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4일 (월)
(백) 성 요한 세례자 탄생 대축일 그의 이름은 요한이다.

신앙상담 신앙상담 게시판은 비공개 게시판으로 닉네임을 사용실 수 있습니다. 댓글의 경우는 실명이 표기됩니다.

q 저는...... 미사 중간에 그냥 나와버렸습니다.

인쇄

비공개 [61.75.34.*]

2008-06-19 ㅣ No.6810

 

저는 지난주 목요일 오전미사

 

신부님의 강론 말씀이 끝나고 성당을 나와버렸습니다.

 

그날의 복음은 마태오복음5 20-26 <자기 형제에게 성을 내는 자는 누구나 재판에 넘겨질 것이다.>

내용이었고 신부님의 강론은 내내 촛불집회의 내용이었습니다.

 

그들은 폭력집회로 정부를 흔들고 있고 복음 내용을 빌어 그들이 의롭지 못하며 타협할 아는 것이 의롭다 하셨습니다 

신부님의 강론말씀과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저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저는 지금의 촛불집회는 시대착오적이고 잘못된 정책으로 국민을 위협하는 정부에 대해 현대사회국가헌법이 보장하는 실질적 국민주권을 행사하고 있으며 이것은 민주주의의 발전의 길로 우리가 어려운 걸음을 옮기고 있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신부님의 강론은 전혀 납득할 없었고 수긍할 없었습니다.

 

그가 그러한 생각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이해할 있었지만 그가 강론 중에 너무나 쉽게 이런 발언을 한다는 것이 경솔하게 느껴지고… 솔직히 화가 났습니다.

 

신앙적으로 미숙한 저에게도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시고자 하는 말씀은 그러한 것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를테면 같은 정의 일지라도, 어떠한 잘못도 용서해야 형제간의 정의(情義) 타협할 없는 사회적 정의(正義) 분명히 다릅니다.

개인적으로 잘못을 감싸주고 용서하고 감싸줘야 문제와 사회적 정책적 문제에 대해 책임을 지고 타협하지 않으며 합리적인 토의를 통해 해결해야 문제는 분명히 다른 것입니다.

 

 

일부 개신교의 대형교회 목사들이 하는 발언이 비신자들에게 거부감을 주는 이유중 하나가

그들이 이러한 오류를 너무나 쉽게 저지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일부 대형교회목사나 추부길 청와대비서관같은 사람들의 권력적이고 편향된 발언을 접했을 안타까웠고 그들이 속한 교회를 다니고 있을 신자들이 어리석게만 여겼었는데… 왠지 자신이 그러한  신자가 되어있는 것만 같았습니다.

 

신부님께서 강론 중에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전경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왜곡된 발언을 하실 때는 정말 자리에서 손을 들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그렇지 않다고… 제가 촛불집회에 있었고 신부님께서 말씀하시는 것과는 다르다고 진심으로 전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없었습니다.

 

그는 제단 위에서 제의를 입고 미사를 집전하는 사제였고 그러한 저의 행동은 분명 다른 신자들의 평화로운 오전미사를 방해하는 것이 될 것 같았습니다.

 

무력감을 느꼈습니다. 무력감… 그때의 정말 솔직한 심정이었습니다.

 

그는 옳지 않다는 생각과 한편으로 이러한 나의 감정과 생각은 주님께 죄가 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으로 마음이 답답해져 왔고 강론이 끝나고 잠깐의 묵상의 시간이 주어졌을  

저는 도저히 이어질 미사 시간 동안 주님께 진심으로 기도할 자신이 없어서 그냥 곳을 나와 버렸습니다.

신부님들은 미사를 집전하면서 복음을 묵상하고 신자들 앞에서 강론을 하면서 많은 기도와 묵상과 고민을 하고 그 말씀을 설파하시겠죠?? 분명 그러한 무거운 책임감을 분명 느끼고 그 자리에 서 있으셨을 텐데...

미사에서 신자는 사제를 단지 미사의 신비를 거행하기위한 일종의 수단이나 도구로 여기고 오로지 주님에만 전념하고 성체에만 기도드리면 되는 것 일까요?    

 

성당을 나오는데 자꾸 눈물이 났습니다.

이상 본당이 예전처럼 따스한 안식처처럼 느껴지지 않을 같았고, 하필 시간에 미사에 것이 후회 되었습니다. 

 

 

이후로 일주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마음이 답답하고 복잡합니다.

 

분명 그렇게 미사도중에 나와 버린 것은 주님께 잘못을 했구나 반성하고 있으며 고백성사를 통해 이런 답답한 마음을 풀어 버리고 싶지만 기도를 수록 문제가 정말 간단하진 않구나 느끼게 됩니다.

 

조금 입장을 바꿔서, 만약 저와는 다른 생각을 가진 신자가 미사시간에 촛불집회를 적극 지지하고 정부비판적인 강론을 하는 사제를 만난다면   역시 저와 같은 고민을 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기에 종교와 정치는 분리되어야 하는 것이 옳은 것 일까?

또한 사제는 미사안에서 만큼은 자신의 정치색이나 개인적 주장은 배제되어야 하는게 맞나?

하는 생각을 하면...... 그래야 하지 않나 하면서도 

사제는 현실은 도외시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

하는 생각에는 또 그렇게만 볼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신자로서 신부의 강론에 비판적인 시각을 갖는 것은 잘못된 건가요?

 

보통 답답할때면 성당을 찾았는데...... 요즘은 마음이 내키질 않습니다.

그만큼 저의 신앙이 약하고 약하구나 하고 느끼게 됩니다.

내가 왜 성당에 다니는 걸까? 하는 자문(自問)에.... 그냥 고민하지 않고 그냥 냉담 해버리는 것이 오히려 편한 길 같이 여겨집니다. 

 

 

 

 

쓰다보니 생각보다 많이 길어지고 너무 부끄러운 글이 되어 버렸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071 6댓글보기

신고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