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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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이 가난한 이가 참 행복을 / 연중 제10주간 월요일(마태 5,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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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식 [big-llight] 쪽지 캡슐

2024-06-09 ㅣ No.173153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마음이 가난한 이가 참 행복을 / 연중 제10주간 월요일(마태 5,1-12)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이!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온유한 이! 땅을 차지하리라.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이! 흡족해질 것이다. 자비로운 이! 자비를 입으리라. 마음이 깨끗한 이! 하느님을 보리라. 평화를 이루는 이! 하느님의 자녀라 불리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이!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사실 너희에 앞서 예언자들도 그렇게 모욕과 박해를 받았다.”

 

예수님께서는 인류를 위해 하느님 나라에 관해서 이렇게 대헌장을 반포하신다. 인간의 참된 행복에 관한 선언이다. 행복 선언은 첫째는 인간의 가난과 품행을 중심으로 한다. 둘째는 아마도 예수님의 공생활 후반부에 이루어졌을 박해와 관련된다. 이 두 선언은 예수님께서 당신 자신을 가난한 이들에게 파견되신 메시아로 드러내신다. 이들이 곧 하느님께서 선호하시는 이들로, 현세에서는 불리한 여건에 처해 있으면서도 모든 것이 하느님께 달려 있는 이들이다.

 

또한 예수님의 이 행복 선언은 내적인 가난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필수 조건이라고 밝힌다. 이처럼 진정한 행복은 다른 이들을 위하여 자신을 내놓으시는 예수님과 직접 결부될 때에만 그 참뜻을 얻을 수 있으며, 세상 안에서 하느님의 사랑과 정의와 평화를 현존하게 한다. 하느님의 정의는 뺏고 빼앗기는 재력과 억누르고 억압당하는 권력에 바탕을 둔 사회를 불필요한 것으로 여긴다. 이 정의는 불의한 사회 구조가 개선되기를 바라는, ‘삶을 위한 투쟁이니까.


예수님은 이렇게 살면 나중에 복을 누릴 것이다.’라고 말씀하시지 않으시고 너는 지금 행복하다.’라고 선언하신다. 훗날 행복하게 되는 게 아닌, 지금 행복하다는 건 역설적이다. 특히 박해받는 이가 행복하다.’를 꼼꼼히 생각하면, 이 세상을 반대로 가는 것 같다. 그러나 그분께서 지금 추구하는 것은 하늘나라의 행복이니만큼, 지상 것에 그리 연연하지 말라는 것이라나. 그 나라가 아직 완성되지 않았기에. 그러기에 작은 일에 감사하며 사는 게 오히려 행복하단다.

 

따져보면 최후의 심판에서 그분 오른쪽에 서고자, 이 땅에서 정의를 추구하는 이들은 우선 마음이 가난한 이들이다. 불의한 사회가 만들어 내는 물질, 권력적 가치들을 배격하고, 주님이 주시는 가치만이 인간을 참 행복으로 이끌 수 있다는 열망으로 가득한 이들이다. 그 가치는 곧 진리이고, 그것만이 주님 보시기에 이 세상을 아름다운 삶으로 만들 것이라고 확신하니까.


또한 그리스도교에서 말하는 참된 행복의 전제 조건인 가난은 무소유가 아니다. 그 가난을 위하여 아무것도 가지지 말라.’는 건 더더욱 아니다. 어쩌면 오히려 많은 것을 소유하게 할 게다. 그러니 굳이 집착하지 말라신다. 재산과 물질을 소유하되, 그것의 노예가 되지는 말란다. 비록 자신이 지녔지만, 소유주는 다 그분 것이라나. 그러한 이가 가난한 마음의 소유자이니까.

 

행복 선언에 담긴 예수님 말씀은 물질의 소유와 집착에서 자유로울 때 제대로 이해할 수 있으리라. 그러므로 물질이 아닌, 하느님과 의존적인 관계에서 살 때에 비로소 행복해질 수 있고, 그렇지 않을 때 불행하게 될 게다. 가난한 마음이기에 채워 주시고 자유로운 마음이기에 그분께서 함께하신다. 그분께서 채워 주시려고 떠나지 않는데, 어찌 행복하지 않을 리 있겠는가? 가난한 마음이 행복의 조건이 아니라 그런 마음에 예수님께서 함께하시기에 행복한 것이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늘 바쁘게 사는 우리가 꼭 새겨둬야 할 마음의 자세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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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선언,가난,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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