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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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효자는 울어버리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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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선 [mamelta] 쪽지 캡슐

2002-09-11 ㅣ No.7210

 

 

 

 

 

   2년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에 그 때의 일들이 서글프게 떠오릅니다.

 

   아버지는 많이 아프셨지요. 해를 넘기면서 앓으시지는 않았지만 병명을

 

   알고 딱 7개월 동안 투병을 하시고 그렇게 가셨습니다. 당신은 그나마

 

   당신의 삶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주심에 감사를 하셨지만 남아있는

 

   가족들의 마음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병간호 할 수 있는 시간을

 

   주신 것에 대하여 뒤늦게 감사할 수 있었습니다.

 

   어린 아이들 때문에 온 정성을 다하여 간호하여 드리지 못한 것이 한이

 

   맺힙니다.

 

   대소변 질리도록 받아낼 수 있는 시간을 주시지 않으신 것이 못내

 

   억울함으로 남아 가끔 가슴이 져며옵니다.

 

   돌아가시기 전날 야윌대로 야위신 몸을 간신히 부축하여 마지막으로

 

   부녀가 다정하게 산책할 수 있었던 시간....

 

   산책을 하면서도 우리 부녀는 한 마디도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무뚝뚝한 성격의 딸이...... 그 순간만이라도 아버지께 다정다감하게

 

   감싸안아 드리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립니다.

 

   마지막이자 처음으로 아버지의 몸을 닦아드리던 날. 그렇게 야위어질때까지

 

   많은 사랑을 받기만 했던 나는 무얼 하고 있었는지.........

 

   모든 것이 후회로 되돌아옵니다.

 

   후회되는 것이 어디 한 두 가지 뿐 이겠습니까.....

 

 

 

   상갓집에 다녀온 사람들이 한 마디씩 하는 말이 있습니다.

 

 

   "그 집에 하나밖에 없는 딸래미가 그리도 슬프게 울더라....."

 

   "땅을 치고 통곡을 하더라..."

 

 

   또 이런 이야기도 합니다.

 

 

   "그 집 며느리... 독해도 그리 독한 것 처음 봤어. 눈물 한 방울도

 

   흘리지 않더라니까..."

 

 

   그 집안 사정이 어떻든지간에 이 이야기를 듣고 있는 상대방은 모두가

 

   한결같이 며느리는 나쁜년이고 그나마 딸이라도 있었으니 다행이었다라며

 

   맞장구를 쳤을 것입니다.

 

 

   아버지의 영정 앞에서 저는 목놓아 울지 못했습니다. 땅을 치고 통곡도

 

   하지 않았습니다. 줄줄 흘러내리는 눈물을 남몰래 훔치면서 북받쳐 오르는

 

   울음을 꾹 참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병자성사를 주시던 신부님과 수녀님께서 그러시더군요. 아버지가

 

   돌아가시더라도 절대로 울지 말라고..... 슬퍼하는 가족들 때문에 가시던길을

 

   멈추시게되고 그러다 보면 하늘문이 닫힌다고.....

 

   그렇게 꾹 참아오던 슬픔은 불구덩이 속으로 들어가는 아버지의 앞에서 그만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땅을 치고 통곡을 하며 실신할 정도로 울부짖지

 

   못했습니다. 아버지에 대한 애정이 없어서도 아닌데......

 

   모르겠습니다. 크게 슬퍼하고 눈물흘려야 할때를 놓쳐버려서 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가끔합니다.

 

   요즘은 가끔 아버지 생각에 목놓아 울고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눈물이 나오지 않습니다. 아마도 어릴적 생각했던 어른이 된것같습니다.

 

 

 

   아버지 없이는 하루도 못살것만 같았던 이전의 생활들....

 

   막상 닥쳐보니 이렇게도 잘 살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알콩달콩 재미나게

 

   살고 있습니다.

 

   이세상에 계시지 않은 아버지뵙기에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당신의 희생을 어떻게 갚을 수 있을지......

 

 

   이번 주말엔 아버지를 뵈러 갑니다. 그 날, 아버지 앞에서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펑펑 울어버릴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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