지 친구들은 수돗물로 배를 채우든 시절이었습니다.

저는 부모 잘만나 계란 반찬에 오징어채 무침등 당시는 최고급 반찬에 쌀밥이었다는 겁니다.

그시절 6학년때 제 짝꿍을 오늘 만났다는 겁니다.

저는 쌀밥 도시락을 사오면  이친구에 보리밥 도시락과 바꾸어 먹었습니다.

저는 그 보리밥이 왜 그렇게 맛있었는지 지금도 모르겠습니다.

친정 엄마는 보리밥을 아예 드시지 못하셨습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늘 보리밥집을 찾아다니면 친정엄마께서는 저보고 보리밥을 좋아한다고 돌연변이 라고 까지 하셨습니다.

다른 친구들이 쌀밥을 짝꿍 주고 보리밥을 맛있게 먹는 저를 이상하게 바라보며 제 짝을 부러워 했다고 합니다.

그 친구가 오늘 말을 하네요.

공부보다 쌀밥 도시락을 먹기 위하여 학교 왔었다고도 말입니다.

 쌀밥 도시락 가져오는 제가 부러웠답니다.

보리밥을 맛있게 먹는 제가 정말 더 이상하다고 생각 했답니다.

어쨋든 졸업후 서로 헤어지고 동창회도 거의 참석 않다보니 뿔뿔이 흩어졌고 중고등 친구가 생기고 서울로 유학?오다보니 점점 멀어지니 그러고 서로에 삶으로 가다보니~

 이 친구는 버스 안내양으로 가장 노릇을 하며 언젠가는 제가 버스를 타겠거니 하며 기다렸지만 끝내 만나 보질 못했다고 아쉬움을 토로 늘 궁금하고 보고 싶었답니다.

어쨌든 결혼하여 지금은 내 놓으라 할만큼 부유층으로 자식들 훌륭히 잘들 되어져 있고 안정 되었는데다 60대후반으로 접어드니 죽기전에 만나 볼수 있겠나 싶었답니다.

천주교 신자 이다 보니 4년전 평화방송을 보는중 분명 저와 닮았는 사람이 자주 보여져 평화방송에 전화하여 제 연락처를 가르쳐 달라고 하니 절대 안가르쳐 주드라고 하며  참으로 서운 했다기에 신변 보호상 가르쳐 주지 않았을 꺼라고 ~

반포성당 다니는데 오늘따라 명동성당 지하성지 미사 오고 싶어 왔는데 성모님께서 우리를 만나게 했다고 이산 가족 만난것 처럼 눈물까지 글썽거리며 좋아라 했습니다.

저는 그렇게 애틋함을 모르다보니 좀 어리둥절 하니 어색 했습니다.

친구가 대단한게 각종 명목으로 불우이웃을 돕는다는 겁니다.

배고픔을 너무도 잘아는 친구인지라 특히 배고픔에 굶주리는 이들을 찾아 다닌다는 겁니다.

죽을때까지 그들에게서 손을 놓치 않을꺼라고 말을 하는 친구가 훌륭하게 보여졌습니다.

저는 그저 그 깡 보리밥이 먹고 싶었고 그래서 그 보리밥에 생 된장이 너무 맛있어 먹었을 뿐인데~

친구는 평생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에  제 자신이 미안하고 부끄러웠습니다.

제가 약속이 있어서 일어서니 너무 아쉽다며 이번주내에 꼭 만나자며 자기집에서 꽁 보리밥 꼭해주고 싶은데 지금도 보리밥 좋아하냐기에 웃으면서 이제는 생 된장 아닌 깡 된장에 열무김치에 무우채나물 넣어 비벼 먹는거 좋아 한다니까 꼭 해주고 싶다고 합니다.

수일내 전화하고 가겠다고 한후 헤어졌습니다.

내게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든 일들이 친구 한테는 평생을 잊을수 없게  되었다는 것에 맘이 착찹 했습니다.

저렇게 당당한 삶을 살아 가는 친구가  부러웠습니다.

커피 한잔 앞에도 성호를 긋고 차를 마시는데 저는 성호도 잊고 차를 마셨다는 겁니다.

여러모로 다시한번 잘못된  제 삶을 되돌아 보게 되었습니다.

장수시대라지만 각가지 병력들때문에 세상을 떠나는 분들이 많기에 짬이 되면 추억을 더듬어보며 더 늦기전에 친구들 찾아보아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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