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4일 (월)
(백) 성 요한 세례자 탄생 대축일 그의 이름은 요한이다.

신앙상담 신앙상담 게시판은 비공개 게시판으로 닉네임을 사용실 수 있습니다. 댓글의 경우는 실명이 표기됩니다.

q [RE:2119]여성의 사제직

인쇄

비공개 []

2002-04-27 ㅣ No.2127

님의 생각에 대부분 동의합니다.

교회를 다니면 다닐 수록 여성 신자들은 남성=인간 이라는 성 아래의 또 다른 성 취급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생각을 해보면 그럴만도 하지요.

아무리 교회 안에서 사제와 평신도가 동등하다지만, 미사 때마다 높은 곳에 서서 무엇이 옳은 길인지를 설파하는 건 사제들 아닙니까?

그걸 보는 평신도들은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저 위에서 저런 얘기를 하는 걸 보니 지혜며 신앙심 면에서 나보다 나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되고. ’따라서 나보다 높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되죠.

그러니, 평신도 위에 사제, 사제 위에 주교, 주교 위에 추기경, 추기경 위에 교황이라는 위계 질서가 성립됩니다.

 

그런데, 평신도 위로는 모두 남성들입니다.

즉 ’이끄는 역할’은 남성들은 남성들에게만 열려있고, 그 역할에의 접근이 봉쇄된 여성은 자연스럽게 ’따르는 역할’, ’떠받치는 역할’에 머무르게 된 거지요.

그런데, 사람들이 아무리 ’이끄는 이 (leadership)도 중요하지만 따르는 이(followership)도 중요하다’라고 하지만, 어디 이끄는 이들이 항상 따르는 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한 사람 한 사람 소중하게 대합니까?

이끄는 이는 소수, 따르는 이는 다수이다 보니 따르는 이의 희소성은 감소하게 되고, 은연중에든, 들어내 놓고든 따르는 이를 무시하고, 그 위에 군림하려 들게 되죠.

 

게다가 일찍이 복사단 부터 시작해서 소신학교 (또는 남자 중고등학교), 대신학교, 서품 후에는 더욱더, 남자들만의 세계인데, 언제 여성성을 가까이하고 진가를 알아볼 만한 기회가 있겠습니까?

 

낯선 것은 두렵고, 싫고, 회피하게 되는 법입니다.

사제들에게 여성은 낯선 존재죠.

외면하고 무시해 버리는 게 제일 편한 존재.

 

...

 

교회내에서의 성차별은 여성 신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느님 앞에서 모두가 평등하다는 믿음이 한국 교회를 싹튀우고 키워온 근간인데, 세속에서보다도 더 뚜렷한 차별이 교회 내에 존재한다는 사실은 교회가 가르침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점점 더 극명하게 부각시킬 것입니다.

 

누구도 말 꺼내기를 꺼려하지만, 결국은 여성에의 사제직 개방만이 한국 교회뿐 만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천주 교회가 나아갈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미사보를 폐지한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삼십여년 전 일이 됐는데도 아직도 여자들의 ’죄’를 가려야한다면서 미사보 안 쓴 여학생들에게 훈계하고, 성당 안팎 잡일은 모두 여자 신자들이 해도 그 대표가 되는 사목회장은 남자가 아니면 안 되는 한국 교회의 현실에서는 요원한 얘기지만...

 

 



251 0댓글쓰기

신고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