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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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시몬과 성 유다(타대오) 사도 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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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6-10-28 ㅣ No.107727

지난 수요일에 멀리 시애틀에서 손님이 오셨습니다. 40년 전에 미국으로 떠났던 분입니다. 명동까지 저를 찾아오신 이유는 저의 묵상 글을 읽었기 때문입니다. 한국을 방문하여 성지순례를 하였고, 저를 만나고 싶어서 방문을 하셨습니다. 사무실에서 담소를 나누었고, 교구청 소개를 해 드렸고, 다음에는 시애틀에서 만날 것을 이야기하며 헤어졌습니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칼과 총이 아니라, 문학과 철학 그리고 예술입니다. 매일 묵상 글을 적는 것은 저 자신의 성찰을 위한 것이지만, 그것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다면 감사할 일입니다.

 

밤을 새워 기도하신 예수님께서는 함께 복음을 전할 사도들을 선발하셨습니다. 오늘은 시몬과 유다(타대오) 사도 축일입니다. 동창 신부님 중에 시몬은 2명입니다. 한 분은 오랜 시간 군 사목을 하였고, 지금은 본당에서 사목을 하고 있습니다. 다른 한 분은 신학교에서 영성지도를 하였고, 저와 함께 신학생들을 위한 30일 피정 지도를 하였습니다. 지금은 상설고해 사제로 사목을 하고 있습니다. 축일을 지내는 동창 신부님들이 모두 건강하기를 바랍니다. 축일을 맞이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하느님의 사랑이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교구청에는 추기경님과 더불어 15명이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추기경님께서는 저를 성소국장으로 임명하셨습니다. 제게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를 생각합니다. 외적인 능력을 바라실 것입니다. 성소개발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조직관리를 효율적으로 하고, 능력과 영성을 겸비한 학생들을 선발하여 신학교에 입학 시키는 일일 것입니다. 제가 주관하는 행사들을 원만하게 진행하는 것일 것입니다. 성소국의 소식지를 새로이 개편하였고, 사제 양성을 위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있으며, 예비 신학생을 위한 교재를 제작하고 있고, 예비 신학생을 위한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고, 본당 성소 후원회 방문을 하고 있습니다. 외적인 능력과 더불어 내적인 힘을 바라실 것입니다. 말과 행동을 신중하게 하고, 기도와 묵상을 깊이하고, 직원들과 원만하게 지내고, 겸손한 모습을 보이기를 원할 것입니다. 교구청의 동료 사제들과 원활하게 지내기를 바라실 것입니다. 지난 3년을 돌아보면 부족함이 많았습니다.

 

직원들에게는 4가지 유형의 지도자가 있다고 합니다.

가장 힘들어하는 지도자는 멍청한데 부지런한 지도자입니다. 이런 지도자와 함께 일하면 뒷감당을 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선택하고, 결정한 일들이 수시로 변경되고 바뀌기 때문입니다. 직원들에게 인내와 지혜가 필요할 것입니다.

다음으로 힘들어 하는 지도자는 똑똑하고 부지런한 지도자입니다. 이런 지도자와 함께 일하면 매일 야근을 해야 할 것입니다. 새로운 것들을 기획하고, 제품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기 힘들 것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직원들의 능력도 커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도 예수님께서 이런 지도자였을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좋아하는 지도자는 멍청하고, 게으른 지도자입니다. 당장은 편하고 좋지만 이런 지도자와 함께 일을 하면 능력을 키우기 힘들 것입니다. 기회도 도전도 없기 때문입니다. 추운겨울을 맞이해야하는 베짱이처럼 어려운 상황이 생기면 직장을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지도자는 똑똑하지만 약간 게으른 지도자입니다. 앞날을 내다볼 수 있기 때문에 운영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결과와 성과에 얽매이지 않기 때문에 복지와 휴가를 즐길 수 있습니다. 시간이 허락하면 여행도 하고, 문화행사도 하고, 저녁이 있는 삶을 추구할 수 있습니다. 직원들에게 저는 어떤 모습으로 보일지 궁금합니다.

 

우리를 하느님께로 이끌어 주는 것들은 기도, 희생, 나눔, 봉사와 같은 것들입니다. 그런 것들은 말초신경을 자극하지 않아서 재미있지는 않지만 우리 영혼을 맑게 하고, 세상의 어둠을 밝게 비추는 빛이 됩니다. 기도는 향기가 되어 지친 이들에게 위로가 됩니다. 나눔은 알찬 열매를 맺어 더 큰 축복으로 돌아옵니다. 사랑은 깊은 샘물 같아서 할수록 더 큰 사랑이 솟아납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여러분은 이제 더 이상 외국인도 아니고 이방인도 아닙니다. 성도들과 함께 한 시민이며 하느님의 한 가족입니다. 여러분도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거처로 지어지고 있습니다.’ 마치 연어가 모진 고생을 하면서도 다시금 삶의 원천인 강가로 돌아오듯이 우리는 험한 세상을 살아가지만 그리스도께서 맺어주신 그 사랑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돌아가야 할 곳은 하느님의 사랑이라고 말을 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불러 주셨던 제자들은 모두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길을 따라 갔고, 주님의 품을 그리워하며 거친 세상에서 빛과 소금이 되었습니다. 사랑하고 살기에도 부족한 인생입니다. 나누고 살기에도 바쁜 인생입니다. 늘 감사드리고, 항상 기도하고, 언제나 기뻐하며 살아야 하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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