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따뜻한이야기 신앙생활과 영성생활에 도움이 되는 좋은 글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성탄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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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선 [lgsell] 쪽지 캡슐

2001-12-23 ㅣ No.5325

늘’따뜻한 이야기’를 읽으며 마음안에 따뜻함을 느낄수 있었기에 감사했습니다.

 

지난번 인사도 없이 슬쩍 첫글을 올려 놓고는,

부족함과 부끄러움으로 숨죽이고 있는데,

많은 분들께서 읽어 주시고 추천도 해주심에 용기를 얻게되었습니다.

 

지난 토요일은,

30년만에 중학교 친구들을 만났던 아름다운 날이었습니다.

시골 중학교는 남학생 2개반과 여학생 1개반으로서 아주 작은 학교였습니다.

특별히 절친하게 지냈던 친구가 있었는데,

우리는 서울에있는 각기 다른학교에 진학시험을 치루게 되었고,

그친구는 실패하여 1년후에  집에서 가까운 시골학교를 다니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고 서로를 생각할 여유가 없었습니다.

 

시간이 흘러서,

엄마가 되고 아빠가된 친구들이 하나 하나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동창회도 하고, 여자 친구들은 따로 모임을 만들었습니다.

동창생들중에서 두커플이 나왔는데,

그중에 하나가 저와 절친했던 친구였습니다.

그친구는 울산에서 오랫동안 살고 있었기에 우리는 전화로만 서로를 확인하고 만날 기회를 보고있었습니다.

 

그러던중에 동창회 모임에서 놀라운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친구의 남편이며 우리의 친구인 그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었습니다.

그리고, 혼자남은 친구는 아이 둘을 데리고 삶의 자리를 서울로 옮겨왔습니다.

바로 저의 이웃동네로....

 

토요일은 다른 친구들과 함께 그친구도 만나는 날이었습니다.

지하철 입구에서 저는 그친구를 몰라보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섰지만,

핸드폰으로 통화를 하며 우리는 서로를 즉시 알아볼 수가 있었습니다.

 

30년이란 시간의 벽은 우리들에게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들은 서로에 대한 질문과 답변으로 시간이 아쉬웠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부부동반 저녁모임에 혼자서 나가게 되었습니다.

남편이 출장중이었기에.......

식사를 마치고 노래방에 들렸습니다.

우리 모임은 남성 쁘레시디움에서 시작이 되었기에 가족들까지도 편안한 자리였습니다.

그런데, 제 마음안에서 갑자기 어떤 아픔이 목구멍을 타고 올라오는 것이었어요.

그것은 서러움과 외로움이었습니다.

불빛이 어두웠고 노래소리가 시끄웠기에 다행이었지,

쓸데없이 다른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뻔 하였습니다.

제상태가 이해가 안되었습니다.

그동안 남편의 업무상 짧은 출장은 교회안에서 바빳던 저에게,

오히려 자유와 편안함이었습니다.

이제 교회안에서 책임을 벗고나니 마음마저 나약해진것일까?

........

........

집에 돌아와서 저는 깨달았습니다.

남편을 먼저 보낸 친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행복했었고, 하늘나라에 들었을것이며(개신교에 다녔었기에),

스스로도  혼자서 살아갈 힘이 생겼노라고.

그렇지만 저는 친구에게서 마음의 빈자리를 느낄수가 있었습니다.

갑작스런 이별로 인한 고통, 그리움과 회한을.....

그리고 앞으로 살아나가면서 순간 순간 또 겪어내야될 아쉬움과 아픔을.......

 

돌아오는 전철안에서 "너 성당에 나가보지 않을래?, 너희 아파트 단지 바로앞에 성당이 있어"

친구는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울산에서 개신교에 다녔었는데,

남편을 보내고나서 추도예배만으로는 그빈마음을 채우기가 부족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래, 나도 성당에 나가볼까해서 아직 교회에 등록을 하지않고 있었어"

 

하느님께서는 우리들에게 30년의 세월을 뛰어 넘어서 또다시 우정을,

이제는 하느님의 사랑안에서 더욱 온전한 우정을 나눌수 있도록 예비해 주셨던

것입니다.

우리들에게 성탄 선물로......

 

우리들의 좋은 친구이신 예수님!

성탄선물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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