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일 (일)
(백)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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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용서 받을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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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 [68.37.82.*]

2005-05-16 ㅣ No.3433

안녕하세요..

두달째 혼자서 고민 많이 하다가 겨우 용기를 내어서 이렇게 글을 올려봅니다..

전 태어나자마자 세례성사를 받았고, 대학교까지 주일에 거의 빠지지 않고 미사를 봤고

주일학교 교사까지 했었습니다. 그렇게 부모님을 포함한 저와 제 동생은 늘

열심인 신앙 생활을 하면서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사귀어온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시간이 오래 지났는데도 서로에 대한 마음은 변함없구요..

부모님께서는 한번도 직접 본적은 없으시지만 굉장히 많이 반대하십니다..

두달전에 몸상태가 이래저래 이상해서, 임신테스트를 해봤더니 양성반응이 나오더군요...

그런 상황은 물론, 제가 임신테스트기 자체를 사게 될줄은 그동안 상상도 못해봤던거라

너무 당황스럽고 무서워서 어찌 해야할지 모르겠더라구요.

'지금 부모님께 말씀 드리기엔 너무 무섭다... 하지만 더 멀리를 생각했을때, 하느님은 우리 부모님보다 훨씬 더 무서운 분이신데... 나중에 어떤 벌을 받으려고.. 지금 부모님께 받을 벌보다 하느님께 나중에 받을 벌이 훨씬 더 무서울텐데....'

임신 사실을 알게 된 그 순간부터 끊임없이 저런 생각을 했습니다...

남자친구가 울면서까지 아기를 낳자고 낳자고 설득을 했지만

부모님께 말씀드리기가 너무 무서워서.. 아직 사회적으로 안정되지 못한 신분이기에 자신이 없어서..

신앙과 양심을 생각하면 낳아야하지만, 현실을 생각해보니 낳을수가 없을것 같았습니다.

신앙과 양심을 선택할만한 용기가 없어서 결국은 후자쪽으로 결정을 하고

굳이 저희 부모님 뵙고 직접 말씀 드리겠다는 남자친구를 뿌리치고는 겨우겨우.. 아주 힘들게

결국 제 뜻대로.. 낙태를 했습니다.

그 뒤로 하느님 뵐 낯이 없습니다. 부모님 때문에 억지로 성당을 가기는 하지만,

도무니 성전 앞에 십자가에 매달려 계신 예수님을 뵐수가 없고, 감히 미사 시간에 기도조차 드릴

면목이 없어서 괴롭습니다.. 제가 제 안에 있던 아기를 버렸듯, 하느님께서도 그 죄에 대한 대가로

저를 버리신것 같아서 무섭구요... 고해성사를 보지 못해서 영성체도 몇달때 안모시고 있었더니

엄마가 이상한 질문까지 하십니다.. 무슨 중죄를 지었길래 영성체도 모시지 못하는거냐면서,

혹시 남자친구랑 잤냐는 단도직입적인 질문까지...

고해성사를 볼 자격이 없다면, 신부님과의 상담이라도 하고 싶은데,

저희 가족이 지금 멀리 해외에서 거주하고 있어서 그러기가 힘듭니다...

한국인 신자수는 40가족도 안되는 작은 성당인데다, 신부님께서도 말씀이 많으신 분이시고...

근처에 다른 한인성당을 찾기도 힘들구요.

 

저 용서 받을수 없나요?

평생 성당에서 얼굴 들지 못한채 미사를 드려야하나요..

평생 영성체 모시는 은혜를 받을수 없는건가요..

그래도... 제가 아무리 이런 죄를 지었어도, 하느님께서는 제 기도에 귀를 기울여주실까요?

저, 아무 소용없는 짓이지만, 그래도 아기와 저, 그리고 제 남자친구 위해서 기도 매일 하고 있거든요..

아기 잘 돌봐달라고... 저랑 제 남자친구 용서해달라고... 제가 지은 죄에 대한 벌, 제가 직접 받을테니

저희 가족한테는 벌주지 말아달라고... 이렇게 매일 기도하는데..

제 기도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하더라고, 들어라고 주실까요?

 

감히, 신성한 신앙 상담 게시판에 이런 글을 올리게 되어 너무 죄송스럽습니다..

돌을 던지신다해도, 할 말이 없습니다..

그래도... 앞으로 용서를 받을수 있는 기회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가르쳐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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