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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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금을 바꿔주는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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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남현 [kwic] 쪽지 캡슐

2003-11-06 ㅣ No.5884

연중 제 31주간 목요일   복음 루가 15, 1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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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금을 바꿔주는 사건]

 

저를 유달리 좋아하시는 우리 본당의 안나 할머니, 70대 중반인지라 노인성 관절염 때문에 걸음걸이가 온전치 않으나 그래도 저를 만날 때쯤이면 힘든 걸음 마다않고 다가와서 손을 꼭 잡아 주신다.

 

 

저를 좋아하는 이유는 단 한가지, 올 봄에 있었던 오천원 사건 때문이다. 그날 주일에도 교중미사후에 봉사자들과 성전을 정리하고 밖으로 나섰는데 안나 할머니가 흥분된 표정으로 내게 말을 건넨다.

 

"오늘 주일 헌금을 잘못내서 큰일이 나게 생겼어"

 

제가 무슨 큰일이냐고 물었더니,

 

"글쎄, 주일 헌금을 천원짜리를 준비해놓고는 그만 잘못해서 오천원짜리를 내 버렸지 뭐야, 한주간 살림인데 이걸 어쩌지?, 그래서 헌금을 세고 있는 봉사자들에게 가서 돈을 바꿔달라고 했더니 규정을 앞세워 안된다고 하잖아"

 

이렇게 안나 할머니의 말씀을 듣고 참으로 어이가 없어서 한참동안이나 웃을 수밖에 없었다. 헌금을 바꿔 달라고 요구하신 안나 할머니와 그 돈을 바꿔 줄 수 없다고 단언해 버린 그 봉사자들이 한없이 웃게 만들었던 것이다.

 

 

"자, 같이 기뻐해 주십시오. 잃었던 은전을 찾았습니다"  

 

하는 수 없이 헌금을 세고 있는 교리방으로 가서 자초지종 다시 얘기를 하고는 오천원짜리를 하나 가지고 나왔다. 그리고 안나 할머니가 가지고 있는 천원짜리와 바꾸어 주었다.

 

초유의 사건, 헌금을 바꿔주는 그런일이 벌어진 것이다. 그랬더니 이게 어찌 된일인가?. 아니, 그렇게도 기뻐하는 것이 아닌가! 아파서 잘 걷지도 못하신분이 그때 만큼은 껑충 껑충 뛰다시피 좋아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보잘것 없는 돈이었는지는 몰라도 할머니에겐 큰 돈이었으니 말이다.

 

오늘 복음에서 하느님께서 기뻐하신 일이란 죄인 한명이 회개했을 때라고 언급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내게 주어진 회개란 무엇일까,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내 자신으로 인하여 기뻐하시는 일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때 안나 할머니에게 잠깐의 관심으로 헌금을 바꿔주는 별반 썩좋지 않은 일을 하였다고는 하나, 그게 안나 할머니에게는 한없는 기쁨이 되었다고 한다면 저에게도 큰 기쁨이 될테고 또한 하느님께서도 기뻐하는 일이 아닐까 묵상해 봅니다.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은 단적으로 하느님을 기쁘게 하려는 반복적인 삶이라고 어느 성인께서 하신 말씀을 떠올리면서 오늘 하루만이라도 사소한 일에도 귀를 귀울이는 그래서 소외되고 지쳐있는 주위분들을 찾아 기쁨을 줄 수 있는 일을 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게 지금 이순간에 해야 할 회개가 아닐까요?

 

                                       ▣통신성서모임 마남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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