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8일 (화)
(녹) 연중 제11주간 화요일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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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영억 신부님_「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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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wsjesus] 쪽지 캡슐

2024-06-05 ㅣ No.173014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근본정신은 살아있어야 합니다. 예수님 시대에 사두가이들은 그 무리의 숫자는 적었으나 영향력은 무척 컸습니다. 그들은 모세 오경만을 권위 있는 경전으로 인정하고 예언서나 성문서는 성경으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모세 오경에서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은 것은 하느님의 계시로 믿을 필요가 없고, 믿어서도 안 된다고 주장하였으며 무엇보다 부활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많이 배운 사람들을 대표하는 그들이지만 정작 알아야 할 것은 알지 못했습니다. 유식한 무지를 행세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아마도 그들은 부귀와 영예를 누리는 이 세상으로 충분하다는 자기만족에 빠져 있었는가 봅니다. 그들은 사후 세계를 현재 세상의 단순한 연장 또는 재현으로 이해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여러 형제가 함께 사는’ 상황에서 ‘한 형제가 아들 없이 죽었을 경우’(신명25,5) 그 대를 이어 주어야 한다는 ‘수혼법’의 특수한 규정을 들어 ‘후사를 남기지 못하여 일곱 번이나 결혼한 여자는 부활한 후 누구의 아내가 되겠느냐?’ 하고 예수님께 물었습니다. 이것은 부활 신앙의 허구성을 조롱하고 싶은 마음에서 한 질문입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사람들이 죽은 이들 가운데서 다시 살아날 때에는, 장가드는 일도 시집가는 일도 없이 하늘에 있는 천사들과 같아진다……나는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이다”(마르12,25.26).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죽은 이들이 다시 살아나는 세상은 지금의 세상이 연장되는 것이 아니라 전혀 새로운 세상, 새 생명이 주어지고 새 창조가 이루어진다는 말씀입니다. 동시에 아브라함과 이사악, 야곱이 우리에게는 죽은 인물이지만, 그분에게는 살아있는 존재입니다. 그리고 살아계신 하느님과 관계를 맺고 그 안에 충실하게 머무는 이들은 비록 죽었을지라도 ‘나는 너의 하느님이다.’라는 그분의 말씀과 능력에 의해 언제까지나 그분 안에서 살아있게 된다는 가르침입니다. 그들은 부활한 삶을 사는 이들입니다. 그러나 마음의 문이 닫힌 사람은 그분을 만날 수 없습니다. 자기 안에 갇혀있는 사람은 결국 죽은 사람이요, 거기서 나오는 사람은 산 사람입니다.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이, 다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먼저 자기 주제를 알고 살리시는 하느님께 마음을 열어야 하겠습니다.

 

살아있는 이들의 하느님은 세월이 가도 변할 수 없는 진리입니다. 진리이기에 세월에 구애됨 없이 살아계십니다. 부활의 삶을 믿지 못하고 엉뚱한 질문을 한 사두가이들은 “너희가 성경도 모르고, 하느님의 능력도 모르니까 그렇게 잘못 생각하는 것이 아니냐?”(마르12,24). 는 예수님의 질책을 들어야 했습니다. 오늘 우리도 여전히 같은 질문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혹 우리도 고정관념과 선입견, 편견에 매여 있지는 않은지요? 우리의 생각과 틀을 넘어서서 우리를 부르고 계신 주님,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큰 가능성으로 다가오시는 주님을 만나야 합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하느님께서 생명의 창조주이심을 입증합니다. 그리고 우리를 영원한 삶의 희망으로 이끄십니다. 부활을 믿는 이의 삶은 이 세상의 산고를 겪으며 기쁨과 평화를 간직합니다. 그러나 부활을 믿지 않는 이들은 죽음으로 모든 것이 끝나기 때문에, 현실에 타협하며 그저 먹고 마시고 즐기며 온갖 세상 것에 매이고 맙니다. 그러므로 부활에 대한 믿음을 통하여 오늘을 인내하며 지금 여기서부터 영원을 사는 기쁨 속에 산 이들의 하느님을 만나시길 빕니다. “하느님의 능력을 믿는다면, 그분을 죽음까지도 극복하시는‘산 이들의 하느님’(12,27)으로 고백할 수 있게 된다”(손희송).더 큰 사랑을 담아 사랑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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