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1일 (화)
(녹) 연중 제7주간 화요일 사람의 아들은 넘겨질 것이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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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한 사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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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gralph] 쪽지 캡슐

2002-11-07 ㅣ No.43093

먹먹한 마음으로 이 글을 씁니다.

여긴 서울과는 엄청나게 먼 시골 한구석입니다.

시골 사람들과 서울 사람들은 참 차이가 많아요.

시골 사람들이 묻습니다.

신부님. 어제 뉴스 봤습니까?

예, 무슨 뉴스요?

신부님은 뉴스도 안봅니까?

아. 요 며칠 제가 바빠서여....

서울에 난리 났던데요.........왜? 무슨 일이 있습니까?

성당에 경찰들이 들어오고 막 그랬다던데요.

에이, 아무리 그래도 성당에 경찰들이 들어왔겠습니까?

아! 참 신부님 순진하십니다. 울 너무 착한 교우들이 저한테 이리 말합니다.

 

엊그제 광화문 열린 시민의 공원인가? 하는 곳에서 하는 시국미사엘 다녀왔습니다.

주일날 미사 4번 봉헌하고 자려고 하니 시간이 벌써 10시가 넘었습니다.

월요일날 새벽에 일어나서 미사 봉헌하고 오후 2시에 하는 시국미사에 참여하기 위해 6시간 동안 차타고 올라가고 미사 마치고 평화행진?하고 집에 돌아오니 새벽 1시 30분입니다.

그날 날씨가 추웠거든요.

전국에서 신부님이 75분인가 모였다던데....

서울교구 신부님은 몇 분 밖에.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많이들 바쁘시네......비꼬는 것 아닙니다.

서운하기는 했지만............

 

그리고 교구 계시판에 갔다가 굿뉴스 게시판을 들러봐야겠다 생각하고 들어왔습니다.

일주일에 교리 3번하고 공동체 모임 왔다갔다. 수녀님도 없고 사무장님도 없는 성당에서

이리뛰고 저리뛰는 삶이 바쁘지만. 그래서 멀리 많이 보지 못했지만.

사랑하는 교우들 보고 사는 것만도 바쁘지만....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없네요.

이렇게 생각되기도 하고 저렇게 생각되기도 하고.

너무 했다는 생각도 있고 부끄럽다는 생각도 있고.

오늘 날씨가 비가 내리고 그랬어요.

 

미사 마치고 레지오 마치고 사제관 돌아오는 길에 안개가 얼마나 끼었는지 30분을 차를 기어서 타고 왔습니다.

 

야구하데요. 삼성이 이겼답니다. 사람이 억수로 모였답니다.

 

마음이 먹먹하데요.

 

사랑해요. 어느 편 아니라 모든 분들..........

 

마음에 상처받은 이들, 위로해 주시라고 기도드릴랍니다.

 

내일 또 미사 드리러 가야되겠네요.

 

자야겠네요....

 

내일 아침에도 안개가 걷히지 않으면 가는 길이 쉽지 않겠죠,.

 

그래도 우리 할머니들, 너무 바쁜 우리 교우들. 지금 한창 감따고 하는 그런 시간들이거든요.

 

예비자 한 분 나와있겠죠.

 

눈 안이 뜨거워지네요...

 

사랑이란 말이 사치스럽고 부담스러워도

 

예수님. 사랑하게 해 주세요....

 

평화 필요한 이에게 평화를, 용서 필요한 이에게 용서를.

 

그래도 참 좋으네요...........

 

혹시 글 짜르고 그럴 줄 알았는데...........

 

모든 분들.

 

편안한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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