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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뺀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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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ystefano] 쪽지 캡슐

2002-08-12 ㅣ No.3938

8월 13일 연중 제 13주간 화요일-마태오 18장 1-5절, 10장 12-14절

 

"어떤 사람에게 양 백 마리가 있었는데 그 중의 한 마리가 길을 잃었다고 하자. 그 사람은 아흔 아홉 마리를 산에 그대로 둔 채 그 길 잃은 양을 찾아 나서지 않겠느냐?"

 

 

<뺀질이>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면서 자주 직면하게 되는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거물급 아이들, 다시 말해서 꼴통들을 만날 때 흔히 생기는 문제입니다. "저 개념 없는 녀석 그렇게 까지 이야기했으면 알아들어야 될텐데...도대체 언제까지 참아줘야 하나? 저렇게도 내 마음을 몰라주는 왕띨띨한 녀석을 도대체 어떻게 해야하나? 저 녀석에 대한 기대를 이제 그만 접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때로 만나게 되는 뺀질뺀질한 녀석들, 한 어머니 표현대로 "패직이고 싶은" 아이들 앞에서 할 말을 잃습니다. 무엇보다도 자기 무덤을 스스로 파는 모습을 보면 기가 차지도 않습니다. 어찌 그리도 우리 마음을 몰라주는지요?

 

어떤 수녀님처럼 50번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렇게까지 용서해주고 기회를 줬으면 뭔가 반성하는 모습이 보여야 할텐데...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개념 없이 살아갑니다. 정말 속이 뒤집힙니다.

 

그래서 가끔 너무 도가 지나친 아이를 두고 "대를 위해서 소를 희생시켜야 될 것 아닌가? 다른 아이들에게 끼치는 악영향도 만만치 않을텐데 그만 포기하고 내보내자"는 의견도 나옵니다.

 

충분히 일리가 있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상황 앞에서 저는 "한번만 더 생각해보자"는 쪽에 서게 됩니다. "딱 한번만 더 설득해보고,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딱 한번만 더 기회를 주자"고 권고합니다.

 

왜냐하면 오늘 복음은 "대를 위해 소를 희생시키는 행위"를 절대로 용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은 매일 사고를 저지르는 아이, 항상 뺀질대는 아이, 일생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아이일수록 더욱 중요한 아이라고 가르칩니다.

 

소위 "문제아"라고 말하는 아이들을 두고 사람마다 그 아이들을 바라다보는 시각이 다릅니다.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합니다.

    

"저 아이에 대해서는 내 앞에서 아무 말도 하지마. 내가 저 녀석 때문에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아? 저 아이에 대해서만큼은 내가 잘 아는데, 재는 싹수가 노래. 안될거야. 재는 그런 유전인자야. 그 아이한테 투자하지마. 괜히 시간만 낭비할거야" 라고 한 아이에 대해서 단정적으로 판단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이런 말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문제 행동을 일으키는 것이 순전히 저 아이 잘못만은 아닐거야. 문제가 생길 그 당시 분명히 저 아이가 처한 상황에 문제가 있었을거야. 저 아이가 살아온 배경을 조금이라도 우리가 눈여겨본다면 충분히 저 아이를 이해할 수 있을 거야. 나라도 저 아이가 살아왔던 환경에서 살아왔다면 나도 분명히 저랬을거야. 비록 지금 저 아이가 지금은 이런 문제 행동을 일으키고 있지만 우리가 좀 더 노력한다면, 또 저 아이가 원래 지니고 있는 착한 심성이 드러난다면, 문제는 모두 다 잘 해결될 수 있을거야."

 

참된 교육자는 한 아이의 성장과정 안에서 벌어졌던 나름대로의 고충과 상처를 깊이 이해하고자 노력합니다. 참된 스승은 한 아이 안에 잠재되어 있는 새 출발의 가능성을 외면하지 않습니다. 참스승은 아이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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