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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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가 쥐임을 깨닫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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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ystefano] 쪽지 캡슐

2002-02-23 ㅣ No.3300

사순 제 2주일-마태오 17장 1-9절

 

"그때 예수의 모습이 그들 앞에서 변하여 얼굴은 해와 같이 빛나고 옷은 빛과 같이 눈부셨다."

 

 

<쥐가 쥐임을 깨닫는 순간>

 

64세의 나이에 대학생이 된 분이 쓰신 수기를 읽었습니다. 이분은 어린 시절, 심한 홍역으로 인해 배움의 기회를 놓쳐 초등학교만 겨우 마치게 되었습니다.

 

50세를 훌쩍 넘긴 어느 해, "늦었다고 생각하는 지금이 바로 시작할 때입니다"란 말에 크게 자극 받은 그분은 용기를 내어 만학의 길에 접어들었습니다. 기억력의 감퇴, 부끄러움, 끝없는 낙방을 딛고 차근차근 또 다른 세계로 나아가셨습니다.

 

남들은 "이제 살만큼 살았으니 이젠 조용히 여생을 즐겨야지"하고 뒤로 물러설 나이 64에 이분은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이라며 설레는 마음으로 대학생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 사건을 우리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시나이 산에 오르신 예수님의 얼굴은 해와 같이 빛나고 옷은 빛과 같이 눈부시게 변했습니다.

 

베들레헴에서 탄생하신 예수님은 나자렛에서의 숨은 생활, 그리고 공생활을 거치면서 끊임없는 변모를 추구하십니다. 육적인 삶에서 영적인 삶에로, 인간 예수에서 메시아인 그리스도로 점차 건너가십니다.

 

진정한 신앙인은 위에 소개해드린 만학도처럼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하는 사람입니다. 진정한 구도자는 언제나 꽃처럼 새롭게 피어나는 사람입니다.

 

우리가 신앙인으로서 한평생 추구해야 할 일에 주님을 향해 변화되고 주님을 향해 성장하려는 노력입니다. 세례 받은 지 2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변화가 없다면 그것만큼 안타까운 일이 없습니다. 수도자가 된지 3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자신을 버리지 못하고 자신의 안위에만 혈안에 되어 있다면 그것만큼 부끄러운 일이 다시 또 없습니다.

 

진정한 변화는 지극히 내면적인 일입니다. 본질을 닦음으로써 불필요한 껍질을 벗어버리고 참 자아에로 다가가는 일입니다.

 

진정한 변화는 한 마리 쥐가 쥐임을 깨닫는 것이고 쥐로서 사는 것입니다.

 

시대는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교회와 성직자, 수도자 또한 변화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수도자에게 있어 변화는 출가 이전을 잊고 세상을 잊고 뜬구름 같은 명예를 잊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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