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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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젤 이쁜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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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미숙 [shwang] 쪽지 캡슐

2003-12-02 ㅣ No.6058

               

                           

             

     

        2003년 12월 2일 화요일 복음

        하늘과 땅의 주님이신 아버지, 지혜롭다는 사람들과

        똑똑하다는 사람들에게는 이 모든 것을 감추시고

        오히려 철부지 어린이들에게 나타내 보이시니 감사합니다.

        루가 10, 21

             

    † 예수님, 어서 오세요!

     

     제가 <오늘의 묵상>코너 가족이 된 것도 어~언 두 달이 조금 넘어가네요.^^ 그 동안 부족한 제 묵상 글들 기꺼이 읽어 주시고 격려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축원을 드리옵니다...♡오래도록 만수무강 하소서♡....제가 묵상 코너에 글을 올리면서 제 신앙 생활에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면 아무래도 조금은 더 묵상 시간과 기도 시간을 가질려고 노력한다는 점이예요. 이 사이버 공간의 주인장이신 예수님과 게시판 독자님들께서 제 글을 클릭하셨을 때 최소한 무성의 하다는 느낌은 받지 않도록 일 주일에 단 몇 시간이라도 주님 앞에 머무르는 시간을 갖고 영적으로 준비된 마음으로 부족하나마 주님께 봉헌하는 글을 올리고 싶답니다.^^

     

    얼마 전 일요일 미사 후, 잠시 묵상시간을 갖고자 성당에 남아 지그시 눈을 감고서 분심중에 헤매는 이 영혼을 구해 주십사 온갖 노력을 하고 있는데 성당안에서 갑자기 왠 소란스러운 소음들과 함께 어린 아이들의 웃음소리들이 들려오는게 아니겠어요? 눈을 번쩍 뜨고 보았더니 꼬마 남자 얘들 두 명이 롤러 스케이트화를 신고서 제대 중앙 통로에서 신나게 질주를 하고 있는게 아니겠습니까? 그렇지 않아도 기도가 잘 안되고 분심 중에 헤매고 있는데(분심의 주내용은 점심으로 중국집에서 짬뽕과 울면중 무엇을 먹을것인가?였음)...에잇...기냥 벌떡 일어나서..피~웅....하고 바람처럼 달려가 꼬마 녀석들을 한 30초 정도 x려 보고나서...엘토 음성으로....일분 정도 즉석 연설을 한 후 성당 밖으로 추방을 명령했답니다. 그런데, 녀석들 미적 미적 성당 문을 나서면서 제게 너무나 깜찍한 변명(?) & 항의를 했답니다. 녀석들이 며칠 전에 예수님 앞에서 누가 누가 더 롤러 스케이트 잘 타나 내기하자 했고 어제 토요일 날 오후 내내 연습해서 지금 예수님 앞에서 롤러 스케이트 내기하고 있다네요! 얼마나 깜찍하고 예쁜 항의인지 녀석들 볼을 한 번씩 꼬집어 주고 나서 "예수님은 발이 천개나 달리시고 눈이 만개나 달리셔서 너희들이 성당 마당에서 롤러 스케이트 타는 거 다 보신단다." 하며 반 강제적(?)으로 추방시킨 후  다시 자리에 돌아와 앉아 있는데 문득 곡예사 피에로가 주님께 보여 드릴 수 있는게 자신이 할 수 있는 공굴리기 재주 밖에 없어 주님 앞에서 공굴리기 묘기를 보였던 이야기가 생각나더군요. 저 두 꼬마들 역시 예수님께 보여 드리고 싶은게 가장 어린애 다운 모습인 롤러 스케이트 잘 타는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었었나 봅니다. 아마도 주님 앞에서 롤러 스케이트 잘 타는 모습을 뽐내고 싶었겠지요. 물론 성당안에서 주의 산만하게 어린이들이 떠들고 조심성 없는 행동을 방치해 두면 안되겠지만 저 어린아이들의 마음으로 돌아가 그들의 눈 높이에서 생각해 보면 롤러 스케이트 잘 타는 모습이 그들 나름대로 주님께 드리는 그들만의 기도가 아니었나 해요.

     

    세상의 많은 지식과 정보들로 인하여 가분수 머리가 되어버린 지금 가끔씩 주일 학교 어린이들을 보면 그들 마음속에 있는 예수님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하고 궁금해지기도 한답니다. 랩 댄스 댄서 혹은 연예인 예수님 또는 채팅이나 컴퓨터 게임을 기가 막히게 잘하시는 예수님? 또는 롤러 스케이트를 멋지게 타시는 예수님? 그 어떤 모습의 예수님이시든 어린아이들은 예수님을 가장 쉽게 만나고 예수님을 볼 수 있는 깨끗한 영혼의 소유자들임에는 틀림 없을 거예요. 예수님은 저 같은 어른처럼 경건한 모습으로(?) 앉아 내숭(?)떠는 기도보다는 가장 단순하고도 솔직한 기도에 귀기울여 주실테니까요. 그 때 성당안엔 저 외에도 몇 몇 형제 자매님들이 함께 하고 있었지만 아마 감실안의 예수님께서 젤 이쁘게 받으신 기도는 저희 어른들의 기도보다는 잠시 소란을 피우다 추방된 두 꼬맹이들의 "롤러 스케이트 기도"가 아니었나 해요. 주님께는 두 개구쟁이의 마음이 얼마나 예쁜 기도이셨을까요? 컴 앞에서 삐웅 삐웅 하며 컴퓨터 게임 하는 대신 롤러 스케이트를 타고 제대 중앙 통로에서 재롱을 피우다 팥쥐 여사에게(?) 추방된 모습이요!

     

     사도 바울로의 고린토 전서(1, 21)中 "세상이 자기 지혜로는 하느님을 알 수 없습니다. 이것이 하느님의 지혜로운 경륜입니다." 말씀 처럼 저희가 세상에서 얻은 지식과 지혜와 경륜만으로는 당신을 알 수가 없습니다. 저희의 영혼이 혼탁해지고 교만해 질 수록 저희의 눈을 어린아이들에게 머물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그들은 어른들처럼 어둠의 행실을 하지 않습니다. 쉽게 악에 물들지도 않습니다. 체면이나 명예에 집착하지도 않습니다. 꾸밈이 없고 가장 자연적인 영혼의 모습을 지닌 어린아이들이 곧 당신의 모습입니다. 그들에게서 당신의 모습을 보게 하시고 기쁨을 느끼게 하소서! 당신은 멀고도 높은 곳에 계시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 곁에서 뛰놀고 있는 한 어린아이를 바라보는 우리의 눈이 곧 당신을 바라보는 눈임을 깨닫게 하소서!

          

      행복이 무엇인지를 알려면 꽃이나 새나 어린아이를 보면 됩니다.

      그들은 하늘나라의 완전한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과거도 미래도 없는 영원한 현재를 순간순간 살고 있습니다.

           <안소니 드 멜로 신부님 글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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