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6일 (수)
(녹) 연중 제12주간 수요일 너희는 그들이 맺은 열매를 보고 그들을 알아볼 수 있다.

따뜻한이야기 신앙생활과 영성생활에 도움이 되는 좋은 글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 뒷모습

스크랩 인쇄

원두식 [wds9026] 쪽지 캡슐

2015-08-17 ㅣ No.85532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뒷모습

 


이발을 하고 나서 이발사가 거울을 뒤로 하며 뒤통수를 보여 주면
나는 순간 당황스럽고 실망합니다.


샤워를 하다가 뒷모습을 볼 때도 못 볼 걸 본 것 같이 어색하고 이상합니다.
얼굴을 천 번 볼 때 뒤통수는 한 번 볼 정도니 그럴 수 있지만,
우리는 늘 자신의 뒷모습에는 익숙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내 삶의 뒷모습은 어떨까요?


내가 알고 있는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나,
내가 그 자리에 없을 때의 나는 어떻게 말해질까요?


바로 그 사람이 진정한 내가 아닐까요?
우리의 한계는 우리의 앞모습과 뒷모습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뒷모습도 알고 사랑하면
뒷모습의 불안으로부터 차츰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나의 못난 모습, 나의 어색한 모습, 나의 부끄러운 모습, 숨어 있는 모습도
내 모습임을 인정하고 수용하고 이해하다 보면
차츰 앞모습과 뒷모습이 닮아 가겠지요. 


 정용철님의 글에서

 

 

  

 

 

 누구나...뒷모습은
감추기 어려운 생의 빈틈과 취약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생의 빈틈을 잘 보여주지 않으려고 합니다.
현대인들은 자기의 빈틈 보이는 일을
무언의 금기로 여깁니다.


<뒷모습>은
대체로 패자의 고개 숙인 모습으로,
또는 소멸을 예비하는
生의 허무하고 쓸쓸한 모습으로 여겨질 뿐입니다.

<뒷모습>이 노출하는 빈틈은 때로는...
빈틈없이 관리되는 <앞모습>보다 절실하고
소중한 생의 가치들을 보여줄 때가 있습니다.

 

당신의 뒷모습을 보았습니까?
당신의 뒷모습은
당신이 그렇게 감추고 싶어하던
당신의 빈틈이었음을...

 

그리운 것은
모두 등뒤에 있다,라는 시처럼..
앞모습은 말을 하지만,
뒷모습은 말이 없습니다.

뒷모습은 말이 없지만,
말없음 가운데 더 많은 말을 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뒷모습에서 삶의 고단함과
쓸쓸한 풍경을 무심히 느끼곤 합니다.


살고난 뒷자리...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 되도록,


오늘도
당신의 앞모습이 뒷모습까지 투영되는
아름다운 삶이 되시길 소망합니다.

 

 

- 최명희의 <혼불>중에서-


 

  

 



2,650 7

추천 반대(0)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