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4일 (월)
(백) 성 요한 세례자 탄생 대축일 그의 이름은 요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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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규 [220.72.47.*]

2007-01-01 ㅣ No.4719

참으로 공개적으로 답변드리기 곤란한 문제입니다만, 지켜보다가 어쩔 수 없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제 글이 정답은 아닐지라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되리라 믿으며,

또한 제 글이 거룩한 교회의 일원을 폄하하거나 욕을 보이는 것이 아니기를 빌며 몇 자 적습니다.

 

첫째, 자매님은 죄인입니다.

하느님께 커다란 죄를 지었습니다. 통회하고 하느님께 용서를 청하십시오.

미래의 배우자에게 커다란 죄를 지었습니다. 감히 (아마도 이 보수적인 한국 땅에서) '내가 이런 사람이었다,'고

당당히 고백하고 살 필요는 없지만 항상 그 배우자에게 모든 사랑을 주며 살아가십시오.

그 배우자의 정결 문제를 님의 행동과 결부시키지 마십시오. 그것은 그 사람의 몫입니다.

부모님과 님을 사랑하는 친지, 친구들에게 죄를 지었습니다. 그분들께 마음속으로라도 용서를 청하십시오.

진심으로 뉘우치고, 님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왜 잘못하게 되었는지 통찰하십시오.

그 잘못의 근원에는 무엇이 있는지, 님은 과연

하느님의 편에 서 있는지, 아니면 사탄의 편에 서 있는지 곰곰히 묵상해보십시오.

창세기가 많은 도움이 되리라 봅니다. 아울러 권하고 싶은 책이 있습니다.

성 아우구스티노 "고백록"을 천천히 읽어보십시오.

진심으로 통회하고

고백성사를 하십시오.

하느님은 자매님을 용서해주실 것입니다. 그 어떤 인간도 자매님을 단죄할 권한도 없으며 단죄할 수도 없습니다. 자매님 스스로도 자매님을 단죄할 수 없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거치고 나면 깊이 기도하십시오. 자매님의 영혼을 볼 수 있을 때까지 기도해보십시오.

과연 수도회에 들어갈 것인지, 결혼을 하게 될 것인지, 독신으로 살 것인지...

그 답은 자매님의 영혼에 거하시는 하느님께서 그때에 알려주실 것입니다. 부디 행복하시길.

 

두번째, 님에게 수도원의 문은 닫혀 있지 않습니다.

분명히 그것은 커다란 죄이긴 하지만 일생을 망칠만큼 커다란 죄는 없습니다.

교회법적으로 보자면 "결혼하거나 결혼을 시도한 자"만이 사제품을 받을 수 없으며 수도원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수도원 입회에 대해서는 예외적인 조항들이 있으며, 각각의 수도원 카리스마에 따라 입회 조건은 모두 다릅니다. 어떤 수도원에서는 자매님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며, 어떤 수도원에서는 자매님의 품성을 보고 판단할 것이며, 또 어떤 수도원에서는 자매님의 현재의 상태를 보고 판단할 것입니다.

어떤 수도원은 결혼의 의무에서 벗어난 (즉 자녀를 다 키우고, 배우자와 사별을 한) 사람에게 수도원 입회를 허락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디에서 들었는지는 모르지만 가톨릭 수도원은 일반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광범위하며 훨씬 다양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므로 공개적으로 이렇게 말씀드리는 것이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세번째, 봄님의 글을 읽어 보았습니다.

자매님과 결혼할 수 있는지?라는 단도직입적인 질문을 던지셨더군요. 혹시 저에게도 그런 질문을 던지실까 두렵습니다.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은 '결혼'이라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니라는 대답입니다. 일단 저는 유부남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자유롭게 이렇다 저렇다 답변을 할 수 없을지는 모르겠지만, 혼전 순결이 그렇게 주홍글씨를 씌우고 단죄할 것인가? 그것이 결혼을 할 수 없는 절대적인 조건인가?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가 없습니다. 본 적도 없는 사람, 대화 한 번 나누어 본 적도 없는 사람, 글 한 번 주고 받은 적도 없는 사람과 '결혼'을 논한다는 것이 너무 성급한 일이 아닐까요? 그런 의미에서 봄님의 의도가 무엇이건 간에 제가 보기에는 과한 코맨트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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