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4일 (월)
(백) 성 요한 세례자 탄생 대축일 그의 이름은 요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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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26 ㅣ No.10094

비신자라시라면 우선 세례부터 받아야 하겠지요.
그리고 세례를 받으시거든 혹은 뜻이 확고하다면 수녀회 성소모임을 다니시기 바랍니다.
각 수도회마다 성소모임이 개별적으로 있으므로 뜻하시는 수녀회를 정하시어 꾸준히 다니셔야 합니다.
그런데 성소모임을 다닌다고 해서 일정기간을 다니면 무조건 입회(수녀회에 들어가는 것)가 허락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세례받고 정해진 얼마의 기간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는 수녀회도 있으므로
언제부터 성소모임을 다닐지는 님께서 정하시면 됩니다.

일단 수녀회에 입회를 하게 되면 
대게 1년의 지원기와 1년의 청원기, 그리고 2년의 수련기의 과정을 거칩니다.
수련기를 거치고 나면 대게 1년간의 기한을 두고 청빈, 순명, 정결의 서원을 하는데 기한을 두고서 서원을 한다 하여
유기서원이라고 합니다. 1년간일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3년간이 될 수도 있는데, 보통 처음에는 1년간의 기한을 두고 서원을 합니다. 서원을 하게 되면 이 때부터 정식으로 수녀님이 됩니다.
하지만 대게는 수련기부터 정식 가족으로 받아들여지며 이 때부터 베일을 쓰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수련수녀라고 불리우고 "수녀님"이라고 불립니다. 또한 수녀회에 따라서 베일을 쓰지 않거나 수도복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녀님의 모습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모든 수녀회가 제시하는 공통된 자격조건을 이야기하기는 어려운 일입니다만,
대게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심신건강한 미혼여성으로 연령제한은 30살인 경우도 있고 그 이상인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수녀회 성소자가 많지 않은 관계로 30대 중반까지도 입회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해야 하는 이유는 수녀회의 입회한 이후에 수도회의 카리스마, 정신, 역사, 영성등을 알고 있어야 하므로 어느 정도의 학습이 가능하며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한다고 판단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수녀님들이 그저 어머니같고 따사롭고 사랑이 많으시고 그러기 때문에 공부와는 거리가 멀 것으로 생각하는 분도 있지만, 수녀님의 위치는 교회 안에서 성직자 다음으로 "지식인(인텔리)"에 해당하기 때문에 최소한 수녀회에서 자체적으로 교리나 신학을 연마하거나 교리신학원, 신학대학에서 공부를 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일정 지식 수준이 되어야 합니다.

누군가가 수도자가 되는 의미는 단지 사회에 좋은 일을 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봉사나 사회사업의 의미라면 굳이 수도회에 입회해서 수도원 안에서 양성기간을 거치고 또 서원을 하고서도 자신이 원하는 방향의 일이 아닌 다른 일을 하면서 스스로 생각하는 봉사와 거리가 먼 시간을 보낼 이유가 없습니다. 차라리 사회에서 그 분야의 자격증을 따고 공부와 체험으로 전문가가 된다면 더 나은 방식의 봉사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수도자가 된다는 것은 이후에 어떤 일을 하게 되더라도, 그것이 하느님의 일로서 받아들이고 무엇이든 하겠다는 각오가 있지 않으면 안됩니다. 물론 사람은 변하기 때문에 나중에 내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지금 당장은 스스로를 속이지 않고 하느님을 믿고 가 보겠다는 의지가 있지 않으면 안됩니다. 

수녀님이 아니더라도 만일 결혼을 하더라도 마찬가지이지요. 상대방 배우자에 대한 믿음이 나중에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지만, 지금은 믿기 때문에, 그리고 나중에도 믿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결혼을 합니다. 마찬가지로 수녀님이 되는 것도 그러한 종류의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단지 좋은 일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기 때문에 때로는 합리적이지도 않고 논리적이지도 않은 일이 주어지기도 합니다. 나의 재능과 상관없는 일이 주어지기도 하고 내가 좋아하는 일이 아니기도 합니다. 하지만 순명을 서원한 수도자는 겉으로보이는사람의 결정을 하느님의 결정으로 받아들이고 따라야 합니다. 즉 하느님을 위해서 살겠다는 각오가 있어야 합니다. 

님께서 생각하시는 수녀님이 되고자 하시는 생각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위 글의 댓글에 님께서는 부모님을 언급하시는데, 만일 수녀님이 되더라도 님께서 바라는 방향으로 부모님의 경우가 나아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것이 하느님의 뜻이라고 한다면 님께서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하느님과 우리의 관계는 물물교환이 아닙니다. 내가 내 인생을 바쳤으니 하느님께서는 어떤 것을 나에게 반드시 주셔야 한다고 요구할 수 없습니다. 만일 그런 것을 바라시고 수녀님이 되시길 원하신다면 올바른 성소라고 볼 수 었습니다. 물론 때로는 성소가 친구따라 강남가는 식으로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때가 되서 내가 현재 있는 자리에 만족하고 뿌리를 내릴 수 있다면, 나의 의도를 바꾸고 있는 곳에서 충직하게 살고자 한다면 그것도 성소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어떤 계획, 혹은 의도를 가지고 있다면 또 확실한 요구조건이 있고, 그래서 이것이 해결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수녀님이 되고자 하는 것이라면, 그러지 마시고 열심히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수녀님이 되는 것은 개인적인 확실한 지향을 가지고 열심히 기도하는 것과는 다른 일입니다. 수녀님이 되는 것은 하느님께서 의도하는대로 따라서 기도하는 일입니다. 내가 바라는 것보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더 추구해야 합니다. 그래서 세상을 버려야 한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부모님께 매어 있다면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는 것과 같습니다. 나중에 가서 보면 부모님때문에 수도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는 이야기를 하게 될 것입니다. 죽도 밥도 안되면 수도회를 나올 것입니다. 부모님일이 해결된다고 해서 기쁘게 수도생활을 할 수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부모님의 인생은 부모님 것이고 내 인생은 내 것이기 때문입니다. 결국에는 님의 인생을 살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인생을 하느님께 봉헌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확실한 지향을 버리지 못한다면 수도회를 가지 마십시오. 그 길은 님의 길이 아닙니다. 

부디 제가 덧붙인 글이 쓸데없는 걱정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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