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일 (일)
(백)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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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장면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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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형 [largo7a] 쪽지 캡슐

2002-01-24 ㅣ No.5544

가끔 층계를 오르내리다 복도 한 켠에 신문지로 덮어 놓아둔 먹다 남은 음식물이 담긴 그릇을 보게 된다.

 

때로는 중국집 배달원의 부주의로 수거해가는 그릇에 담긴 우동 국물 등이 계단을 더럽히고 있음을 목격한다.

 

이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보금자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층계의 모습이다.

 

내가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작은 이야기는 최근 이사 온 204호에 관한 것이다.

 

204호 복도 구석에 놓아 둔 빈 그릇은 다른 집과는 달리 언제나 깨끗이 설겆이한 체로 놓여 있다.

 

204호가 복도에 내놓는 젖빛의 빈 자장면 그릇에 밝은 햇 살이 닿을 때는, 그 빈 그릇의 우유빛 색상은   하얗게 보이다 못해 너무나 아름답게 보였다.

 

204호 새댁의 이웃과 남을 배려하는 작은 행동을 과찬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정말 정갈이 씻어 놓은 204호의 빈 그릇을 볼 때마다 나는 잔잔한 기쁨을 느낀다.  

 

그리고 엘리베이터도 없는 층계를 수 없이 오르내리며, 온 동네에 음식물을 배달하고 빈 그릇을 수거해 가는 고달픈 배달원이 204호의 깨끗한 빈 그릇을 수거하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남을 배려하고, 또 타인에게 기쁨을 주는 204호 새댁의 작은 행동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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