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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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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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자 [tjfgnl8801] 쪽지 캡슐

2010-04-16 ㅣ No.50833

 
어머니의 외출
형제가 많은 어느 가족이 있었습니다.
부모님은 가난했지만 정성을 다해 
자식들을 키우고 가르쳤습니다.

자식들이 모두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는 사이,
 아버지는
효도도 한번 못 받아보고병으로 돌아가셨습니다.

홀로 남은 어머님은 짐이 될까봐 
자식들에게 말했습니다.
"아직 혼자 사는 게 편하니까 
행여나 다른 생각들을 말아라."
여러 해가 지나고 
어머니의 생신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형제들은 어느 집에서 
어머니를 모셔야 할지 의논했습니다.
하지만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말이 있듯,
형제들은 서로 미뤘습니다.

모두들 그럴 듯한 이유를 내세워 
원성을 높였습니다.
그러던 중에 둘째네에서 떠안다시피 
어머니를 모시기로 했습니다.:

어머니의 생신 날, 
형제들은 모두 둘째네 집으로 모였습니다.

그러데 정작 주인공인 어머니가
보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형제들은 서로의 얼굴만 쳐다봤습니다.

둘째네는 자기 집에서 어머니를 모시기로 했으니까
연락은 다른 형제들이 할 것을 믿었고, 
다른 형제들도 누군가는 전화를 하겠지 하며 
어머니에게 연락을 하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그때서야 맏이가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뒤늦게 잘못을 뉘우친 형제들이 
모두 어머니의 집으로 달려갔지만 
어머니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평소에 외출이 잦지 않았던 어머니시라
형제들은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때 막내가 가족사진 액자에
꽂혀있던 쪽지를 발견했습니다.

'아들아,나 어디 좀 들렀다 오마.
냉장고에 너희들이 좋아하는
떡하고 수정과 넣어 놓았다.
사이좋게 나눠 먹어라.'

어머니는 생일이 다가오자 
자식들이 부를 것으로 생각했고,

자식들에게 먹일 떡과 
손주들에게 줄 선물까지 
손수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생일인 아침까지 연락이 없자 
외출을 하기로 했습니다. 
어머니는 남편의 무덤을 찾아갔습니다.
생전에 남편이 좋아하던 소주 한 병을 품에 안고서.........
*************************************************************

* 한마디 코너... *자식이란 어떻게 보면 
참으로 간사한 존재입니다.
평소에는 어머니께 전화 한 통화도 하지 않다가
뭔가 필요한 게 있을 때는
응석을 부리듯 어머니에게 매달립니다.

자식들은 어머니의 몸에 집을 짓고,
그 집이 메말라 쓰러질 때까지 
들어가 삽니다.

그 집은 허물어지는 고통을 참아가며
자식들이 독립할 때까지
따스하고 넓은 품으로 서 있습니다.
언제나 안아둘 것처럼...

 

드보르작 어머니가 가르쳐 준 노래/조수미

Dvorak, Antonin Leopold 1841~1904 체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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