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6일 (일)
(녹) 연중 제11주일 어떤 씨앗보다도 작으나 어떤 풀보다도 커진다.

자유게시판

아버지의 집을 더이상 더럽히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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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수 [imfrancis] 쪽지 캡슐

2000-12-21 ㅣ No.15857

한통노조의 파렴치한 행동들에 대해 노조원의 가족들로부터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글이 많이 올라 왔습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그저 모든 것을 이해하고, 희생하고, 기다려 주며 넘어가는 것이 마땅할 것이라는 이야기, 특히 성탄을 앞두고 있는 지금, 하느님께서도 고통받는 그들이 성당에 있는 것을 즐겨 보실 것이라는 글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행동에 여러 가지 모순이 드러나는 만큼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그들의 농성이 하느님의 뜻인 정의에 어긋나며, 상호 지켜져야 할 가장 중요한 부분이 침해되고 있다는 점 또한 간과할 수 없는 일입니다.

 

본인은 그들로부터의 직접적인 폭행의 피해자로서, 본인 이외의 신자들의 피해를 결코 그냥 지나칠 수 없으므로, 한통노조의 변에 대해 문답식으로 아래와 같이 본인의 견해를 올립니다.

 

이제 우리는 "아버지의 집"에서 폭력과 인권유린을 정당화하는 그들의 행위를 뜨거운 가슴에서 꺼내어 냉철한 눈으로 판단하고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그들의 절박한 상황이 모든 행위를 정당화하는 도구가 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주님께로부터 받은 달란트인 사랑과 용서와 비폭력의 힘이 그들에 의해 더 이상 이용당하지 않게 되기를 기도하며, 비천한 제가 바다에서 외칩니다.

 

 

@ [퍼옴]한통노조는 왜 명동성당에서 농성하는가? (hbo0418 - 황병옥) 라는 글을 통해 한통노조의 변명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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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전의 유린에 대하여

   ............ 화장실이 부족하여 어쩔 수 없이 방뇨를 하게된 경우가 있었습니다.

 

===> 본래 한국통신의 노조원은 문화인입니다.  함부로 그들을 매도하지 말기 바랍니다.  억류된 상태에서 생리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니 화장실의 부족을 탓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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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면과 각목으로 강압적으로 노조원을 통제하는 것에 대하여

   ............ 한국통신 노동조합은 대의원과 조합원의 비밀,직접 투표에 의해 파업이 결정되었습니다.  결정된 사항은 반드시 준수하고 진행하여야 하는 것이 노동조합의 운영원리입니다.  .............. 노동조합에서 파업은 사용자와의 전쟁을 의미합니다. 노동조합은 민주적(?)으로 결정된 파업을 반드시 이기기 위해 대오이탈을 막기위해 질서유지대를 통하여 이탈을 막고 있는 것입니다.  ............ 그리고 복면과 각목은 경찰과 사용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자구책입니다. ............ 파업지도부에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서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것에 대한 최소한의 방언 수단입니다.

 

===> 본인이 한통노조원에게 폭력당하던 때는 체포영장이 발부되기 이전입니다.  변명이 되지 않습니다.  또한 국민들은 비밀투표의 결과에 대하여 아무런 인식도 가지고 있지 않으며, 단지 자율적으로 파업에 참여하는 조합원의 비율이 바로 찬성비율일 것이라고 믿습니다.  즉, 조합원들의 자율적 참여야 말로 최종개표결과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그들의 자유의지와 존엄성이 교회안에서 무력에 의해 짓밟히는 것을 그리스도인은 절대로 방관할 수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죽음과 부활로 우리를 구원하셨지만, 그 구원의 선택을 우리 각자에게 맡기시며 자유의지를 허락 하셨습니다.  그대들의 이기적인 마음을 그리스도인들에게 관철시키려 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노조원들의 이탈을 막으려고 교회안에서 폭력을 사용하는 동안 그대들은 그리스도인들의 신뢰를 잃었습니다.

 

여기 우리는 "인권" 선언에서 그 표현을 찾을 수 있는 도덕적 본질의 요구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간 권리의 표현 형식들은 일반적으로 "자유" 라고 하는 바를 그 대상으로 삼습니다.  다시 말해서 모든 인간 존재의 특성을 양심의 불가침성과 더불어 자신과 자신의 초월적 운명에 책임을 지는 인간으로서 인정하고 있습니다.  (자유의 자각 32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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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입인원을 통제하는 것에 대하여

   ............ 사측의 회유와 협박에 못이긴 조합원들이 신자들이 나가는 무리 속에 섞여서 나가고 이에 대해 질서유지대가 통제를 하면서 신자들의 성당 출입이 불편하게 된 것이며, 이에 대해 노동조합에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으며, 이런 불편을 최소화하기위해 노력을 강구할 것입니다.  그리고 저희로 인해 성당의 일정 차질을 준 것에 대하여 심심한 사과를 드립니다.

 

===> 그리스도인들에게 하느님과 함께 해야 할 의무를 지키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것은 그대들이 반그리스도인 임을 드러내는 행위가 되므로 대단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따라서 신자들의 미사와 성사의 기회를 잃게 하는 행위는 그저 게시판에 올리는 사과의 글로써 해결할 수 있는 정도의 문제가 아닐 것입니다.

 

우리 교회는 권리를 옹호함에 있어 폭력을 쓰지 않고, 약자에게도 가능한 방위 수단을 택하도록 가르치고 있으며, 특히 그 방위 수단이 타인이나 타 공동체의 권리와 의무를 침해하지 말아야 한다(사목헌장 78항)고 가르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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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소합니다.

   ............ 흑자가 나는 기업에서 정부의 방침으로 인원을 강제적으로 줄여야 한다는 모순, 그리고 그 모순에 의해 약 3000명이 당장 거리로 내쫒겨야 하는 현실입니다. 특히 그 3000명은 대부분 50대 전후의 사람과 여성이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

 

===> “한국통신은 중앙노동위원회 직권 중재 대상인 필수 공익사업장으로서 노조의 파업은 불법”이라고 하지만, 아직까지 게시판 안에서 파업과 농성의 부당성등에 관하여는 아무도 지적한 바가 없으므로 그 사실을 잘못된 행동의 이유로 삼지 말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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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덧 4 - 5일이면 성탄절입니다.

고통받는 이들을 구원하기위해 아기 예수가 탄생하였다고 봅니다.

2000년 12월 24일 예수가 다시 태어나 이땅에 온다면, 한국사회에서 일방적 구조조정으로 직장을 쫒겨나야할 상황에 노인 노동자를 위해, 그리고 비바람 속에 찬 바닥에서 한몸을 추

수리고 있는 노동자들을 외면하실까요?

성당측과 신자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드림을 다시한번 사과드리고, 이의 최소화에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사랑의 마음으로 넓은 이해 바랍니다.

 

===> ’고통받는 이들이라는 표현은 그대들의 말’ 입니다.  지금 성당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고 폭력으로 점거하고 있는 한통노조를 예수님께서 반가워 하시리라고 이야기 할 그리스도인은 없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그대들을 외면하지 않으실 것’ 이라는 이야기 또한  몽둥이를 든 그대들의 말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인권유린과 폭력을 결코 인정할 수 없습니다.

또한, 성당앞에서 ’무당굿’(2000/12/21, 02:30)을 하며 농성을 하는 사람들에게 교회는 침묵하고 있습니다.  과연 한통노조의 끝은 어디인지요 ???????????

 

가톨릭의 사회적 가르침에 따르면, 노동 조합이 직업으로 결합된 노동자들의 요구와 그 공헌에 상응하는 선을 위한 정당한 노력이어야 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대항하는’ 투쟁이어서는 안됩니다.  비록 투쟁은 다른 사람들과 반대 성격을 드러내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 하더라도, 이는 사회 정의의 선을 지향하는 것이지, ’투쟁’ 자체를 목적으로 하거나 반대자를 제거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정당한 노력은 국가의 전반적 경제상황에 따른 제약을 항상 고려해야 하며..... 노동 조합의 요구가 비록 생산 수단 소유체제와 생산 수단 경영 방식에서 발견되는 모든 결함에 대한 시정을 - 사회 공동선이라는 관점에서 - 목표로 할 수 있고 또 이를 목표로 해야 하나, 노동 조합이 일종의 ’이기주의’ 집단 내지 계층으로 전락될 수 는 없습니다. (노동하는 인간 20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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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한통노조에 한번 더 촉구합니다.

조합원들의 자율적인 활동을 보장하며, 폭력적 질서유지대로 인하여 개인의 자유가, 인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며, 특히 출입에 관한 통제는 전면 해제할 것과, 교회의 시설물에 대한 훼손을 미루지 말고 실행하여 신뢰회복을 위한 노력의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현재 그대들이 자리하고 있는 장소가 교회이며, ’성지’ 라는 사실을 구성원 모두가 인식하고 있음을 질서와 청결로 확인시켜 주어야 할 것이며, 신자들의 신앙생활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교회로부터 공식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정리해고에 대하여 사용자는 반드시 ’공동선’을 따르는 "정리해고 외의 다른 방법" 을 찾아야하며, 그러한 노력이 결여된 채 자신들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정리해고 대상이 되는 노동자들이 연대하여 항거 하는 것에 대하여 무조건적인 공권력의 행사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자제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 사태의 원만하고도 조속한 해결을 위해, 오늘 아침에는 특별한 지향을 두고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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