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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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성인(聖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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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ystefano] 쪽지 캡슐

2002-10-31 ㅣ No.4207

11월 1일 모든 성인 대축일-마태오 5장 1-12절

 

"나 때문에 모욕을 당하고 박해를 받으며 터무니없는 말로 갖은 비난을 다 받게 되면 너희는 행복하다.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받을 큰상이 하늘에 마련되어 있다."

 

 

<나도 성인(聖人)>

 

오늘 모든 성인 대축일을 맞아 성인(聖人)들이란 과연 어떤 사람들인가 대해서 한번 묵상해보았습니다. 성인들의 전기를 읽으면 읽을수록 그들 역시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라는 것을 잘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 시복시성되고 있는 분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아주 특별한 사람이거나 대단한 사람들이 결코 아니라는 것을 잘 알 수 있지. 문제성이나 결점 투성이였던 인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부족함을 하느님께서 채워주시리라 굳게 믿으며 지속적으로 성화(聖化)되고자 노력했던 사람들이 시성시복되고 있습니다.

 

요한 23세 교황님을 생각할 때마다 너무나도 큰 위안을 받습니다. 물론 그분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준비하시면서 교회의 물줄기를 완전히 뒤바꿔 놓으신 위대한 분이십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요한 23세 교황님은 편안한 시골 아저씨 같은 분, 언제나 넉넉한 웃음을 지을 줄 아는 인심 좋은 이웃과도 같은 분이셨습니다.

 

요한 23세 교황님의 시복시성 과정에서 어떤 사람들은 그분의 시복시성을 반대했는데, 그 이유는 그분이 성인이 되기 부적절해서가 아니라 그토록 자신들과 친근했던 분, 마치 마음씨 좋은 옆집 아저씨 같았던 분이 시성되면 너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아서, 그분이 시성되고 나면 그 가까웠던 분과 거리감이 생길 것 같아서 반대했다고 합니다.

 

아무튼 시성시복은 우리와 결코 멀리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이토록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우리 각자의 그칠 줄 모르는 노력과 이웃들의 도움, 하느님의 은총에 힘입어 우리 역시 성인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성인(聖人)이 되고자 하는 열망"입니다. 새천년기에 우리가 실천해야할 최우선적인 과제는 성화(聖化)의 길을 걷는 것입니다. 특별히 수도자의 길, 사제의 길, 모든 그리스도인의 길은 그 자체로 성화의 길입니다.

 

우리가 지난 시절 하느님 앞에서 이행했던 세례나 수도서원, 사제 서품과 같은 예절은 한마디로 "성화의 길"을 걷겠다는 결심입니다. 다시 말해서 "세례 받기를 청합니다"란 말은 "성인인 되기를 청합니다"란 말과 동일합니다.

 

하느님 아버지께서 우리 인간들에게 가장 간절히 바라는 바가 있다면 그것은 "우리 모두가 거룩하게 되는 것(데살로니카 전서 4장 3절)"입니다. 교회 안에 모든 사람들은 다 성덕에로 불림을 받았습니다. 이제 성화는 수도자나 성직자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하느님 백성들이 접근 가능한 보편적 공유물이 되었습니다.

 

제 2차 바티칸공의회가 하느님 백성들에게, 특히 평신도들에게 안겨준 여러 선물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선물은 "구원의 보편성", "성화에로의 보편성"입니다. 이제 어린이들도 평신도들도 상인들도 근로자들도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의 성실한 삶을 통해서 모두 다 성인이 될 수 있음을 공의회는 천명하고 있습니다.

 

특별한 그 무엇을 하지 않더라도 매일의 고통을 잘 견뎌냄을 통해서도 우리는 충분히 성인이 될 수 있습니다. 성당에서 눈물과 기도로 밤을 지새지 않아도 매일 맡겨진 직무에 충실함으로서 우리는 충분히 성인이 될 수 있습니다. 매일 비우고 매일 떨치며 매일 새출발하는 가운데 우리는 조금씩 조금씩 하느님을 향한 성덕의 계단을 올라가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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