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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희망 그리고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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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선 [osspaolo] 쪽지 캡슐

2001-11-03 ㅣ No.2930

단풍...

그 이후로 며칠을 고생했다.

너무 아름다움에 취해서 였을까?

위령성월을 준비하라는 뜻에서 였을까?

며칠을 몸을 가누지 못하고 속을 달래야만 했다.

이유인즉

지리산 단풍놀이 이후

몸과 마음을 추스려야겠다는 일념으로

단식을 시작했는데...

또다시 형제들과 함께 대둔산을 여행해야 하였기에

함께 그놈의 형제애(?) 때문에

4끼를 굶은 상태에서 추어탕 한그릇을 다 비우고

곧바로 등산을 하였기 때문에

급체가 왔던 것이다.

 

며칠을 쉬면서

크리스천 대신덕이라고 하는

믿음, 희망, 사랑에 대한 생각이 계속 내 머리 속에 맴돌았다.

 

아브라함의 믿음부터 시작한

믿음에 항구했던 선조들을 본받아 보겠다는 생각으로

믿음의 생활에 투신해 보지만

결국 <쥐꼬리만한 믿음> 때문에

아파하고 괴로워한다.

그래서 결국 주님께로부터

<이 믿음이 약한 자야!>라는 소리를 들어도 싸다.

사람을 믿었더니

되돌아오는 것은 배신감이기도 하다.

믿음은 이렇게 좋은 것만은 아니고

내가 도달할 덕목도 못되는 듯이 여겨지니

믿음도 다 부질없어 보인다...

 

사랑도 마찬가지로 부질없어 보인다.

사도 바오로의 고린토전서에서 사랑이 제일이라는 소리 땜에

속아서

사랑해 보겠노라고 발버둥쳐 보았지만

그 사랑이란게

다 내 식대로의 사랑에 불과했고

돌아보니 허망하기 짝이 없더라.

하느님을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진짜로 사랑하는 게 아니고

이웃을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그냥 위안을 삼기 위한 정도에 불과하더라.

그리고

사랑하기도 힘이 들더라.

내 딴에는 사랑한다고 하는데

그 사랑의 대상은 그렇지 않게 느껴지는가보다.

도대체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을 때가 많다.

차라리 사랑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도 얼마나 많이 하게 되는지...

이렇게

사랑 또한 우리를 실망시킨다.

그래서 사랑 또한 부질없는 것이라 했던가...

 

그래도

나를 살아있게 해 주는 것은

<희망>이다.

비록 내 꼴이 요모양 요꼴이라 해도

나는 하느님의 자녀일 수 있다는 희망이고

내 비록 죄인이어도 하느님의 자비로

구원을 받을 수 있다는 희망이고

내 비록 믿음이 부족하고 사랑이 부족하다 하더라도

그 언젠가는 나도 믿음의 사람, 사랑의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믿는 희망이다.

희망은 겸손한 이들이 누리는 최고의 덕목이요

또 가난한 자들 만이 누릴 수 있는 기쁨이리라.

 

그렇다!

우리는 희망해야 한다.

비록 아브라함 같은 믿음이 없다하더라도...

우리는 희망해야 한다.

비록 부족한 사랑 때문에 아파한다 하더라도...

위령성월은

절망의 계절, 죽음의 계절이 아니다.

희망의 계절이다.

절망이야 말로 <죽음에 이르는 병>이다.

크리스천은 희망을 사는 사람이어야 한다.

 

오늘 하루 이렇게 기도한다.

주님,

제 믿음이 비록 보잘것 없다 하더라도

그 때문에 실망치 말게 하소서.

주님,

제 사랑이 비록 보잘것 없다 하더라도

그 때문에 실망치 말게 하소서.

오로지

내 아무리 보잘것 없다 하더라도

당신 함께 계시오니

당신을 늘 희망할 수 있게만 하소서.

그래야 내가 살아나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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