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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하고 싶은 우리 신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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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신부님은 군인이다.
계급도 있다. 소령이시다.
우리 신부님은 대머리 총각이다.
요즘은 좀 들어 갔지만 똥배도 나오셨다.
(^^신부님은 한사코 인격이라고 하신다. 절대 아니다.)
근데 웃으시는 얼굴은 영낙없는 소년이다.
우리 신부님은 강론을 너무 잘 하신다.
항상
마이크를 손에 쥐고 제대에서 내려 오셔서는 신자들 속에서 강론을 하신다.
질문을 많이 하시는데
마이크를 코 앞에 들이댈까봐 긴장하는 사람들의 뒷모습이 재밌다.
신부님은 웃으면서 신자들을 울린다.
강론이 끝날 때마다
우리는 착해진 가슴을 쓰다듬으며
사도신경을 왼다.
한 번은 강론을 들으며 눈물을 닦고 있는데
너무 강론에 열중하셔서 한 쪽 샌들이 벗겨져 튀어나왔다.
슬그머니 발을 집어넣으시는 모습을
위층 성가대 석에 앉아 발견한 성가대원들은
엉덩이에 털 나고 말았다.
우리 신부님은 요리사다.
별의별 희안한 요리를 다 창조해 내신다.
예를 들어
얼린 홍시(소중하게 육 개월 이상 묵힌)의 껍질을 벗기고
우유와 커피를 약간 넣고 믹서기에 간다.(우웩!)
이건 예술이라고 외치시며
레지오 봉사하는 단원들에게 신부님은 죽같은 그것을 머그잔으로 한 컵씩 하사하신다.
레지오 봉사자들은
100 년쯤 묵은 보르도포도주를 마시는 듯
너무 행복한 표정으로
맛나게 마신다.
그리고 하루 종일 니글거리는 속을 달래느라 콜라를 찾는다.
우리 신부님은 천사같다.
한 번도 화 내시는 걸 본 적 없다.
늘 웃으신다.
하지만 참는 화가 병이 되는 법.
가끔은 화도 좀 내셨으면 좋겠다.
신부님은 많은 걸 가르치려 하지 않으신다.
그냥 행동으로 보이신다.
검소하게 사는 모습.
선하게 사는 모습.
인내하며 사는 모습.
어린아이 같은 모습.
우리 신부님이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시면서
많은 군인들에게
늘 같은 모습으로 사랑을 심어주셨으면
참 좋겠다.
우리 군인신부님은 한재상 세례자요한 신부님이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