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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좋은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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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ystefano] 쪽지 캡슐

2002-05-04 ㅣ No.3645

5월 4일 부활 제 5주간 토요일-요한복음 15장18-21절

 

"그러나 너희는 세상에 속하지 않았을 뿐더러 오히려 내가 세상에서 가려 낸 사람들이기 때문에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는 것이다."

 

 

<이 좋은 세상>

 

오늘 복음 서두에서 예수님께서는 "세상"이란 단어를 여러 번 사용하시는데, 약간 오해할 소지가 있기에 잘 새겨서 들어야할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본래의 세상은 하느님 아버지께서 직접 창조하시고 성장시키신 세상, 결국 언젠가 완성시키고 구원하시려는 아름다운 세상, 다시 말해서 긍정적인 의미의 세상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인간들이 저지른 갖은 죄악과 인간들이 지닌 파괴적인 본능으로 인해 세상은 많이 훼손되었습니다. 따라서 세상이 지닌 의미가 하느님의 구원의지와 대립되는 부정적인 모습으로 변질되어 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우리 인간 역사의 현실입니다.

 

예수님 말씀처럼 참으로 이해하지 못할 곳이 세상입니다. 갖은 폭력과 속임수, 극도의 이기심과 끝없는 타락이 엄연히 존재하는 곳이 세상입니다.

 

그럼에도 불국하고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이 세상이 언제나 우리가 도피하고 상종하지 말아야 할 오물 투성이의 장소만은 절대 아니란 것입니다.

 

세상의 힘, 악의 힘, 세상의 폭력성이 절대로 만만치 않습니다. 반면에 세상이 지니고 있는 가능성 역시 절대로 소홀히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세상은 한 마디로 가능성으로  충만한 황금어장입니다. 세상은 우리가 등지고 떠나가야 할 혐오장소가 아니라 더 깊이 투신해야할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사목장소입니다.

 

세상의 폭력성과 사악함 그 한 가운데를 우리가 걸어가면서도 우리가 위안을 느껴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하느님은 세상의 폭력성과 사악함 그 위에 존재하고 계신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지상 생활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분은 세상의 악 한가운데 사시면서도 결코 악에 물들지 않으셨습니다. 또 악을 악으로 갚지 않으셨습니다. 그보다는 악으로 물들어 가는 이 세상을 악으로부터 구해내기 위해 노력했던 여정이 그분의 짧은 이 세상에서의 삶이었습니다.

 

그리스도인으로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부정적인 의미의 세상을 떠나서 긍정적인 의미의 세상을 선택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죄로 기우는 모든 악과 결별하겠다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살아가지만 천상적 삶을 살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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