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따뜻한이야기 신앙생활과 영성생활에 도움이 되는 좋은 글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죽령(竹嶺) 옛길을 오르며

스크랩 인쇄

노병규 [vegabond] 쪽지 캡슐

2010-04-28 ㅣ No.51159

 

죽령(竹嶺) 옛길을 오르며


   화창한 봄날의 따스한 햇살이 얼굴을 간지럽게 하는 4월의 마지막 주,  천둥산 박달재를 넘어 죽령(竹嶺) 옛길을  다녀왔다. 30여년 만에 다시 찾아본 이곳은 이제 기차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적어 소백산 역(구: 희방사 역)은 명목상으로만 존재하고 있으며, 하루에 2번 무궁화호 열차만 잠시 쉬었다 가는 곳이다. 그리고 죽령터널을 지키는 곳으로의 역할을 할 뿐이다.


   유서 깊은 이 고갯길에는 역사와 함께 흘러간 명인의 흔적에 대한 전설을 간직하고 있어 옛 선인들의 발자취를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으며, 옛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돌담만 남은 옛 주막터, 느티정 주막거리, 고갯마루 주막거리 등이 번창했던 옛 흔적을 대변하고 있고, 길 중간 중간에는 죽령 옛길에 얽힌 전설을 정리 해놓아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이해를 돕게 하고 있으며 정상엔 경북과 충북을 알리는 경계비 뒤쪽에는 죽령의 터주 대감인 냥  장승이 자리를 하고 죽령 주막에서 음미해보는 시원한 막걸리 한 잔속에서 번창 했던 옛 모습을 상상하게 한다. 


   주막 중에서 가장 큰 곳이 지금 소백산 역(小白山驛(舊 喜方寺驛)이 있는 마을 어귀의 「무쇠다리」주막거리였고, 그 버금이 고갯마루 주막거리였다. 여기 「느티정」이는 그 다음이었으며, 가장 작은 곳이 고갯마루 대 밑의 「주점」이라는 주막거리였다. 지금 오솔길은 숲 덩굴에 묻혀 버림과 함께 주막거리도 폐허가 되어 황량한 옛터엔 무너지다 남은 토담이며, 각종 야생식물, 우거진 잡초 속에 뒹구는 방아돌 등이 세사(世事)의 무상(無常)함을 되새기게 한다. 


   소백산 역 인근 마을 구판장에서 파는 막걸리는 정말시원하고 맛이 기막히다. 내 생애 이런 막걸리는 처음 맛본다. 안주로 씹으라며 자매회원이 건내 준 오이는 딱 어울리는  맛이다. 야생화가 만발한 1시간30분 정도의 숲속 옛길걷기를 마치고 아쉬운 한양 땅으로 발길을 재촉해 본다.  중간에 잠깐 쉬면서 삼국유사에 나오는 시한구절을 음미해 보며...


    가는 봄이 그리워


    모든 것이 서러워 우네


    아담한 얼굴에


    주름 살 지는 것을


    잠시 사이 나마


    만나 뵙게 되었으면


    님이여 그리운 마음으로 가시는 길


    쑥대 마을 자고 갈 밤 있으실까?


    -  모죽지랑가(慕竹旨郞歌)

 

 
                        박달재의 선비와 금봉언니

 

 

 

 

 옛길 곳곳을  홀로 지키는 장승......

산행에 지친 등산객들에게 잠시 휴식 공간을 제공하는

죽령 주막집이다.

 

소백산 청정수로 빚은 막걸리 한사발에 피로를 풀며

청운의 꿈을 안고 한양으로 향하였던 ....

 

그리고...

장원 급제하여 고향으로 금의환향(錦衣還鄕) 했던

선비들 의 모습을 잠시 그려본다.

 

 때 마침  청량리역으로 향하는 열차가 잠시 동반자 역활을 하더니만

이내 죽령의 험준한 터널(또아리 굴)속으로 향한다.

 

 여기서 부터 죽령 옛길이 시작되며... 위로는

아득한 중앙고속도로 교각이

 

                         



592 3

추천 반대(0)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