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6일 (일)
(녹) 연중 제11주일 어떤 씨앗보다도 작으나 어떤 풀보다도 커진다.

자유게시판

내가 기억하는 고 박은종 신부님은..

스크랩 인쇄

정영란 [blue7843] 쪽지 캡슐

2002-03-25 ㅣ No.31365

내가 기억하는 박은종 신부님은...

가슴 한켠에 늘 아픔으로 남아있다.

내가 성당이라는곳을 처음으로 가본곳.

언니 내외가 다니는 성당에 그저 미사드리는 모습이 보고파서 기웃거릴 때였다.

이웃에 사는 중증장애아들을 미사에 참여 시키고자 교우들을 설득하시던.

그 씩씩하고 당당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시끄러운 미사시간이 짜증도나련만, 천막으로 엉성한 성당은 늘 서서 미사를 드려야 할만큼 열악했음에도 불구하고 내게 카톨릭으로 개종하게 하는데 아주 중요한 역활을 했다.

그 당시 난, 그분을 알지 못했다.

다만 가끔씩 들리는 언니내외와 신부님의 일화<?>가 나를 아주 흐믓하게 하곤했다.

한가지.

그당시 전국민이 오리털 파카를 입어야 한다는 아주 촌스런 유행이 있었다.

교우 한분이 당연히 한벌 사오셨겠지.

신부님은 아직도 생생한 파아아란색 나일론 파카를 한 10년쯤 입으신것 같다.

당연히 입으시리라!! 아주! 잘 하신일이다. 고럼 그래야쥐!!!.

아마 그런 생각을 했던것 같다.

다음주일 신부님은  여전히 그 빤질 빤질한 파아아란색 파카를 입고 계신거다.

우이?

어찌 이런일이... 당연히 다른 어려운 사람에게 입혀주신거다.

"아직도 한 10년은 더 입을 수 있어요!"

난 그때 정말 속상했다 솔직히 그빤질 거리는 파카는 정말 싫었었는데...

개인적으로 잘 알진 못했다.

하지만 보여주신 사제로써의 그분은.....내겐 영원한 사제의 표본이시다

처음 소식을 접하고,  그후의 많은 구설수 속에서도,

난 하느님께 꼭 여쭤 보곤한다.

신부님 잘 계시지요?



968 0

추천 반대(0)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