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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3주간 화요일] 오늘의 묵상 (김혜윤 베아트릭스 수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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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6일 화요일 [부활 제3주간 화요일] 오늘의 묵상 (김혜윤 베아트릭스 수녀)
오늘 복음과 독서는 어제 본문에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오병이어의 기적을 체험하고도 군중은 또 다시 표징을 요구합니다. “무슨 표징을 일으키시어 저희가 보고 선생님을 믿게 하시겠습니까?” 도대체 우리는 언제까지 ‘표징 요구하기’를 되풀이하는 것일까요? 이 끝나지도 않을 요구에 예수님께서 모세에게 비교되십니다. 모세가 표징을 일으켜 만나를 주었듯이, 예수님께서도 그러한 표징을 보여 주시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비교는 군중이 아직 예수님의 신원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한 데에서 비롯하였습니다. 그분께서는 모세와 비교되실 분이 아닌, 하느님의 아드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하여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과 자신의 관계를 다시 설명하여 주십니다. “하늘에서 너희에게 빵을 내려 준 이는 모세가 아니다. …… 내 아버지시다. …… 하느님의 빵은 …… 세상에 생명을 주는 빵이다.” “내가 생명의 빵이다.” 요한 복음서는 이 선언을 위하여 다른 공관 복음서들과 차별화된 전개를 선택합니다. 오천 명을 먹이신 사건을 결정적 표징으로 제시하고 마무리하는 공관 복음서들과 달리, 요한 복음서는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 다음으로 생명의 빵에 대한 긴 담화를 수록하고, 이를 통하여 점진적으로 주제를 심화시키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빵을 많게 하신 표징을 보여 주시고, 다음에는 썩지 않을 양식을 찾으라고 가르쳐 주시며, 이어서 “내가 생명의 빵이다.”라고 선언하시는 것까지 단계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을 것이며,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결코’라는 부사가 두 번 되풀이됩니다. 결코 배고프거나 목마르지 않을 것이라는 말씀은 그저 막연한 위로가 아니라, 현실에서도 체험될 약속임을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살아 있는 체험이 있어야 우리 신앙은 비로소 “생명의 빵”으로 힘을 얻는 참생명의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김혜윤 베아트릭스 수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