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일 (일)
(백)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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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추어무선에 대한 고찰 / 한성호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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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철 [hl5ye] 쪽지 캡슐

2015-01-13 ㅣ No.11151

 

                             HAM에 대한 고찰한성호 신부(HL1KYV)


  을미년 새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주님 축복 많이 받으십시오. 요즈음 제가 하고 있는 소임이 바뀌어서 본당 사목이 아닌 일반 병원 사목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사목을 하려면 임상 사목 교육(CPE)를 받아야 한다고 하여 지난 9월부터 12월까지 정말 힘들게(?) 리포트를 제출하면서 교육을 받았습니다. 눈이 잘 안 보여(노안으로) 안경도 새롭게 하면서까지 열렬하게 교육을 받았습니다. 예전에 심리 상담을 약간 공부하였지만, 그때와는 또 다른 많은 것들을 새롭게 생각하게 하고, 지난 사제 생활을 깊이 성찰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원고를 부탁받게 되었고, 여러 묵상을 하다가 아마추어무선이 가진 정말 좋은 점들을 생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요즘 같은 첨단 디지털 시대에 스마트폰 하나면 전화도 가능하고 초고속 인터넷에 심지어는 얼굴까지 보며 영상 무료 통화하는 스카이프(skype)까지 하는 세상에, 더구나 이리듐(Iridium)이라는 위성통신까지 하는 세상에 “CQ, CQ” 하는 단방향 아날로그 통신을 하고 있다는 것이 무척 덜떨어진 취미라고 말하는 것을 많이 들었습니다. 저도 컴퓨터를 좋아해서 그쪽을 무척 선호하다가 임상 사목을 배우면서 아마추어무선 통신이 가지고 있는 미덕을 새롭게 찾았답니다.


  무엇보다도 아마추어무선 통신은 엄청 느립니다. 다른 사람이 말을 다 끝마쳐야만 내가 말할 수 있습니다. 도중에 누가 끼어들기라도 하면 또 기다리기도 합니다. 요즘같이 말을 많이 해야 하고, 또 하고 싶은 말을 다하지 못하면 뭔가 모자란 사람으로 여겨지는 이상한 시대에, 아마추어무선 통신은 순서를 기다리며 기다려야 하는 ‘인내’를 배우는 도량입니다. 그런데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들으려면 꼭 필요한 것이 바로 이 ‘인내’입니다. 상담에서도 이를 위해 엄청나게 훈련을 받아야만 합니다. 경청(傾聽)이라는 그것도 '반영적 경청'이라는 상담의 제일 중요한 것이 잘 듣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내가 의도하거나 하려던 말을 잠시 참고, 상대방이 무엇을 바라는지 잘 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마추어무선을 하면 이것은 당연히 통달하게 됩니다. 요즈음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지 못하고 자기주장만 하며, 자기 마음대로 해석해서 미움에 이릅니다. 그래서 요즈음을 부부 사이에, 자녀와 부모 사이에 ‘배려’가 절실히 필요한 시대라고 합니다. 아마추어무선을 하면 상대국을 ‘배려’하지 않으면 무지 욕을 먹게 됩니다. 그래서 배우고 싶지 않아도 ‘배려’를 배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아마추어무선을 해야 합니다.


  더구나 아마추어무선에서는 전파 상태가 나쁜 경우가 너무도 많습니다. 맨날 치익치익하는 소리 속에서 내가 원하는 상대의 소리를 듣기 위해 머리에 쥐가 나야 할 때가 하루 이틀이 아닙니다. 이것 역시 심리 상담적으로 보면 여러 말소리들 속에서 상대방이 하려고 하는 말들을 알아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사람의 말은 한 주제만이 아니라 여러 가지 들러리 말들을 합니다. 그중에 정말 그 사람의 핵심 감정이 무엇인지 찾아내는 것이 상대방을 이해하는 제일 중요한 열쇠입니다. 여러 가지 포장된 말속에서 그 사람이 미움이 있는지, 무엇에 대한 미움인지,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 잘 알아낸다면 그 사람은 정말 멋진 사람이 될 수밖에 없지요. 그런 사람이 있다면 누구든지 그 사람과 같이하려고 할 것입니다. 아마추어무선을 하면 그 많은 소리 중에 한 사람 목소리를 찾으니 이미 훈련 끝입니다. 그래서 아마추어무선을 해야 합니다. 금년 한 해 동안 자주 마르코니 네트(주: 가톨릭 아마추어무선 정기교신)에 나와 심리적-영적 훈련을 통신과 함께합시다. 이거 원래 많은 수업료를 내고 하는 겁니다만 우리 마르코니 네트에서는 공짜로 습득하게해 드립니다. 도를 닦는데 바쁘다고 말하는 것은 삶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모른다는 것을 의미한답니다. ^^* 7388!

• 알림: 아마추어무선(HAM)에 관심이 있는 분은 2015년 1월 20일(화) 오후 7시,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신관 지하 우리사랑나눔터로 가시면 마르코니회(가톨릭 아마추어무선사회) 회원들이 친절히 안내해드릴 겁니다.^^* 문의처: 010-3380-4902

                                                                                          (출처: 마르코니회 2015년 1월 회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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