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일 (일)
(백)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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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위의 직업(폄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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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경 [parksapienci] 쪽지 캡슐

2003-08-15 ㅣ No.9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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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위의 직업!

        시인 정호승님이 잡지사 기자로 있을 때 취재한 광부에게 들은

        말이라고 합니다.

        까맣게 잊고 있다가도 살기 힘들때마다 문득 그가 생각나는 것은

        그에게서 얻은 남다른 교훈 때문입니다.

        경북 안동에서 농사를 하다가 농협 빚 200만원을 갚지 못해

        빚잔치를 하고 광부로 뛰어든 사람이었는데

        정호승님은 그를 따라서 지하막장을 취재하려고 작업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로 700미터를 내려가서 다시 갱차를 타고

        수평으로 1200미터를 가서 갱도를 걸어 들어갔습니다.

        한 30분 들어가서 갱도가 없는 갱속을 기어가다시피 하면서

        들어가자 그곳이 바로 지하막장이었습니다.

        곡괭이질을 하는 광부들을 지켜보면서 막장의 버팀목에 

        앉아 있으니 지열 때문에 몹시 더웠고 가만히 앉아있기만 

        해도 땀이 흐르고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그들을 취재한다는 일이 부끄러운 일이라는 생각부터 

        먼저 들었고 취재할 광부가 막장을 나온 것은 점심때였는데

        그는 갱속 지하 사무실로 가서 도시락을 꺼내 먹었고 어둠속에서

        손도 씻지 않고 작업복도 입은 채 그대로였습니다.

        식사를 하면서 취재중에 이런저런 가정사항을 이야기하는 데

        모두 마음을 아리게 하는 이야기들 뿐이었지만 그의 이야기 

        가운데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그의 소원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그에게 지금 가장 소원하는 것이 무어냐고 물으니 그의 대답은

        "물론 그건 땅위의 직업을 갖는 거지요. 땅위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자기들의 직업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를 잘 모릅니다.

        정호승님은 이 말을 듣고 그만 목이 꽉 메었고 전기에 통하듯
 
        화들짝 놀랐습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자신은 땅위의 직업을 갖기를 소원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고 땅위의 직업을 갖고 

        일한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된 일인가를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던 자신에게 커다란 깨우침이었습니다.

        그 이후로 정호승님은 땅위의 직업을 갖고 싶다는 그의 말을
 
        한 번도 잊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세상살이가 고달프고 힘들 때마다 그를 생각하고 땅위의 직업을

        지니고 있는 것만으로도 자신이 얼마나 행복된 삶을 누리고 

        있는가 하고 스스로 위안받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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